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장르 중 하나인 ‘사진’은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나날이 발전하는 스마트폰 기술로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어서다. 이에 사진은 타 예술 매체와 달리 진입장벽이 낮고 ‘어려운 예술’이라는 편견에서 조금 자유로운 장르일지 모른다. 하지만 프로 사진작가와 아마추어, 사진 애호가가 동등한 ‘아티스트’로 치부될 수는 없을 터. 그렇다면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답하는 전시가 열린다.

광주 산수미술관(동구 산수동 26-4)은 오는 30일까지 박상호·인춘교·이세현 작가가 참여하는 사진전을 연다. ‘프로는 디테일에 있다’를 주제로 하는 이 전시는 ‘사진 열풍’이 불고 있는 오늘날 사진이 갖는 사회적·역사적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상호 작가는 이번 전시에 ‘시간여행’ 등 10개 작품을, 인춘교 작가는 ‘섬, 소록도’ 등 5개 작품을, 이세현 작가는 ‘boundary-mao’ 등 3개 작품을 출품한다. 총 18점의 사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춘교 作 ‘섬, 소록도’

전시에선 다양한 사진기법을 이용해 현재, 시간, 생명 등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박상호 작가와 우리 삶에서 소외된 곳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찾아가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는 인춘교 작가, 역사적인 장소를 찾아가서 그곳의 역사적 오브제인 돌과 흙을 던져서 사진을 찍는 이세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박상호 작가는 ‘영원한 현재’라는 주제를 주로 다룬다. 이 개념은 인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 담겨있지만 초월자, 절대자의 관점에서 과거, 미래는 항상 ‘현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재의 개념을 시간의 공존 속에 담아서 작업한다. 현재 조선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러시아 극동미술관에서 초대 개인전, 모스크바 국립미술가센터 하우스에서 개인전, 국제현대미술 광주아트비전 등 다수의 국내외 전시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했다.

인춘교 작가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진행한다. 우리 삶에 존재하는 대립과 갈등, 왜곡된 사고와 편중된 논리로 인해 만들어진 ‘섬, 소록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90년 가까이 섬에서 그들만의 삶의 방식을 만들고 적응해 나간 한센인들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작가는 광주대 사진영상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 사진학과를 수료했다.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Life of Young Artist’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신진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세현 作 ‘ boundary-mao’

이세현 작가는 ‘Boundary’(경계)라는 주제로 작업을 진행한다. 그는 역사적인 장소를 찾아가서 그 공간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가장 변화가 적은 모습으로 존재했을 사물이 돌이라고 생각하고, 그 역사적인 장소의 돌과 흙, 먼지 등을 주워 던지며 배경과 오버랩시켜 촬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대만 Soulangh Artist Village’, ‘2018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프로젝트’ 등 국내외 전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제6회 1019사진상을 수상했다./정겨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