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정부는 제1호 정책으로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일자리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일자리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2015년 기준, OECD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0.7% 낮은 65.7%에 그치고 있다. 고용위축과 임금격차는 소비감소와 복지에 대한 국가부담 가중, 기업의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경제 악순환과 복지저하를 낳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복지국가의 이상적 모델을 보여주었던 유럽 국가들도 세계경제는 침체를 겪으면서 복지의 중심에 고용을 두는 고용과 연계되는 복지(workfare)개념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핀란드의 공적취업지원센터, 호주의 센터링크 등은 복지와 고용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으며, 독일은 사회적 기업을 통해 복지의 정책적 수단으로 일자리 제공, 취업지원 등을 복지정책의 가장 중요한 정책적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은 통일 후 급격하게 증가된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고용촉진법(AFG), 국민고용계획(ABM), 고용지원프로그램(HzA) 등을 통해 실업연금 보다 고용지원을 가장 중요한 고용대책으로 추진했다.

이러한 독일의 고용정책의 중심에는 민간과 공공의 중간적 영역으로 민간의 노동시장으로 진입을 위한 매개적 역할을 하는 사회적 경제가 있다. 독일의 사회적 경제 성장을 위한 원칙으로는 ‘자주관리의 원칙(principle of self-administration)’, ‘보조금의 원칙(principle of subsidiarity)’, ‘공동경제원칙(principle of communal economics)’ 등을 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대부분 지자체가 그렇듯 일자리 정책 중 하나가 공공일자리 늘리기다.

원칙적으로 일자리 창출은 민간부문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공공부분은 보조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옳지만, 민간부분이 워낙 어렵고 국내외 상황이 열악하다보니 공공부문에서 나서는 것이 우선책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유럽식 고용복지정책을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사회경제정책처럼 공공 일자리 정책을 민간 일자리 활성화를 위해 쓰자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정부정책과 연계한 산업육성정책과 함께 일자리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가 특별행정기관을 통해 지원하는 취업, 직업훈련 등 고용사무와 지자체의 복지사무가 연계되도록 주민밀착형 행정기관인 주민자치센터에 복지사무와 함께 고용사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익성과 공익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를 통해 공공근로 등 한시적 재정일자리사업을 향후 민간부분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에 집중 투자해야한다. 이는 공공부분 일자리 종사자들을 민간 일자리로 옮겨가도록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물론 이러한 사회적 경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 지원시스템이 병행되어야한다. IT분야, 의료복지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사업분야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 등 경쟁력 강화와 함께 청년창업도 활성화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제품개발, 경영·회계 등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공동AS센터, 판로확대, 마케팅 등에 대한 공공지원이 이루어져야한다. 이 모든 정책을 실현함에 있어서 당연히 일자리 확대를 목표로 하겠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력과 구직자가 원하는 직장을 매치시키는 정책적 노력도 반드시 포함되어야한다.

우리나라 고용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근로여건을 개선하여 고용의 질을 높이는 한편, 청년구직자의 직업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중·고등학교의 직업교육도 장기적 관점에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

광주의 일자리 문제는 거시적 안목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디테일에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 공공의 투자로 민간의 노동시장을 성장시키는 사회적 경제경책은 광주만의 특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와 함께 점진적이고 꾸준한 정책추진을 통해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복지가 있는 삶을 되찾아 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광주U대회 사무총장·전 광주시 경제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