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로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채택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노동계의 불참 선언으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현대차와 투자유치 협상 과정에서 노동계를 배제하고 협상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등 ‘노사민정 대타협’이라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취지를 벗어나면서 예고된 결과다.

‘광주형 일자리’는 독일 폴크스바겐의 ‘아우토(AUTO)5000’과 GM의 새턴(Saturn)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즉 ‘광주형 일자리’의 타깃은 주 40시간, 연봉 4천만원(통상임금+성과금)을 근로조건으로 하는 전기자동차 공장을 빛그린 산단에 유치해 실현한다는 게 기본 골격이다.

또 노동자들의 임금을 절반으로 낮추는 대신 중앙정부와 광주시가 노동자들에게 주택, 육아, 교육, 의료 등을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노동계는 그동안 노사민정 합의 4대 원칙(적정임금·적정 노동시간·원하청 개선·노사공동 책임경영) 과 함께 광주형 일자리 용역에서 밝힌 초임 연봉 4천만원 선을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광주시와 현대차와의 협상 과정에서 그보다 낮은 연봉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동계의 반발이 극에 달했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노동계의 요구에 대해 투자자의 한 축인 현대차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는 점이다. 노동계가 투자협상 과정과 근로조건 등에 대해 직접 참여하게 되면 현대차와의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임금 저효율 생산구조와 강성노조 등을 이유로 해외 공장 신설에 나선 현대차로서는 투자에 대한 의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민선 6기 ‘광주형 일자리’ 구상단계에서부터 추상적인 모델이라는 우려가 추진과정에서 현실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사회적 대화와 협약을 통해 사회통합형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내 자식만큼은 실업자로, 비정규직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지역민의 바람을 포기할 순 없다. 광주시는 협상 테이블에 노동계와 현대차가 마주 앉도록 지혜와 교섭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