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올해 추석 연휴는 지난해 10일에서 5일로 다소 짧은 편이다. 그러나 올 추석은 어느 해보다도 풍성하고 정이 넘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우선 지난 여름 폭염·태풍·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피해가 우려된 쌀 작황이 예년 수준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오름세가 지속되던 주요 성수 용품 가격이 당국의 노력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채소·과일류를 중심으로 수급이 경색됐지만, 이달 들어 날씨가 좋아지고 수급 안정 대책이 효과를 보면서 배추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까지 당초 계획보다 15.2% 많은 물량을 공급해 10대 성수품의 도매가격이 이전 3주간 평균 가격보다 7%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넉넉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남북관계 급진전이다. 지난 18-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인 선언으로 한반도에 다가올 변화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핵위협이 없는 한반도’를 약속했다. 또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한 ‘깜짝 발표’까지 이어져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도 협의하기로 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합의들이 나왔다.

남북 정상이 스포츠·문화 분야 교류를 약속하면서, 내년에 열리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북한선수단 참가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특히 평양공동선언은 오는 10월 남한을 방문하는 북한예술단의 남한공연 ‘가을이 왔다’ 광주공연 성사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업률이 악화되고 있고 자영업자들이 고전하는 등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남북관계의 급진전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기운이 감돌 듯 국운이 상승하길 기대한다.

이번 추석에 모처럼 한데 모인 가족들도 희망을 가지고 포근한 정과 덕담을 나누는 화목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