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지자체 공무원들의 불친절한 민원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친절 교육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다짜고짜 먼저 화부터 내는 일부터 면박을 주는 등의 사례에 이르기까지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최근 광주 북구청 민원실에 연락한 A(30)씨는 공무원 B씨로부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야 했다. 주정차 단속과 관련한 내용을 문의하기 위해 연락했더니 B씨가 “왜 여기로 전화를 했냐”며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A씨는 “구청 한 직원이 여기 과로 통화를 돌려주셨다고 설명을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계속 소리를 질렀다”며 “결국 쌀쌀 맞은 대답으로 더 이상 물어볼 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물론 여러 업무 때문에 바쁜 건 알겠지만 꼭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싶을 정도로 무안하기까지 했다”며 “나라 돈 받으면서 민원이 물어보는 게 귀찮다면, 공무원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호소했다.

또, 다른 시민 C씨는 “지난 5일 광주시청에 원동기 관련 민원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고자 담당부서에 전화 통화를 했었지만 담당자가 자리에 있지 않아 전화를 대신 받았다”며 “전화 뒷 번호만 몇 번 읊조리더니 툭 끊었다”고 당시의 불쾌감을 전했다.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 공무원들의 불친절한 민원 응대까지 더해져 시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19일 광주 5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올해 현재 접수된 불친절 건수는 총 24건(광산구 제외)으로 집계됐다. 서구청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북구청(7건), 남구(3건), 동구(1건) 순이다.

하지만, 불친절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 공무원이 불친절 응대에 대해 다시 사과를 하거나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광주 한 자치구에서는 “친절 교육과 재발방지 교육만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불친절 민원으로 제기된 공무원들은 시정·주의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민원 시기에 따라 업무가 몰리거나 일반 방문 민원이 급증하는 경우 인력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둘러댔다.

더불어 불친절한 민원 응대 담당부서 공무원 대부분이 발령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가 미숙, 요구하는 정보를 전달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구 관계자는 “수시로 구청에 전화해 부당한 민원을 제기하는 등 악성 민원인도 더러 있다”며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 차질과 스트레스로 고통을 호소한 적도 있다”고 되레 성숙한 시민 의식을 요구했다.

시민 D씨는 “일선 동사무소에서도 상대적으로 업무가 많은 등·초본 발급 업무 공무원들이 친절하게 응대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지 오래됐다”면서 “민원인들이 행정기관의 눈치를 언제까지 봐야 하느냐”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부에서는 각 자치구에서의 시정·주의 조처가 민원인에 대한 사과와 형식적인 친절 교육 및 재발방지교육만 진행될 뿐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권위주의적 행태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하지만, 공직사회의 민원 서비스 수준이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문철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