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철길인생을 살아온 박석민(54·사진) 역장이 기차와 역, 간이역, 여행 등에 담긴 이야기들을 엮어 ‘기차에서 핀 수채화’를 최근 출간했다.

신간 ‘기차에서 핀 수채화’는 35년간 코레일에 근무해 온 박 역장이 시민에게 행복을 주는 역, 철도로 인해 지역이 발전하는 계기로 삼자는 철학을 가지고 ‘행복은 기차를 타고 온다’는 모토로 쓴 글을 모은 책이다.

무안 출신인 박 역장은 기차역 스토리를 인문학과 관광학적 측면에서 재조명해 재미있게 풀어낸다. 특히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반나절 생활권으로 가까워진 광주, 나주, 목포 등 남도 지자체가 KTX를 잘 활용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기차관광을 활성화시키자는 신문 기고, 방송 원고 등을 모아 한 권으로 묶었다.

저자는 간이역에 담긴 에피소드와 스토리를 발굴하고 신문과 방송에 알리고 있다. 저자는 광주매일신문을 비롯, 광주·전남지역 여러 언론사에 수년간 글을 실어 왔다.

저자가 개발한 테마를 보면, 작은 소쇄원 남평역, 삿갓솔 멋진 화순역, 비단골 능주역, 봉황소리 명봉역, 보성여관서 하룻밤 묵어볼까 벌교역, 원창역의 곡창, 전국 최고 인심의 구례구역, 백양사의 청정, 장성역에서 벌어진 세상에 이런 일이, 나주역 형제 하얼빈역, 사모곡 학다리역, 꿈 몽탄역, 극락강에서 무등을, 사라진 담양역, 남광주역 기적소리 듣고 싶어라 등이다.

특히 책 속에 담긴 삽화는 박 역장의 딸 박하예린씨가 직접 그린 수채화다. 서울과기대 미술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저자의 딸 박하예린씨는 간이역의 모습들을 수채화로 그려, 일대 파노라마를 보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박관서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은 “이 책은 전문적인 학술 용어나 철도 전문어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알기 쉬운 내용과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며 “행복을 부르는 뜻이 담겨있다는 ‘역’(驛)에 대한 해자풀이와 각 역명이 지닌 음차와 어의 등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은 철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박 역장은 “간이역을 빛나는 보석으로 재탄생시키고 KTX 개통을 지역발전의 호기로 삼자는 일념으로 수년간 기고를 해 왔다”며 “지나간 역사를 되새겨 의미를 부여하면서 국내최초 트레인텔러(Train Teller) 로서 계속해 이야기를 풀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역장은 무안에서 태어나 철도고를 졸업하고 1983년 19세의 나이로 철도청에 임관했다. 첫 발령지 강원도 태백선 근무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제천, 영주, 동해를 거쳤고, 2001년 해돋이명소로 유명한 정동진 역장을 하면서 당대 최고 히트여행상품인 기차관광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목포역장, 나주역장, 남도해양관광개발사업단장을 역임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