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좋고 먹거리도 다양해 좋았습니다.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제3회 양동통맥축제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일 오후 5시께 광주 서구 양동전통시장 외곽 통닭집 곳곳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서구가 주최하고 양동전통시장 활성화협의체가 주관한 올해 행사는 ‘양동통맥(通脈), 너랑 나랑 통했잖아’를 주제로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진행됐다. 이 기간 2만여명이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가족·친구·연인 등과 함께 특별한 가을밤을 보내기 위해 온 이들을 위해 통닭집에선 여느 때보다 바쁜 손놀림으로 닭을 튀기고 포장했다.

모락모락 나는 연기 사이로 식욕을 돋우는 냄새가 풍기는 통닭을 건네받은 시민들은 구6번로로 향했다.

이곳 노상 한쪽에는 양동시장 일대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 250여개가 마련됐다.

반대편에는 떡볶이와 순대, 튀김 등 분식류와 철판 오징어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부스가 줄지어 있었다.

‘대기 행렬’은 이곳 부스 대부분에서도 이어졌는데, 한 사람당 최대 4잔까지 판매하는 ‘1천원 맥주’ 앞은 시장 안팎을 통틀어 기다리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가족과 함께 방문했다는 장모(31)씨는 “바깥의 통닭집에서 사려면 1시간 이상 걸린다고 해서 부스로 왔는데, 여기서도 구매까지 30분이 걸렸다”며 “기다리는 동안 사뒀던 맥주의 김이 다 빠져 버렸다”고 웃어 보였다.

기다림 끝에 구매를 마친 이들은 식사를 위해 테이블을 찾아 나섰지만, 대부분 이미 차 있어 곧바로 자리에 앉아 먹거리를 나누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문을 닫은 가게의 가판대를 활용하거나 행사장 바깥의 광주천까지 이동하기도 했다.

몸싸움까진 벌어지지 않았지만, 자리를 두고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다.

자리를 잡지 못해 가판대에 서서 음식을 먹던 이모(53)씨는 “날씨가 춥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자리를 찾다 보니 되려 땀이 났다”며 “음식에 신경 쓴 만큼 먹을 곳도 좀 덕 넉넉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먹거리 부스 외에도 복개상가 부근에 설치된 주무대와 건어물 사거리 일원에선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건어물 사거리에서 펼쳐진 ‘랜덤플레이 댄스’ 무대에는 근처에서 맥주를 마시던 이들이 아는 노래가 나오면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용목 양동전통시장 협의체 위원장은 오후 7시에 진행된 폐막식에서 “앞으로도 정이 넘치는 양동전통시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