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기획
지역
사람들
오피니언
TV
예술성과 대중성이 한데 녹아들어야
김도영
드영미술관장

2019. 09.05. 18:08:39

예전엔 밥이 중요했다. 밥만 해결되면 다 됐다. 배 불리 먹고 등이 따스하면 만사형통이었다. 물론 지금도 밥이 기본이다. 그러나 이 시대는 다르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보릿고개 시절이야 단순히 배만 곯지 않으면 행복했다. 지금은 밥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밥을 뛰어넘어 다른 차원의 것을 즐기는 일이 필요하다. 보고 듣고 느끼는 행위, 여기서 문화와 예술이 중요해진다. 이젠 문화와 예술이 빠지고선 이야기가 안 된다. 문화와 예술이 정책적으로 지원될 수밖에 없는 근거다.

얼마 전 가슴 시원한 공연을 보았다. 너무 좋았다. 광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국립현대무용단의 ‘스윙’이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경쾌한 재즈댄스가 객석에 앉은 시민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고 어깨를 움직이게 했다. 방방곡곡 문화공감 우수공연초청기획으로 빛고을시민문화관이 올해 초대한 공연이었다.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가 엄선한 작품들 가운데 빛고을시민문화관이 초대해 시민에게 제공하는 고품격 예술선물인 셈이다. 숙명가야금연주단의 ‘가야금 For You’(5월30일), 서울콘서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강석우와 함께 하는 오페라 콘서트’(6월27일)에 이은 세 번째 공연이다.

지난달 27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펼쳐진 ‘스윙’공연은 재미와 예술성 두 가지를 모두 잡은 명품 공연이었다. 무용수는 신나고 빠른 템포에 몸을 맡긴 채 스윙재즈 특유의 리듬감과 율동감을 녹여 흥으로 드러냈다. 라이브로 연주하는 ‘젠틀맨 엔 갱스터즈’의 리더가 중간 중간 곡 설명을 통해 이끌어감으로써 이를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마치 신나는 스윙 재즈바에서 남녀커플 경연을 보고 있는 듯한 긴장감과 황홀감이 복합적으로 밀려들었다. 현대무용이 절대로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무용수들과 밴드연주자들은 탁월한 테크닉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객석의 관람객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공연장을 찾고 전시장을 찾는 이유는 문화와 예술로 감동을 받기 위해서다. 그리고 즐거움을 전달받기 위해서다. 그것은 고달픈 일상에서 탈피해 힐링을 받기 위해서고 감동받은 예술품에서 스펀지 빨아들이듯 창의력을 머금기 위해서다.

가슴이 확 트이는 공연이었다. 사립미술관 기획전시를 준비하고 추진하는 관장으로서 기획의 방향성을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었다. 예술성을 추구하면서도 대중성을 놓치지 않는 기획이 답이었다. 드영미술관 역시 그러한 맥락을 잡으려 늘 애쓰고 있다. 올해도 올해 ‘소소한 이야기’란 타이틀 아래 지난 3월부터 ‘기다림’ (3월14-4월14일) ‘일탈’(5월16-6월16일) ‘일상’(7월11-8월11일) 세 차례의 전시를 마무리한데 이어 9월5일부터 10월6일까지 ‘그리움’이란 테마로 기획전을 열고 있다. 참여작가는 성혜림, 나수빈, 박진아, 조주희씨 등 4인이다.

예술성과 대중성, 자칫 어느 한쪽으로 치우쳤을 때 뭔가 아쉬운 점이 많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재미와 격을 함께 추구했듯 드영미술관도 이를 동시에 추구하려 노력하고 있다. 올해 선보이고 있는 ‘소소한 이야기’가 그 증표다. 내년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일 터다. 대중성과 예술성,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함께 보듬어 낼 터다. 증심사 입구에 위치한 드영미술관에 찾아와서 재미있으면서도 격이 높은 작품 감상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 문화시민들에게….

광주매일 TV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기사 목록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