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아프다’
강용
학사농장 대표
학사농장 대표
- 재생 준비중
2019. 01. 15(화) 18:43 가+가-
저의 어릴 적 꿈은 농부였습니다. 농대를 졸업하고 꿈과 열정만 가지고 무일푼으로 땅 한 평 없이 농업을 창업한지 벌써 26년이 지났습니다. 대단히 큰 회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소비자들이 기억이라도 하는 친환경 농장으로 성장했으며, 위기도 많았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농부들과 직원들 그리고 정년이 훨씬 지난 분들까지 비록 낮은 임금이라도 함께 하며 나름대로의 공동체를 꾸려왔습니다.
그런데 작년 연말 연세 드신 몇 분의 식구들과 원치 않은 이별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직원을 해고시킨 적이 거의 없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신규직원 채용은 물론 함께 해온 직원들조차 유지해 가는 것이 참 버겁습니다. 특히 너무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에 작년까지는 더 아끼며 버텨봤지만 올해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부득이 근로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습니다.
제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을 어디다 탓을 하겠습니까만, 요즘엔 최저임금 때문에 힘들어도 마치 악덕 업주처럼 보일까봐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것조차 눈치가 보입니다. SNS에는 최저임금도 못줄 것 같으면 문 닫으라는 비난이 넘쳐나고, 과거 정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냐고 다그치는 정치인들을 보면 자괴감도 들기도 합니다.
대권 후보로 꼽히는 어떤 분은 최저임금 때문에 더 힘들어져 30년을 함께 일한 사람을 내보내서 가슴이 아프다는 시청자의 하소연에 30년 동안이나 최저임금을 준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판을 합니다. 그 회사는 오랫동안 적자임에도 고령자들을 포함한 직원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근근이 버텨오던 봉제 회사로 알려졌습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나누며 살아온 영세 사업자들은 무능과 착취로 매도되고.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보다 과장된 엄살이라는 정치인들이나, 정책의 의도와 다르게 나타나는 고용 현실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듯 한 모습들을 볼 때면 더욱 힘이 빠집니다.
단지 ‘아프니까 아프다’고 말하는 것뿐인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보수나 진보여서 정치적으로 아프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플 것 같아서 아프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아프니까 아프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회의 다양한 산업들을 모두 자동차와 서비스산업의 기준으로만 재단 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업종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농산물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최저 가격을 보장해주지도 않을뿐더러 20년 전 가격으로 폭락해도 농민들은 하소연 할 곳 없이 손해를 감수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돈은 모으기 위해 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금 당장 쓸 돈이 필요해서 벌어야 합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야하는 이유가 임금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저소득층의 생활이 나아지는 것이 목표라면, 급격한 임금인상보다 서민들의 돈 쓸 곳을 급격하게 줄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서민들이 진짜 힘들어 하는 것은 최저임금을 올려도 해결하기 어려운 ‘주택과 의료와 교육비’입니다. 9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52조원이면 대학생 전체의 학비를 10년간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20만가구가 수도권에서 2-3억의 전세를 얻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힘들어서 입니다. 당장도 힘들고 미래도 불안하고, 그 힘듦의 가장 큰 부분은 교육과 의료와 주거 등의 기초 생활일 것입니다.
기초 생활이 보장되어 가면 급여가 좀 적어도 일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10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 대신 내국인 고용율이 좋아지고, 기업들은 일자리를 늘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그 세금으로 복지가 확대되어 억대연봉이 아니더라도 기초가 보장되어 은퇴를 기다려도 되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초생활보장은 포플리즘이라는 의견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정책 결정의 기준은 좌와 우, 보수냐 진보냐 둘 중의 하나가 아니라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것이 기준이어야 합니다. 과거 무상급식이냐 유상급식이냐 보수와 진보가 극단의 대립을 하고 있을 때 프랑스 학교급식은 소득수준별로 9단계로 나누어 소득 단계별로 유·무상 병행하는, 무상급식이면서 유상급식인 목적에 부합한 제도를 시행했으며, 북유럽의 재벌은 자동차 속도위반 1회로 몇 억원의 과태료를 납부하기도 했습니다.
최저 임금을 올린 목적과 이루고자 한 목표와 실제로 나타난 현실과 다가올 미래를 다시 한 번 깊이 잘 성찰해보고 모두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그런데 작년 연말 연세 드신 몇 분의 식구들과 원치 않은 이별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직원을 해고시킨 적이 거의 없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신규직원 채용은 물론 함께 해온 직원들조차 유지해 가는 것이 참 버겁습니다. 특히 너무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에 작년까지는 더 아끼며 버텨봤지만 올해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부득이 근로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습니다.
대권 후보로 꼽히는 어떤 분은 최저임금 때문에 더 힘들어져 30년을 함께 일한 사람을 내보내서 가슴이 아프다는 시청자의 하소연에 30년 동안이나 최저임금을 준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판을 합니다. 그 회사는 오랫동안 적자임에도 고령자들을 포함한 직원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근근이 버텨오던 봉제 회사로 알려졌습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나누며 살아온 영세 사업자들은 무능과 착취로 매도되고.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보다 과장된 엄살이라는 정치인들이나, 정책의 의도와 다르게 나타나는 고용 현실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듯 한 모습들을 볼 때면 더욱 힘이 빠집니다.
단지 ‘아프니까 아프다’고 말하는 것뿐인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보수나 진보여서 정치적으로 아프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플 것 같아서 아프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아프니까 아프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회의 다양한 산업들을 모두 자동차와 서비스산업의 기준으로만 재단 할 수는 없습니다. 각자의 업종마다 특성이 있겠지만 농산물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최저 가격을 보장해주지도 않을뿐더러 20년 전 가격으로 폭락해도 농민들은 하소연 할 곳 없이 손해를 감수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돈은 모으기 위해 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금 당장 쓸 돈이 필요해서 벌어야 합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야하는 이유가 임금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저소득층의 생활이 나아지는 것이 목표라면, 급격한 임금인상보다 서민들의 돈 쓸 곳을 급격하게 줄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서민들이 진짜 힘들어 하는 것은 최저임금을 올려도 해결하기 어려운 ‘주택과 의료와 교육비’입니다. 9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52조원이면 대학생 전체의 학비를 10년간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20만가구가 수도권에서 2-3억의 전세를 얻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힘들어서 입니다. 당장도 힘들고 미래도 불안하고, 그 힘듦의 가장 큰 부분은 교육과 의료와 주거 등의 기초 생활일 것입니다.
기초 생활이 보장되어 가면 급여가 좀 적어도 일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10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 대신 내국인 고용율이 좋아지고, 기업들은 일자리를 늘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그 세금으로 복지가 확대되어 억대연봉이 아니더라도 기초가 보장되어 은퇴를 기다려도 되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초생활보장은 포플리즘이라는 의견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정책 결정의 기준은 좌와 우, 보수냐 진보냐 둘 중의 하나가 아니라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것이 기준이어야 합니다. 과거 무상급식이냐 유상급식이냐 보수와 진보가 극단의 대립을 하고 있을 때 프랑스 학교급식은 소득수준별로 9단계로 나누어 소득 단계별로 유·무상 병행하는, 무상급식이면서 유상급식인 목적에 부합한 제도를 시행했으며, 북유럽의 재벌은 자동차 속도위반 1회로 몇 억원의 과태료를 납부하기도 했습니다.
최저 임금을 올린 목적과 이루고자 한 목표와 실제로 나타난 현실과 다가올 미래를 다시 한 번 깊이 잘 성찰해보고 모두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