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나는 복지비 예산에 일선 지자체의 등골이 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인상된 ‘기초연금’과 ‘국고보조사업’ 등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늘어날 복지비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인 ‘지방재정 365’에 따르면 광주 북구의 사회복지비 지출 비중(일반회계)이 5년(2013-2018년) 연속 전국 243곳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2013년 66.2%, 2014년 67.2%, 2015년 71.1%, 2016 70.3%, 2018년 69.9%를 기록하며, 매년 70%대에 육박하고 있다. 한 해 예산이 100만원이라면 70만원은 복지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이 포함된 복지비 예산에도 북구는 65.8%로 광주 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서구가 60.0%(2천800여억원)로 북구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남구 59.0%(2천500여억원), 광산구 57.4%(4천여억원), 동구 53.8%(1천500여억원) 순이다.

특히, 지난 2017년 3천600여억원으로 책정된 북구의 복지비 예산은 올해 4천700여억원으로 3년 사이 1천100여억원 급증했다.

복지예산 분담금에 치인 북구는 복지비를 제외한 다른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올해 일반공공행정 예산을 작년 대비 200여억원 축소했고, 수송 및 교통 및 산업 중소기업에서도 각각 40여억원, 30여억원 줄었다.

이에 문인 북구청장은 지난해 8월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이런 상황을 호소하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기초연금의 지방비 부담이 높아 국비 부담금을 높여달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인상된 기초연금에 따라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년 늘어나는 복지비 예산에 재정적 어려움이 상당한데 기초연금이 기존 2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된 탓이다.

기초연금의 70%를 국비에서 충당하나, 나머지 30%를 시와 구에서 나눠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기초연금이 오를수록 자치단체 입장에선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기초연금법 제25조를 보면 정부와 기초단체가 기초연금 부담비율을 정할 때 ‘기초단체 재정자주도’와 ‘노인인구 비율’을 모두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행령에는 노인 인구 비율만으로 분담률이 결정돼 재정자주도가 낮은 지자체를 고려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비난을 사고 있다.

3단계(90% 이상, 80-90%, 80% 미만)로 구분된 재정자주도 역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자주도가 높을수록 자치단체가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폭이 넓다는 것으로, 지난해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재정자주도는 전부 80% 미만이다. 특히 북구는 재정자주도가 지난해 33.7%로 전국 자치단체 중 가장 낮으나 기초연금 분담률이 국비 70%로 다른 지자체와 같은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자체사업은 더더욱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9.4%였던 북구의 자체사업비중은 올해 8.7%로 0.7%p 하락했다. 전국 최하위다. 이에 따라 재정자주도가 낮은 자치단체들의 복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기초연금법과 보조금 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초연금 부담액이 높은 기초단체에 정부가 추가로 보조금을 줄 수 있는 조항을 새로 신설하자는 것이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