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에 바람이 살랑, 드디어 봄이 왔다.

매년 꼭 한 번씩은 노래하게 되는, “목련꽃 피는 언덕에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목련꽃을 시작으로 개나리에 벚꽃까지, 꽃들의 잔치가 시작되었다. 꽃들 속으로 들어가 꽃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살랑, 나 또한 꽃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 무거울 때가 있다.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 온몸이 나른한 피로감에, 잠을 자고 또 자도 자꾸만 아함!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하품에 졸음이 쏟아지고, 밥맛도 없고, 소화도 안 되어 모든 게 귀찮아 질 때가 있다. 하루 종일 머릿속에 먹구름이 낀 듯 맑질 않아 집중력이 떨어지고, 눈의 피로에 권태감에 어지럼증까지, 온몸이 찌뿌듯 마음까지 무거워질 때가 있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춥고도 추운 겨울에서 따뜻한 봄이 되는 계절적 변화에 우리 몸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봄마다 오는 손님, 춘곤증’ 때문이다. 봄이 되면 봄맞이는 물론, 밤 길이가 짧아지고 낮 길이가 길어져 수면 시간도 짧아지고, 해야 할 일도 더 많아 활동량이 늘어남에 비해 충분한 영양섭취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생되는 영양상의 불균형이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내는 동안에 신선한 야채와 충분한 영양, 꾸준한 체력단련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더 많이 발생되는 봄의 불청객, 춘곤증이다.

“저는 원래 그래요, 봄만 되면 힘도 없고 의욕도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원래 그러는 건 없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시기라는 말도 있듯이, ‘봄마다 오는 손님, 춘곤증’도 맞이하기 나름이다.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봄나물과 요즘 한창 맛이 오른 주꾸미는 ‘춘곤증아, 물러가라’에 좋은 식품이다. 으흠~! 향기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쑥은 다른 채소류에 비해 훨씬 많은 비타민과 단백질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혈액순환은 물론 피를 맑게 하며 소화흡수에도 좋다. 달래 냉이 씀바귀, 노래가 절로 나오는 달래는 눈의 혈액순환을 도와 시력회복과 눈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입맛이 떨어져 밥맛이 없을 때도 밥맛을 살려주며 소화흡수도 도와준다. 냉이 또한 단백질 함량이 높아 피로와 숙취해소에도 좋다.

음식뿐만이 아니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남들이 잘 때 잠을 자고, 남들이 일할 때 일하는 것을 기본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한 근육풀기, 점심 식사 후 가벼운 산책도 필요하다. 간단한 거라도 꼬박꼬박, 아침 식사를 챙겨먹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4월의 하늘을 보기 위한 눈 지압법도 좋다.

짬짬이 양손바닥을 서로 비비고 비벼, 따뜻해진 손바닥을 눈에 대고 지긋이 눌러주면 눈의 피로가 사라지며 눈이 맑아진다. 아주 작은 실천에 몸도 마음도 살랑, 나 또한 어느 새 봄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