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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의 차 이야기 (3) 나의 차나무 심기
무조건 심기만 했던 무지한 시절
그때를 생각하면 배시시 웃음만

2019. 08.22. 18:16:04

삽화=담헌 전명옥
차의 성인(聖人)으로 불리는 육우(陸羽). 그는 저서 ‘다경’(茶經)에 이렇게 썼다. ‘차나무는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아름다운 나무다.’

육우의 정의처럼 차나무는 아열대성 식물로, 열대에서 아열대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남위 30도와 북위 40도 사이 지역에 분포돼 있다. 세계의 주요 차 생산지는 중국, 인도, 스리랑카, 아프리카, 일본, 베트남 등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차의 발상지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다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차 생산량도 세계 총생산의 21%나 점유하고 있다.

차나무 재배의 북방 한계선은 북위 38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위 45도인 흑해 연안에 위치한 러시아의 크라스노다르라는 지방에서도 차나무가 재배된다. 최근 빠른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북방 한계선이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는 강원도 정선과 고성에서도 차나무가 재배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나라에 처음 차가 들여온 것은 가락국 김수로왕 때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왕비가 된 아유타국의 허황옥 공주가 종자를 가져와서 김해의 백월산에 있는 죽림 내에 심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삼국사기’에는 828년(흥덕왕 3년)에 대렴(大廉)이 당나라에서 종자를 들여와 지리산에 심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주요 차 재배지는 전남 보성 일대다.

보성은 바다와 인접해 수시로 안개가 끼어 습도가 높고 물을 잘 투과하는 토양이다. 이런 토양이 지역 전체에 고루 산재해 있기 때문에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제주도, 전남 전 지역, 전북 해안선 일대, 경남 하동, 사천 등이 대표적인 차 생산지라고 한다.

처음 차를 마시고 차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을 때 나는 차에 관한 모든 것을 무조건 따라하고 싶었다. 다기 등 차에 대한 도구를 보기만 해도 동공이 커져 반짝반짝 별처럼 빛이 났었다. 그만큼 나는 차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덧 작은 차밭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나 혼자만 따서 먹을 수 있는 차들이 있는 곳, 그런 차밭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그야말로 소박한 꿈이었다.

그러다가 동다원에 따로 다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원사 근방 천봉산 뒤쪽에 있는 차밭이었다. 마침 그 차밭에 종자를 심고 남아서 가져다 놓은 게 있었다. 나는 기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것을 얻어 소중히 담아 가지고 집으로 왔다. 그런 후에 나는 곧장 그 종자를 가지고 시골로 내려갔다. 그리고 시골 집 근처에 있는 비탈진 곳에 조심스럽게 차나무를 심었다. ‘정말 잘 가꿔야지’ 하는 정성 가득한 마음으로 심었다.

그렇게 나의 소박한 차밭 가꾸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차밭은 내 마음 대로 잘 가꿔지지 않았다. 머릿속에 있는 차밭과 시골 집 비탈진 곳에 심어진 차나무는 달랐다. 마치 그림으로 본 차나무와 현실의 차나무가 다르듯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씨앗이 발아가 되지 않고 싹도 나오지 않아서 자꾸 애만 타던 때도 있었다. 차나무는 번식력이 강하고 병충해에 강하므로 재배 상 크게 어려움은 없다. 기후조건은 북위 40도이며, 연평균 기온이 13℃ 이상이면 더 좋다고 한다. 강우량은 1,300-1,500㎜가 적당하고, 높이는 200m 이하에서 잘 성장한다. 토양의 산도는 pH 4.5-6이 적지이고 사질 양토가 매우 적합하다.

그런데 강우량이 연 1,400㎜가 넘어야 된다는 기초상식조차 모르고 무조건 심기만 했던 무지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차가 좋아 차만 보고 달려 왔다. 지금은 상식과 지식이 늘어나긴 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마냥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고 배시시 웃음만 나온다.

/가은다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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