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진 여고생 살인사건에 대해 끝내 구체적인 사인과 범행 동기를 밝히지 못한 채 아빠 친구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11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 여고생의 ‘아빠 친구’인 숨진 피의자 김모(51)씨를 이번 주 중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범행 전후 동선과 김씨가 범행도구와 약물을 미리 준비한 점을 토대로 김씨의 단독·계획범죄로 판단했다.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돼 성폭행이나 폭행 흔적은 확인할 수 없었으나 골절과 흉기가 사용된 흔적이 없어서 사인은 질식사 가능성이 크다는 법의학자 소견이 나왔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성적인 목적이 의심되며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소견이 있었으나 정확한 동기와 살해 수법, 사인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지난 7월부터 두 달여간 프로파일러와 법의학자, 심리 전문가 자문을 받아 김씨의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조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의 유년시절 동창 등을 상대로 성장 배경과 성향 등 다방면으로 조사했으나 구체적인 동기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다만 김씨가 전남의 다른 실종 사건이나 미성년자 대상 범죄 등에 추가로 연루된 정황은 없으며 단독으로 범행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은 A(16)양의 SNS 기록과 주변 진술에 따라 김씨가 A양에게서 검출된 수면유도제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구입한 점, 낫자루와 전기이발기에서 A양의 DNA가 발견된 점, 집에서 태운 탄화물이 A양의 옷가지 등과 동일했던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김씨의 의도적 접근이 있었고 단독범행으로 진행된 걸로 봤다.

A양은 6월16일 오후 친구에게 SNS 메시지를 남긴 뒤 소식이 끊겼으며 실종 8일 만인 24일 오후 매봉산 7-8부 능선에서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김씨는 A양 실종 당일 A양 가족이 집에 찾아오자 달아났다가 다음날인 6월17일 오전 집 인근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하고, 김씨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여러 정황과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진=정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