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청에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정년을 2년이나 앞두고 은퇴하는 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이선란 고흥군청 재무과장.

이 과장은 공직에서 흔치 않은 용퇴를 결심해 후배 공무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앞으로 온전히 가족과 나를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며 “진즉부터 정년을 채우지 않고 조금 일찍 퇴임을 하려고 했으나 지난해 말 군수님께서 제게 중책을 맡겨주셔서 은퇴를 미뤄오다 7월 정례인사를 앞두고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 빈 자리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 마음을 굳혔다”고 덧붙였다.

영암 출신인 이 과장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던 남편 이 모씨가 2년 전 명퇴로 물러난 뒤 남편이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집에서 소일하고 있는 점이 늘 마음에 걸려서 명퇴를 결심하게 됐다.

이 과장은 “명퇴 결심이 주위에 알려지자 순수한 생각과는 다르게 업무와 연관 지어 이런 저런 부적절한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아 한편으로 안타깝다”며 “같은 동료로서 능력이 충분하면서도 공직의 꽃이라는 사무관 승진을 못하고 퇴직하신 선배들을 볼 때 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했다.

이 과장은 또 “조금 일찍 자리를 물러나 승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동료나 후배 공무원들이 많아 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고 기쁘다”고 밝혔다.

/고흥=신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