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말아톤’, ‘그것만이 내 세상’ 이 세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웃음과 따뜻함을 전달한 코믹 드라마라는 장르가 첫 번째 공통점일 것이고 두 번째는 세 영화 모두 ‘발달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건을 목격한 법정의 증인으로,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로, 또 피아노 연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청년으로 각각의 영화에서 발달장애인 주인공들은 특성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유의 순수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나 역시 영화를 통해 많은 감동을 받았지만 한편으로 슬픈 마음이 들었다. 세 주인공 모두 엄마 없이는 자립할 수 없는 모습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은 자립에 어려움을 겪는다. 다른 장애에 비해 사회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직장 및 사회생활에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이유로 발달장애인들은 취업시장에서 소외 되어 한정된 분야에서만 취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또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전문적인 분야에 진출하더라도 부족한 사회성을 돌보는 역할을 발달장애인들의 부모가 수행하게 되며 부모는 경제적 활동을 포기한 채 발달장애인 자녀에게 모든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곤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이러한 발달장애인들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서 ‘근로지원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증장애인 근로자가 핵심 업무수행 능력은 보유하고 있으나 장애로 인하여 부수적인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근로지원인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커피 제조 능력은 뛰어나지만 계산 및 고객응대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약사라는 전문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지체장애로 인해 약 제조를 할 수 없는 약사,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무직 직원 등 근로지원인 지원 서비스를 통해서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뿐 아니라 취업시장에서도 떳떳하게 자리하고 있다.

‘증인’이라는 영화 속 발달장애인 주인공인 김향기 학생은 “엄마, 나는 변호사는 할 수 없을 거야. 자폐니까. 하지만 증인은 할 수 있어. 증인이 되어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라는 말을 하며 증인으로서 재판에 출석하여 진실을 밝혀낸다.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은 사회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신체적으로 비장애인에 비해 불편한 부분이 있을 뿐 우리 모두가 그렇듯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으며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근로지원인 지원 서비스는 이러한 중증장애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고 손과 발이 되어주어 사회 구성원으로써 떳떳하게 자립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한다.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통해서 중증장애인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회인으로서 당당히 설 수 있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