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임시회 폐회일인 30일 본회의에서 중심상업지역 내 주거시설 용적률을 상향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에 대해 무기명 재표결에 나선다.

시의회는 지난 2월 중심상업지역 내 주거시설 용적률을 기존 400% 이하에서 540% 이하로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광주시는 중심상업지역 내 위락·숙박시설과 주거시설의 혼재로 인한 정주 여건 악화, 교통 혼잡, 교육환경 저하, 아파트 미분양 심화 등이 우려된다며 재의를 요구했다.

재표결에서는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조례가 확정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재의안이 통과되면 지체 없이 조례를 공포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조례가 이송된 후 5일 후에 시의회 의장이 공포할 수 있다.

반면, 출석 의원 3분의1 이상이 반대하면 재의 조례안은 폐기된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 23일 재표결을 앞두고 시, 시의회,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정책 토론회를 갖고 의원 내부 논의를 거쳤으나 찬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이번 투표가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만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한 의원은 “의회 내에서도 의원들 간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고 이 문제를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의견도 있다. 일부에는 내용을 잘 모르는 의원도 있어 표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해당 조례안이 재의 요구되기까지의 절차와 과정 측면에서 의회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조례안 재의 과정이 쟁점 토론보다는 집행부와 시의회의 기 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시는 재의안이 통과돼 조례가 공포되더라도 위법 사항이 없는 만큼 대법원 제소 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재 조례안이 별표상 주거·비주거 용적률을 잘못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재개정을 추진하는 방안까지 포함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조례안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한편, 소통을 통해 문제점을 극복하고 개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함께 고민할 것을 시의회에 제안했다”며 “시와 시의회, 시민사회, 관계 전문가들이 모여 다방면의 제안을 검토하고 심도 있는 토론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시의회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 “광주시의회는 도시계획의 용도용적제 근본 취지를 훼손할 위험이 큰 해당 조례안을 부결하고 광주공동체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