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타악그룹 얼쑤는 10년 전, 지역 공연판을 한 번 살려보겠단 일념 하나로 ‘굿판’을 시작했다. 오직 열정과 아이디어만 갖고 얼쑤 단원들이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고, 두발로 뛰어 이 행사를 이끌어 왔다. 그렇게 발전시켜 온 세월이 벌써 10년.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이지만 이제는 매년 3천여명 이상이 다녀가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민간단체에서, 그것도 1만원의 입장료도 받는 ‘유료 공연’이라는 고집도 꺾지 않고 말이다.

전통타악그룹 얼쑤는 오는 25-26일 이틀간 대촌전통문화커뮤니티센터(남구 포충로 937)에서 2018광주예술난장 열 번째 굿판을 연다.

10주년을 맞는 올해 굿판의 굿물은 ‘도깨비’다. 뿔과 방망이, 장난을 좋아하고 친근한 대상인 도깨비를 통해 남녀노소가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광주예술난장 굿판은 마당판에서 벌어지는 신명나는 공연예술축제로 ‘굿마당’, ‘판마당’, ‘신진마당’, ‘항꾸네마당’, ‘소통마당’ 등 5개의 마당으로 이뤄진다.

이날 행사에선 타악그룹 얼쑤, 훌(wHOOL), 하땅세, 악단광칠 등 10여개 팀의 공연과 씻김굿, 레지던시 합동 공연, 도깨비고사 등 도심에서 보기 힘든 공연과 굿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매년 굿판에서 진행되는 ‘굿마당’은 25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다.

올해는 ‘소안도 항일운동가와 한국전쟁 전후 피해자를 위한 씻김굿’을 진행한다. 진금순 신안씻김굿 예능보유자의 지무로 진행되고, 행사 이틀째인 26일엔 우도농악보존회의 연행으로 ‘우평마을 도깨비고사’가 열린다.

‘판마당’은 전통공연이 벌어졌던 공간에 주목해, 25일 영신-도깨비굿, 레지던시 참여팀, 이시준태평소연구소, 하땅세, 악단광칠의 공연이, 26일엔 구본진, 마당극단 좋다, 훌(wHOOL), 타악그룹 얼쑤, 송신-도깨비 놀음의 공연이 각각 선보인다.

‘신진마당’은 전통의 다양한 매력을 살린 창작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요노컴퍼니(서울), 뽀삐와 아이들(서울), 헤이스트링(광주), 창작국악그룹 노라(광주)의 공연을 소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항꾸네마당’에선 도깨비로 변신하고 도깨비와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도 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도깨비인형극과 동화구연 프로그램도 이뤄진다.

연일 지속되는 폭염을 대비해 올해는 ‘도깨비풀’이란 이름의 물놀이장도 마련한다. 또한 광주 남구와 협업해 10동의 텐트를 치고 1박2일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와 함께, 얼쑤 ‘굿판’의 10년 역사에 대한 전시를 감상하고, 빛고을공예창작촌 작가들의 공방을 탐방할 수 있다.

본 행사에 앞서 18일 대인예술시장에선 ‘소통마당’이 열린다. 굿물인 도깨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도깨비썰전’이 진행되며, 이윤선 남도민속학회 회장과 김성범 섬진강도깨비마을 촌장의 썰전, 타악그룹 얼쑤, 도깨비마을, 창작그룹 판밥의 공연이 진행된다.

광주예술난장 굿판 입장료는 1일 1만원.(문의 062-676-3844)/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