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자면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재생 준비중
2018. 12. 19(수) 19:17 가+가-
필자가 요사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여성이 어떻게 신문사 사장을 하느냐’이다. 언론사에 32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기자, 차장, 부장, 부국장, 국장, 논설실장, 주필 등 모든 직급을 다 거쳐 사장이 되었다. 남성 신문사 사장에게는 ‘남성이 어떻게 신문사 사장을 하느냐’고 묻지 않는데, 필자에게는 그걸 왜 물을까. 여성은 신문사 사장을 하기 힘들다는 편견, 여성이 신문사 사장까지 하느냐는 칭찬, 두 가지 생각이 충돌하면서 한 질문일 것이다. 필자는 둘 다 여성의 능력을 한정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적인 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어떤 어른들은 그렇게 활동하면 가정은 어떻게 지키느냐, 묻기도 한다. 잘 지키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측정한 2018년 성(性)격차지수(Gender Gap Index)에서 한국은 여전히 성 평등 실현 순위 10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성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WEF가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8’에 따르면 한국은 성별 격차를 토대로 산출한 글로벌지수 순위에서 149개국 중 115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도 이 평가에서 118위로 100위권 밖이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성별 경제참여·기회 지수에서 나쁜 성적을 받았다. 이 지수는 경제활동 참여 격차와 임금 격차, 승진 격차 등을 토대로 책정된다. 이 분야 지수는 124위에 그쳤다. 대통령, 장관 등 분포 격차를 토대로 책정된 정치적 권한 지수는 92위,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 과정에 대한 성별 접근 격차를 나타내는 교육 분야 지수에선 100위를 차지했다. 이번 발표에서 성평등이 가장 잘 실현된 나라는 아이슬란드다. 노르웨이, 스웨덴이 뒤를 이었다. 성평등이 잘 실현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성 격차지수에서 한국은 일본, 중국, 인도등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르완다, 나미비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작년 방한 연설에서 저성장의 해법으로 노동인구 가운데 여성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며 “노동시장에서 성별 격차를 줄일 경우 국내총생산(GDP)을 10%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가 저성장과 인구 충격을 극복할 유용한 수단으로 여성 경제활동 활성화와 성차별 해소를 주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15년 이래 성 격차지수가 계속 하락 추세다. 고령화 속도가 지구촌에서 가장 빠른 우리나라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노동력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텐데, 남녀평등 경제지수가 점점 나빠지고 있으니 큰일이다.
일본의 아베 정부가 우머노믹스(womanomics)를 저성장 극복의 주요 해법으로 인식하고 여성 경제활동률 제고, 남녀 임금 격차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고용률이 60%를 넘어서 성 평등 상황이 오면 출산율이 상승한다고 한다. 영국은 합계 출산율이 1.7명까지 떨어지다가 고용률 60% 근처에서 반등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가 70% 이상의 높은 고용률을 보이는 것은 여성친화적 정책으로 회사 복귀율이 60-70%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직 여성들을 절망시키는 우리나라 여성 유리천장지수는 꼴찌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유리천장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찌로 나왔다. 여성가족부 조사에 의하면 매출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7%에 그치고 있다. 336개사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다. 최근 전세계 글로벌 혁신기업은 성차별 시정과 다양성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은 2014년부터 ‘다양성 보고서’를 공개하며 다양성 담당 임원을 두고 있다. 지주회사 알파벳의 최고재무책임자 루스 포라, 유튜브의 최고경영자 수전 보이치키가 대표적인 여성 경영자다. 중국의 알리바바조차 여성 임원이 37%나 된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남녀 간 불합리한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97위에서 2008년 108위로 처음으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 지금도 최하위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양성 간 불평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실 외형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직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실력으로라면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여성들의 얘기일 뿐 전체 여성들의 지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 비슷한 일을 해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 대비 64%에 불과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5.6%로 남성의 77.6%에 못 미친다. 공직(5%)이든 기업(11%)이든 고위직 여성들의 숫자는 손꼽을 정도다.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남성 여성을 떠나서 여성도 인간이므로 당연히 각 분야에 평등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여성만 좋은 게 아니라 남성, 자녀, 부모들까지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양성 평등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등이 이뤄지면 출산율이 높아지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그 과실은 남성들, 기업들도 혜택을 나눠 갖게 된다. 성 평등이 이뤄진 국가의 국가경쟁력이 높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제 여성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없애는 문제는 기업과 국가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뿌리 깊은 여성 차별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남녀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일에 지자체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성별 경제참여·기회 지수에서 나쁜 성적을 받았다. 이 지수는 경제활동 참여 격차와 임금 격차, 승진 격차 등을 토대로 책정된다. 이 분야 지수는 124위에 그쳤다. 대통령, 장관 등 분포 격차를 토대로 책정된 정치적 권한 지수는 92위,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 과정에 대한 성별 접근 격차를 나타내는 교육 분야 지수에선 100위를 차지했다. 이번 발표에서 성평등이 가장 잘 실현된 나라는 아이슬란드다. 노르웨이, 스웨덴이 뒤를 이었다. 성평등이 잘 실현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성 격차지수에서 한국은 일본, 중국, 인도등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르완다, 나미비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작년 방한 연설에서 저성장의 해법으로 노동인구 가운데 여성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며 “노동시장에서 성별 격차를 줄일 경우 국내총생산(GDP)을 10%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가 저성장과 인구 충격을 극복할 유용한 수단으로 여성 경제활동 활성화와 성차별 해소를 주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15년 이래 성 격차지수가 계속 하락 추세다. 고령화 속도가 지구촌에서 가장 빠른 우리나라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노동력 확보에 크게 도움이 될텐데, 남녀평등 경제지수가 점점 나빠지고 있으니 큰일이다.
일본의 아베 정부가 우머노믹스(womanomics)를 저성장 극복의 주요 해법으로 인식하고 여성 경제활동률 제고, 남녀 임금 격차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고용률이 60%를 넘어서 성 평등 상황이 오면 출산율이 상승한다고 한다. 영국은 합계 출산율이 1.7명까지 떨어지다가 고용률 60% 근처에서 반등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가 70% 이상의 높은 고용률을 보이는 것은 여성친화적 정책으로 회사 복귀율이 60-70%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직 여성들을 절망시키는 우리나라 여성 유리천장지수는 꼴찌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유리천장지수가 OECD 국가 중 꼴찌로 나왔다. 여성가족부 조사에 의하면 매출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7%에 그치고 있다. 336개사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다. 최근 전세계 글로벌 혁신기업은 성차별 시정과 다양성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은 2014년부터 ‘다양성 보고서’를 공개하며 다양성 담당 임원을 두고 있다. 지주회사 알파벳의 최고재무책임자 루스 포라, 유튜브의 최고경영자 수전 보이치키가 대표적인 여성 경영자다. 중국의 알리바바조차 여성 임원이 37%나 된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남녀 간 불합리한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97위에서 2008년 108위로 처음으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 지금도 최하위권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양성 간 불평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실 외형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직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실력으로라면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여성들의 얘기일 뿐 전체 여성들의 지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 비슷한 일을 해도 여성의 임금은 남성 대비 64%에 불과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5.6%로 남성의 77.6%에 못 미친다. 공직(5%)이든 기업(11%)이든 고위직 여성들의 숫자는 손꼽을 정도다.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남성 여성을 떠나서 여성도 인간이므로 당연히 각 분야에 평등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여성만 좋은 게 아니라 남성, 자녀, 부모들까지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양성 평등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등이 이뤄지면 출산율이 높아지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그 과실은 남성들, 기업들도 혜택을 나눠 갖게 된다. 성 평등이 이뤄진 국가의 국가경쟁력이 높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제 여성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없애는 문제는 기업과 국가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뿌리 깊은 여성 차별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남녀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일에 지자체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