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침수와 교통사고 다발지역인 광주 서구 ‘농성지하차도’의 구조 개선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주말과 휴일 교통 대란은 물론 보행자 안전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광주시는 우회 차량 통행을 위해 가도와 교차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지만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보다 나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농성지하차도의 본격적인 구조 개선 공사에 앞서 현재 가도(假道)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988년에 설치된 농성지하차도는 하루 평균 4만3천여대의 차량이 왕래하고 있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는 주변 백화점과 터미널, 결혼식장 등을 이용하는 차량들이 한데 이곳으로 몰리면서 상시적으로 교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이곳 지하차도의 경우 집중호우시 물에 잠기는 경우도 속출한데다, 차도가 급커브여서 운전자 시야도 가려 사고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광주시는 교통소통 대책 등을 마련해 이곳 농성지하차도의 구조 개선 공사를 1년 만에 재개했다. 시는 이번 공사를 통해 농성지하차도의 시작과 끝 지점을 50여m씩 늘여 215m인 지하차도를 320m로, 현재 8%인 종단면 기울기는 5-6%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이달 말부터 내년 9월까지 이곳 농성지하차도를 부분적으로 폐쇄, 오는 2020년 3월에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이곳 지하차도 부분 폐쇄에 앞서 현재 상록회관에서 화정역 방면 인도를 가도로 바꾸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주말 교통 혼잡이나 인도 등 안전과 관련된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상록회관에서 백운광장으로 하루 평균 1천900대 차량이 좌회전하고 상무지구에서 터미널 방면으로 좌회전 하는 차량도 5천여대로 집계된다.

이에 농성지하차도가 본격적으로 폐쇄될 경우에는 지하차도 이용 차량도 함께 우회하면서 이 일대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하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주말과 휴일에는 나들이객과 결혼식장, 다중이용 시설 등을 이용하는 차량이 두 배 이상 늘어 날 것을 감안하면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현재로썬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이곳에 설치해 논 가도의 경우 이전 보행자들의 인도 공간을 도로로 바꾸는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인도는 아예 없어진 상태다.

실제로 화정역 방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오거나 주거 지역에서 상록회관 버스정류장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해야하는 시민들은 공사장을 지나쳐야 하지만 별도의 도보는 마련돼 있지 않다. 늦은 오후에는 공사중인 가도 바깥쪽 차도를 역주행해서 걸어가는 시민들도 종종 포착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차량 중심의 도로 공사다보니 보행자나 교통 혼잡에 따른 2차 위험에 대해서는 대비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 가도만이 우회차량을 배려한 유일한 도로 공사가 가능한 지역이다”며 “화정역 방면 길은 1.5m 폭의 인도부분을 남겨뒀고, 상록회관 방면은 결혼식장을 끼고 뒤쪽에 보도가 있어서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