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건설 여부 결정이 또다시 미뤄졌다. 전남도와 환경단체의 찬반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국립공원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19일 오후 2시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실에서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흑산 공항 건설과 관련한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을 심의했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자정까지 가는 논의 끝에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정회를 선언하고 10월5일 이전 속회하기로 했다.

두 번의 결정 지연으로 세 번째 열린 이날 심의위원회에서도 신안군을 비롯한 전남도와 환경단체를 대변하는 심의위원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는 부결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피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동안 환경부에 흑산공항 건설 찬성 논리를 집중 홍보했지만 먹혀들지 않아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환경단체는 추진과정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철새 서식지 등 국립공원 훼손을 우려하며 사업계획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다음 심의위원회에서도 공항 건설 가부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남도와 환경단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지속적으로 공항 건설에 대한 당위성을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 등 반대하는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위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지방항공청은 1천833억원을 들여 흑산도 68만3천㎡ 부지에 1.2㎞ 길이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가는 데 7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1시간대로 줄어든다.

국립공원위원회는 2016년 11월 흑산도 공항 건설 여부에 관한 심의에서 철새 등 조류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며 안건을 보류한 뒤 아직 가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흑산 주민과 지방 의회 등은 공항 건설을 위해 국립공원 지정을 해제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역민의 염원인 흑산공항 건설에 대한 타당성 논리 부각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잘 수용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시간이 아직 남은 만큼, 쟁점 사항에 대한 명확한 근거 제시를 통한 반대측의 입장 변화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