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출신으로 세계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미국 대륙에서 한국 미디어아트의 저력을 알린다.

이이남 작가는 오는 23-28일 미국 서부 최대 미술제인 ‘2019 LA아트쇼’에서 특별 초대전을 갖는다. LA컨벤션센터(1201 S. Figueroa St.)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아트쇼 측에서 이 작가를 재초청해 이뤄진 전시여서 의미를 더한다. 아트쇼에선 이 작가에게 VIP 메인부스를 제공, 작품을 전시하도록 했다.

LA아트쇼에는 20개국의 100여개 갤러리가 참여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만화병풍Ⅱ-상상된 경계’, ‘미인도와 벨라스케스’, ‘모나리자 폐허’ 등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먼저 ‘만화병풍Ⅱ-상상된 경계’는 겸재 정선과 강세황의 고전회화를 한 폭의 병풍으로 연출해 구성된 작품이다.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북편을 소재로 그렸던 겸재 정선과 자유롭게 산수를 표현한 강세황의 작품을 연결해 남과 북이 한 폭의 그림을 통해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분단된 남·북한의 경계를 배경으로 ‘국가, 이민자, 소수민족, 인권, 예술’ 등 다양한 현대사회의 이슈들이 산수화 속에 담겨 있다. 산수 위를 나는 포탄은 국가와 시스템의 폭력을 상징하며 그 위에 결합되는 예술과 문명은 나눠질 수 없는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미인도와 벨라스케스’는 한국 고전의 신윤복의 미인도와 벨라스케스의 황녀의 옷이 서로 바뀐다. 옷이 바뀌는 것은 단순한 이미지 교차를 넘어서 문화의 소통을 표현한다.

사람이 아닌 개미들이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모습에서 어떤 보이지 않는 새로운 흐름을 의미하며, 작품을 통해 동·서양의 교류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모나리자 폐허’의 모나리자는 고전의 전유물이며 미술의 권위와 제도적 장치(미술관, 미술의 정치성)의 상징적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모나리자와 같은 작품은 다시 나타날 수 없으며, 붓과 물감을 사용해 ‘모나리자’만큼의 그림을 그려낸다 해도 현대에는 의미가 없음을 전한다.

한편, 이이남 작가는 LA아트쇼 전시 이후 네덜란드, 프랑스 파리·보르도 전시와 베니스 비엔날레, 중국 베이징·청두, 사라예보, 이탈리아 등에서 전시를 앞두고 있다.

/정겨울 기자 이이남 作 ‘모나리자 폐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