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괘(易卦)로 알고자 하는 사항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할 때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 중 약서법(삼변서법)은 효위(爻位)를 구하는 것이 주목적이고 동효로 만들어진 변괘(變卦)는 참고한다. 중서법(육변서법)이나 본서법(십팔변서법)에서는 본괘와 변괘 중에서 어느 괘에 비중을 두고 판단할 것인가는 동효의 수가 한 개 또는 두 개면 본괘 중심으로, 네 개, 다섯 개면 변괘 중심으로 판단하고, 세 개면 본괘와 변괘의 괘사 중심으로 똑같은 비중으로 참고하되 동효로써 구해진 변괘 특히 상(象)의 변화를 더욱 중요시해 판단한다.

소축(小畜)의 초효는 ‘복자도 하기구 길(復自道 何其咎 吉)’이다. 즉 ‘스스로 다시 돌아오니 어찌 허물이 있으라. 길하다’는 의미다. 하괘의 건천이 나아가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수괘(需卦)에서는 감수가 막고 있어 나가지 못해 능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인데 반해 소축괘에서는 육사(六四)가 막고 있어 타인의 방해로 나가지 못하고 멈춰서 저지당하고 있다. 초구는 괘의 가장 아래에 있어 나가려는 의지가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초구는 성괘주인 육사에 의해 멈추게 되는 것을 알고 있어 자기 위치로 돌아온다. 구이 역시 양강(陽剛)의 효이나 중도(中道)를 득한 효로서 자신을 알기 때문에 나가지 않고 초구와 같이 돌아와 분수에 맞게 적절히 처신하므로 소축의 도에 맞다. 그러나 구삼은 내괘의 극에 있어 강장(强壯)의 효이므로 과격하게 나아가려고 하기 때문에 소축의 도에 맞지 않다. 초구와 구이는 나아가지 않고 다시 돌아와 버리니 길이고 구삼은 과격해 나아가 버리니 흉하다.

점해 초효를 득하면 소축은 나아가려고 해도 나아 갈 수 없는 상황이니 나아가서는 안 된다. 나아갈까 말까하고 망설이고 있으나 나아가면 다시 돌아온다. 초구가 변하면 손위풍이니 풍은 입야(入也)로 ‘엎드린다. 들어간다’라는 뜻으로 ‘나가지 않고 들어 간다’고 할 수 있다. 효사에 ‘복자도’(復自道)라 했으니 나의 본연의 길로 돌아간다. 따라서 초효에서는 진취적인 일을 추진할 수 없다. 사업·소망·혼인 등에서 일단 일을 계획해 손을 댔지만 생각이 바뀌어 원래대로 돌아가니 실패하지는 않고 끝난다. 아직은 때가 아니므로 기다려야 하고 상효에서 기다리던 비가 내리니 상효에서 일이 이뤄진다고 판단한다. 즉 효수(爻數)를 세어 5일 후, 50일 후, 길게는 5개월 후, 지망하는 일은 아주 길게는 5년 후에 이뤄진다고 판단할 수 있다. 거래 등 사업에서는 초효를 만나면 작은 이익은 있지만 맹진하면 손해를 입기 쉬우니 절제해야 한다. 가출인이나 분실물은 효사에 ‘복자도’라 했으니 5일 후면 돌아오겠지만 가출인은 보호 감금돼 있고 분실물은 주운 사람이 경찰서 등에 전해 둬 그곳에 있거나 남이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잉태는 유산을 주의해야 하고 병세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것 같으나 변해 육충괘를 만났으니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되고 날씨는 바람이 강하게 분다.

구이의 효사는 ‘견복길’(牽復吉)이다. 즉 ‘이끌려서 돌아오니 길하다’는 의미다. ‘견’(牽)은 ‘누구에게 이끌린다’는 뜻으로 밑의 초구에 끌려서 돌아온다는 것이다. 초구는 먼저 나가려고 했는데 소축의 때이므로 나가지 못하는 것을 알고 멈췄고, 구이도 양(陽)의 성격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초구가 스스로 돌아가는 것에 이끌려서 돌아오고 만다. 이 효는 중도(中道)을 얻어 별말 없이 가만히 있는다. 구이가 변하면 이화(離火)로 밝은 것을 보고 나가니 스스로 자기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 건천이 변해서 이화가 되니 화(火) 밝음으로 잘 살펴서 스스로 잘 봐서 맹진하지 않고 잘 살펴서 나가지 않으므로 그냥 그 자리에 멈추고 있다. 이를 상전에서는 이를 ‘부자실야’(不自失也)라 했다.

점해 구이를 득하면 멈추라는 뜻이니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즉 사업이나 이사하려 했을 때 조금 더 멈춰 있어야 하니 하면 안 된다. 가출인도 초구의 경우는 남에게 깨우쳐져서 혼자 돌아오지만 구이의 경우는 남들과 함께 돌아오고 분실물도 다른 사람의 것과 함께 찾는다거나 포기하려던 참이었는데 다른 것을 찾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혼인의 경우는 안하는 것이 좋지만 결혼해 불화한 경우라면 되돌아 와버린다. 병세는 대열이 있고 심장의 쇠약하고 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잉태는 무리가 없으며 날씨는 맑고 바람이 분다.

소축괘 육삼의 효사는 ‘여탈복 부처반목’(輿說輻 夫妻反目)이다. 즉 ‘수레의 바퀴살이 벗겨 나간다. 남편과 아내가 반목한다.’는 의미다. ‘여’(輿)는 수레 ‘복’(輻)은 바퀴와 바퀴를 연결하는 고리, 화살인데 이 화살이 수레에서 이탈해 수레, 차가 망가져 쓸모가 없다. 구삼은 내괘의 건(乾)의 극하는 위치에 양(陽)이 있어 맹진하기 쉬운데 맹진하려는 것을 육사 음(陰)이 막고 있으니 서로 충돌이 일어나 차의 바퀴가 붕괴돼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부처반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육삼의 양과 육사의 음의 서로 상비(相比)하고 있으니 부부인데 서로 부딪쳐 충돌하니 반목이다. 삼사오효는 이화로서 눈에 해당하니 눈을 흘기면서 부처가 반목하고 있으니 정실(正室)이 아니다 해 상전에서는 ‘불능정실야’(不能正室也)라고 했다.

점해 구삼을 얻으면 자기 자신을 과신하여 실패한다. 부부간, 조직 내부간 다툼이 일어 결과는 참담하다. 자신의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거나 배우자도 아닌 자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는 일이 있다. 따라서 사업·결혼·지망·이전·여행 등은 불가하고 부부 사이의 관계가 악화돼 이혼한다. 바퀴는 다리에 해당하니 부부사이가 나쁘지 않다면 남편 다리가 불구이고 인간관계를 봐도 눈을 흘기는 상이니 좋지 않다. 사업을 무리해서 추진하면 망하고 운동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면 불구 장애가 되는 수가 있으며 지망은 통달하지 않은데 무리하면 흉화를 당한다. 조직 생활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위의 상사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는데 이를 참지 못하면 사표 등 불행을 부르기 쉽다. 소축의 구삼을 만나는 때에는 착오를 일으키고 쉽고 성급히 일을 하려고 하나 모든 일을 삼가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가출인과 분실물은 변괘가 대리(大離)의 상이니 발견되나 그것이 원인이 돼 다툼을 일으킨다. 기다리는 사람과 사물은 소식이 있지만 그 소식은 기대에 반(反)해 분노를 일으키고, 병세는 대열을 동반해 끝내 목숨이 위험하지만 의사를 바꿔 보면 소강(小康)을 얻을 수 있으며, 날씨는 바람이 불고 비올 듯한 흐린 날씨가 지속된다. [실점예]로 ‘새롭게 만난 사람과의 관계 지속 여하’를 묻는 점에서 소축의 구삼을 얻고 서로 간에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만나거나 접촉하는 일도 없었고 상대방에서도 연락도 없었으며 그 이후 소식도 전혀 듣지 못하였다. 구삼의 효사 ‘부처반목’이란 인간사의 인연 여하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