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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에도 첼리스트 꿈 잃지 않아요”
고려인 4세 김빅토리아양의 추석 명절 소망
지난해 11월 광주 정착, 올 여름 소아암 판정
천문학적 항암치료·약제비 경제적 고통 심각

2019. 09.10. 18:04:25

김빅토리아양이 첼로 켜는 모습.
“첼로를 연주할 때가 정말 즐거워요. 지금은 몸이 너무 힘들고 두통이 심해서 학교 다니는 것도 힘들지만 희망 잃지 않고 첼로 연주로 무대에 서는 날을 기다려요.”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김빅토리아(하남중앙초 6년)양은 보름달을 보며 이렇게 소망했다.

고려인마을 고려인청소년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서 첼리스트의 꿈을 막 꽃피운 13살 소녀가 소아암 판정을 받아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고려인마을과 고려인지역아동센터에서도 김양의 사연에 별도의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도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김양은 고려인 동포 자녀로 지난 2018년 11월 경제난과 민족 차별을 피해 국내로 귀환한 부모를 따라 4살인 어린 동생과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했다.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러시아에서 거주할 때 악기를 다룬다는 것 자체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고려인마을에 정착해 살아가며 뜻밖에 첼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고려인마을에는 장성 소재 도경건설(대표 박정연)이 독립투사 후손 고려인동포 4-5세 자녀들의 안정된 정착을 돕고 미래 음악인재 육성을 위해 2018년 4월 고려인청소년오케스트라 ‘아리랑’을 창단했던 것.

낯선 땅에서 김양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도 사귀면서 그 누구보다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첼로 연주에 몰입했다.

하지만 비극은 올해 여름 기침에서 시작됐다. 처음엔 심한 감기인줄 알았는데 기침은 두달 동안 지속됐고, 복부가 팽창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병원으로부터 날아온 검사 결과는 소아암(만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김양은 화순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지난 7월31일 긴급 이송돼 피검사와 골수검사를 마친 후 3주간 입원치료를 했다. 현재는 표적치료제인 글리백 약물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소아암은 대부분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성인 암과는 달리 병이 진행된 후 항암 약물치료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김양 가족의 열악한 경제적 여건에 불어나는 약물 치료비는 버거운 실정이다. 최대 1-2년 이상의 치료가 이뤄져야 할 수도 있으며, 재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완치시점은 단언하기도 어려워 치료비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

김양의 아버지는 고려인동포 비자를 받아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노동일을 하고 있지만,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올해 여름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문제는 러시아 국적의 외국인인 어머니로 고려인동포 비자 발급 대상자가 아닌 만큼 취업이나 아르바이트는 꿈꿀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버지는 부족한 치료비를 메꾸기 위해 돈까지 빌리고 있다.

김양의 어머니 엘레나 스타스(40)씨는 아픈 딸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가족들 모두 빅토리아의 아픔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지 않아서 충격이 더 컸다”면서 “항암 약물치료로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학교생활도 버거워 한다. 두통이 심해 사람이 많은 곳에도 쉽게 가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엘레나씨는 “빅토리아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첼리스트의 꿈을 키우고 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첼로를 연주하면서 스스로 힘을 회복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완치돼 환히 웃을 수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 가족 모두의 소원이다”고 강조했다.

고려인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빅토리아는 백혈병에 이어 최근 심장에도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아 상황이 더 열악하다”면서 “실질적으로 후원금 외에는 이 가족을 지원해줄 수 없는 방법이 전혀 없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지역사회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오승지 기자

광주매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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