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두루마기
조영환
수필가
수필가
- 재생 준비중
2019. 03. 28(목) 19:41 가+가-
일제강점기 호남지방에 팔자가 바뀐 두 도시는 목포와 군산이었다.
이 두 곳은 일본이 쌀 수탈용 항구로 각광받으면서 일제강점기에는 조선 5대 도시로 꼽힐 만큼 번성하였다. 특히 교통의 중심지인 전라북도 익산 또한 비슷한 고장이었다.
익산은 조선 시대만 해도 ‘십리소화불견소十里蘆花不見巢’라 해서 사방 십리에 볼 것이 갈대밭밖에 없는 습지였다.
경술국치庚戌國恥(한일병합)를 전후한 즈음, 익산 인구 중 60%가 일본인이 유입되어 살고 있었다. 익산은 전북의 쌀 수집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호남의 3.1운동은 군산영명학교 박연세, 김수영교사와 학생들의 만세 소리는 3월6일 한강 이남에서 첫 만세 시위였다.
그 시위 이후 경찰과 군대를 익산으로 끌어들였다. 1897년 익산군 오사면 남전리에 세워진 남전교회 사람들이 중심이 됐고, 박연세 교사도 남전교회에서 잡혀갔다. 특히 시위는 남전교회 문용기 장로가 주축이 되어 익산역에서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고 기차에 올라 만세를 부르며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독립운동 시위를 벌였다.
문용기 장로는 일찍이 한학을 배워 서당 훈장까지 하다가 24세에 소학교에 들어가 1911년 졸업 후 함경남도에 미국인 금광업소 갑산에서 통역으로 돈을 벌어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마침내 4월4일 오후 12시, 익산장터에서 조선 독립의 깃발이 솟았다. 그 깃발 아래 문용기 장로는 우렁차게 독립선언문을 읽고 우리가 왜 만세를 불러야 하는지 쩌렁쩌렁하게 설파했다. 그의 열변은 익산 사람들을 에워싼 공포의 둑을 무너뜨렸다.
조선독립만세! 문용기 장로는 시위대의 선봉에 서서 조선 독립의 깃발을 들었다. 그가 시위대를 이끈 곳은 일본인 대 지주가 운용하던 대교 농장이었다. 익산 농민들이 한이 서린 곳, 그리고 조선의 피를 빨아 배를 불리던 곳, 아울러 일본제국의 공권력이 가장 힘써 지키던 곳을 문용기 장로가 그걸 모르지 않았다. 그는 군중의 맨 앞에서 대교 농장에 진을 치고 있던 일본 군경과 깡패들 앞으로 나아갔다.
문용기 장로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아내에게 “나물 많이 캐오시오” 하고 웃었다는 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했는지도 몰랐다. 장터에서 만세를 부르고 헤어지거나 역에서 일본 경찰과 하던 술래잡기 같은 시위가 아니라 목숨을 건 전쟁 같은 시위였기에 더욱 그는 선봉을 놓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죽음을 무릅쓰고 덤비는 시위대와 문용기 앞에서 일본인들도 눈이 뒤집혔다.
표적은 문용기 이었기에, 한 일본 헌병이 칼을 휘두르며 태극기든 문용기 오른팔을 내리치자 문용기는 왼손으로 만세를 불렀고 일본 헌병은 왼팔마저 잘라 버린 후 난도질을 하였다.
피를 토하고 죽어가면서도 그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 나는 이 붉은 피로 우리 대한의 신정부를 도와 여러분들이 대한의 신국민이 되게 하소서” 당시 군산에 주둔하던 선교사 윌리엄불, 한국명 부위렴의 기록은 이렇게 기록되었다.
“(일제 헌병 앞에서)시위 지도자는 가슴을 내민 채‘죽일 태면 죽여라. 그러나 내 입에서 만세 소리만은 막지 못한다’하였다. 군인이 칼을 뽑아 그의 가슴을 찌르자 그는 피를 쏟으며 땅에 넘어 졌다. 가슴에 꽂았던 칼을 빼는 군인을 향해 문용기는 ‘네가 나를 죽인다만 하나님께서 이 일로 네 나라를 벌주실 것이다’라고 외쳤다.”
길거리에서 내팽개쳐진 남편의 시신을 가까스로 수습한 아내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도 문용기가 입고 있던 피 묻은 저고리와 두루 마기를 항아리에 넣고 땅에 묻었다. 언젠가 해방이오면 그 옷이라도 꺼내 해방된 나라를 보여줄 요랑 이었을까. 지금도 그 옷은 독립기념관에 가면 볼 수 있다.
서당 훈장 출신으로 미국인 통역까지 했던 교회장로, 한문과 영어에 모두 능통했던 지식인으로서 얼마든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던 조선인 문용기가 보여준 용기의 처절한 증거인 셈이다.
2019년 3.1일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는 2019년에 후세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그의 양팔을 자르고 난도질한 일본인은 밉다. 하지만 문용기 장로의 애국사랑용기를 기억해야한다.
일본 제국주의는 패망했지만 우리가 살아야 할 세상에서 뭔가에 맞서야 할 일들이 앞으로 파도처럼 계속 우리 조국에 밀려 들것이다.
쉽사리 타고 넘을 수 있는 파도도 있겠지만 온몸이 휩쓸리는 큰 파도가 올 때 힘닿는 데까지 용기를 내 보내는 것, 최소한 등을 보이고 도망가지 않는 것, 도망 가 더 라도 저들 앞에서 파도에 맞서는 사람들을 응원해 주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3.1운동 정신 말이다.
일본인들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탓하는 것은 다음일이고 100년 전 기미년의 영웅들을 기억 하는 것은 그들의 용기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들이 용감했기에 우리는 오늘이 있고 조국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두 곳은 일본이 쌀 수탈용 항구로 각광받으면서 일제강점기에는 조선 5대 도시로 꼽힐 만큼 번성하였다. 특히 교통의 중심지인 전라북도 익산 또한 비슷한 고장이었다.
익산은 조선 시대만 해도 ‘십리소화불견소十里蘆花不見巢’라 해서 사방 십리에 볼 것이 갈대밭밖에 없는 습지였다.
경술국치庚戌國恥(한일병합)를 전후한 즈음, 익산 인구 중 60%가 일본인이 유입되어 살고 있었다. 익산은 전북의 쌀 수집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호남의 3.1운동은 군산영명학교 박연세, 김수영교사와 학생들의 만세 소리는 3월6일 한강 이남에서 첫 만세 시위였다.
문용기 장로는 일찍이 한학을 배워 서당 훈장까지 하다가 24세에 소학교에 들어가 1911년 졸업 후 함경남도에 미국인 금광업소 갑산에서 통역으로 돈을 벌어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마침내 4월4일 오후 12시, 익산장터에서 조선 독립의 깃발이 솟았다. 그 깃발 아래 문용기 장로는 우렁차게 독립선언문을 읽고 우리가 왜 만세를 불러야 하는지 쩌렁쩌렁하게 설파했다. 그의 열변은 익산 사람들을 에워싼 공포의 둑을 무너뜨렸다.
조선독립만세! 문용기 장로는 시위대의 선봉에 서서 조선 독립의 깃발을 들었다. 그가 시위대를 이끈 곳은 일본인 대 지주가 운용하던 대교 농장이었다. 익산 농민들이 한이 서린 곳, 그리고 조선의 피를 빨아 배를 불리던 곳, 아울러 일본제국의 공권력이 가장 힘써 지키던 곳을 문용기 장로가 그걸 모르지 않았다. 그는 군중의 맨 앞에서 대교 농장에 진을 치고 있던 일본 군경과 깡패들 앞으로 나아갔다.
문용기 장로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아내에게 “나물 많이 캐오시오” 하고 웃었다는 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했는지도 몰랐다. 장터에서 만세를 부르고 헤어지거나 역에서 일본 경찰과 하던 술래잡기 같은 시위가 아니라 목숨을 건 전쟁 같은 시위였기에 더욱 그는 선봉을 놓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죽음을 무릅쓰고 덤비는 시위대와 문용기 앞에서 일본인들도 눈이 뒤집혔다.
표적은 문용기 이었기에, 한 일본 헌병이 칼을 휘두르며 태극기든 문용기 오른팔을 내리치자 문용기는 왼손으로 만세를 불렀고 일본 헌병은 왼팔마저 잘라 버린 후 난도질을 하였다.
피를 토하고 죽어가면서도 그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여러분, 나는 이 붉은 피로 우리 대한의 신정부를 도와 여러분들이 대한의 신국민이 되게 하소서” 당시 군산에 주둔하던 선교사 윌리엄불, 한국명 부위렴의 기록은 이렇게 기록되었다.
“(일제 헌병 앞에서)시위 지도자는 가슴을 내민 채‘죽일 태면 죽여라. 그러나 내 입에서 만세 소리만은 막지 못한다’하였다. 군인이 칼을 뽑아 그의 가슴을 찌르자 그는 피를 쏟으며 땅에 넘어 졌다. 가슴에 꽂았던 칼을 빼는 군인을 향해 문용기는 ‘네가 나를 죽인다만 하나님께서 이 일로 네 나라를 벌주실 것이다’라고 외쳤다.”
길거리에서 내팽개쳐진 남편의 시신을 가까스로 수습한 아내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속에서도 문용기가 입고 있던 피 묻은 저고리와 두루 마기를 항아리에 넣고 땅에 묻었다. 언젠가 해방이오면 그 옷이라도 꺼내 해방된 나라를 보여줄 요랑 이었을까. 지금도 그 옷은 독립기념관에 가면 볼 수 있다.
서당 훈장 출신으로 미국인 통역까지 했던 교회장로, 한문과 영어에 모두 능통했던 지식인으로서 얼마든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던 조선인 문용기가 보여준 용기의 처절한 증거인 셈이다.
2019년 3.1일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는 2019년에 후세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그의 양팔을 자르고 난도질한 일본인은 밉다. 하지만 문용기 장로의 애국사랑용기를 기억해야한다.
일본 제국주의는 패망했지만 우리가 살아야 할 세상에서 뭔가에 맞서야 할 일들이 앞으로 파도처럼 계속 우리 조국에 밀려 들것이다.
쉽사리 타고 넘을 수 있는 파도도 있겠지만 온몸이 휩쓸리는 큰 파도가 올 때 힘닿는 데까지 용기를 내 보내는 것, 최소한 등을 보이고 도망가지 않는 것, 도망 가 더 라도 저들 앞에서 파도에 맞서는 사람들을 응원해 주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3.1운동 정신 말이다.
일본인들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탓하는 것은 다음일이고 100년 전 기미년의 영웅들을 기억 하는 것은 그들의 용기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들이 용감했기에 우리는 오늘이 있고 조국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