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매일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어제와는 다른 빛깔의 오늘이 시작된다. 그 다름을 감지하고 기꺼이 반응하는 사람이 바로 현명한 사람이다. 그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성급히 예단하지 않으며, 오직 ‘오늘’이라는 시간에 충실히 발을 딛는다.

현명한 사람은 매일 아침을 새로운 삶처럼 맞이한다. 어제의 후회는 자양분이 되고, 내일의 걱정은 오늘의 실천으로 녹여낸다. 그에게 아침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라, 존재를 확인하는 의식이다.

“존재하는 것에 질문하는 자만이 진정 깨어 있는 자다”ㅡ하이데거ㅡ

깨어 있는 자만이 하루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찻잔 하나, 스치는 바람에도 감사와 의미를 발견한다. 하루를 새롭게 여긴다는 건 단지 낙천성이 아니라,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태도이며 자기 갱신의 방식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늘을 새롭게 바라보는 행위는 작지만 위대한 선택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흐르지만,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지혜로운 사람은 시간의 흐름 속에 의식을 불어넣고, 실천의 기회로 바꿔낸다. 그는 단지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간다.

삶의 진실은 거창한 변화보다 평범한 하루에 숨어있다. 익숙한 골목의 노을, 작은 다짐 속에 진실은 고요히 머문다. 현명한 이는 그 고요함을 놓치지 않는다.

키에르케고르는 “위대함은 항상 내부에 있으며, 가장 깊은 곳에서 나온 것이 진실이다”고 말했다.

현명한 사람은 외부의 변화보다 내면의 ‘작은 혁명’에 귀 기울인다. 그는 찰라의 오늘이 영원으로 통하는 문임을 안다. 질문은 그의 습관이고, 성찰은 그의 일상이다. 오늘이 끝나기 전, 그는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깨어있는가?”

그는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기보단, 다가올 시간을 설렘으로 맞는다.

삶은 유보할 수 없기에, 그는 ‘지금 여기’에서 삶을 최대한 살아낸다.

그는 하루를 ‘읽는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의 문장을 정성껏 써내려간다. 존재와 존재 사이를 잇는 번역자처럼, 삶의 사소한 기미들 속에서 의미를 해독한다.

현명한 이에게 ‘일상’은 반복이 아니라, 질문과 해석의 여백이다. 그는 무심코 흘려보낼 시간에도 마음을 얹는다.

에픽테토스는 “문제는 사물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있다”고 언급했다.

하루를 새롭게 사는 건 오래된 창을 여는 일처럼 내면에 신선한 공기를 들이는 행위다. 보이지 않던 가능성에 눈뜰 수 있는 시간, 그것이 ‘오늘’이다.

그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꿈꾸되 현재를 충실히 살아간다. 그렇게 하루가 쌓이고 인생이 된다. 인생은 하루라는 작은 단위들이 만든 섬세한 직물이다.

오늘도 현명한 이는 조용히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삶을 새롭게 여긴다는 건 존재의 방향타를 붙잡겠다는 선언이다.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의지와 성찰로 살아내는 삶. 그리고 그 시작은 늘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