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대투수’ 양현종 선수.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2025시즌 후반기, 또 한 번 역사를 써 내려간다. 개인 통산 대기록부터 팀 통산 이정표, 그리고 리그 최초의 금자탑까지. 순위 경쟁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키워드는 ‘기록’이다. 타이거즈는 지금, 숫자로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 KIA라는 이름, 곧 역사…구단 통산 기록도 초읽기
KIA는 후반기 들어 구단 차원에서도 리그 역사를 다시 세우기 직전에 서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탈삼진 부문이다. 지금까지 전신 해태를 포함한 KIA 투수진이 누적한 탈삼진은 3만4천806개이다. 후반기 중 194개만 더하면 KBO 역대 최초로 ‘3만5천 탈삼진’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마운드 전통의 깊이를 상징하는 지표다.

타선도 뜻깊은 이정표를 남길 참이다. KIA는 현재까지 팀 통산 4천800홈런 달성까지 22개만을 남겨뒀다. 이 기록이 완성되면 KBO 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해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올 시즌 막강한 팀 장타 흐름을 감안하면, 기록 돌파는 시간문제다.

또한, 루타 부문에서는 7만5천 루타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팀 누적 루타 수는 현재 7만4천619개로, 후반기 중 381개만 더하면 된다. 이 역시 리그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오랜 시간 팀이 함께 쌓아올린 누적의 무게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수치다.

■ 최형우·양현종…레전드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KIA의 두 레전드, 최형우와 양현종도 기록의 중심에서 후반기를 맞는다.

올 시즌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형우는 ▲2천300경기 출장(역대 3번째, 36경기 남음), ▲4천400루타(최초, 59), ▲2천600안타(최초, 63) 등 의미 있는 대기록을 하나씩 눈앞에 두고 있다. 또, ▲550개의 2루타(최초, 13), ▲1천300개의 4사구(3번째, 3), ▲1천200개의 4구(2번째, 20) 등 타석에서의 끈질긴 집중력을 증명하는 지표들에서도 새 이정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현역 선수 중 이처럼 다양한 부문에서 기록을 동시에 쌓아가는 타자는 드물다.

양현종은 투수로서 한국 야구의 전설적인 족적을 남기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한 이닝은 2천600이닝(역대 2번째)에 2이닝 남짓 남겨두고 있다. 특히, 탈삼진은 2천200개 돌파에 51개 만을 남겨둔 상태다. 이 수치는 KBO 리그 역대 최초로, 그 자체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숫자다. 여기에 12시즌 연속 100이닝(역대 2번째), 11시즌 연속 100탈삼진(최초)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한 사람의 꾸준함이 팀과 리그의 역사가 된 셈이다.

■ 뒷문도 묵직하다…정해영·전상현의 도전
KIA 불펜진도 후반기 의미 있는 기록들에 도전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현재까지 개인 통산 144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중 150세이브 고지에 오르면 KBO 통산 12번째 기록이 된다. 또한, 5시즌 연속 50경기 출장이라는 안정감의 상징 같은 연속 기록도 사정권에 있다.

전상현 역시 통산 110홀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까지 101홀드를 기록 중이며, 리그 통산 18번째 진입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또 다른 조각들…조용하지만 깊은 도전
이외에도 타선 곳곳에는 후반기 기록 달성이 유력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박찬호는 7시즌 연속 100안타, 4시즌 연속 20도루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흐름에 있다. 전반기까지 88안타와 16도루를 기록하며, 후반기 타격감 유지 여부에 따라 두 개의 연속 기록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통산 500득점 고지도 16개만을 남겨두고 있어 KIA 구단 8번째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김선빈은 9시즌 연속 100안타와 통산 1천700안타와 2천100루타, 고종욱은 통산 1천안타와 500득점, 나성범은 통산 3천루타와 350 2루타 달성을 각각 눈앞에 두고 있다. 제 몫을 해내는 이들의 기록은 팀 안에서의 축적된 시간과 공헌도를 상징한다.

2025년 후반기, KIA 타이거즈는 단순한 순위 경쟁을 넘어 역사의 문턱에 서 있다. 팀이 쌓아온 시간, 선수들이 일군 꾸준함이 하나씩 숫자가 되어 다가오는 시점이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