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주간 전망대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전반기 막바지, 중위권 싸움의 분수령에 선다.

16일 현재, KIA는 시즌 성적 34승 33패 1무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1·2위와는 6경기 이상 벌어져 있지만, 3위와는 3경기, 4위 2경기, 5위 1.5경기, 6위와는 단 0.5경기차로 중위권 싸움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순위표는 여전히 빽빽하고 하루 결과에 따라 판도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주 삼성과 NC를 상대로 3승3패 반타작에 그쳤지만, 5할 승률을 지켰고, 상위팀들과의 격차도 최소로 유지했다.

주전 다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KIA는 이번 주도 백업 자원들의 투혼에 기대야 한다.

무너질 듯 끝내 버티는 ‘잇몸 야구’, 지금의 KIA는 실력보다 투지, 이름값보다 책임감으로 승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상위권 도약의 절호의 기회다. 상대가 모두 중위권 경쟁팀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상대로 연승에 성공한다면, KIA는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

먼저 홈에서 4위 kt와 3연전을 치른다.

최근 10경기 6승 4패의 흐름을 탄 kt는 투타 밸런스가 안정적이다. 지난주 팀 타율 0.353으로 리그 1위에 올랐고 중심엔 혜성처럼 등장한 우타 거포 안현민이 있다. 올 시즌 41경기에서 13홈런을 터뜨리며 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KIA로선 kt의 불타오른 타선을 어떻게 묶느냐가 시리즈 성패의 관건이다. 상대 전적은 KIA가 4승 5패로 열세다. 무엇보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이 시리즈에서 위닝시리즈 이상을 확보해야, 이후 이어지는 원정 9연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어 주말에는 문학 원정에서 6위 SSG와 3연전을 갖는다. SSG는 평균자책점 리그 1위의 앤더슨과 토종 에이스 김광현, 용병 화이트가 버티는 선발 마운드가 강점이다. 반면, 타선은 득점권 타율이 리그 최하위로 약점이 뚜렷하다. 이 시리즈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에이스 맞대결이다. KIA ‘에이스’ 네일은 21일 SSG 앤더슨을 상대로 문학구장 KBO 첫 승에 도전한다.

현재 SSG는 순위표 바로 앞에 있는 팀이다. KIA가 연승을 거둘 경우 자리를 바꿀 수 있는, 중위권 판도를 가를 중요한 일전이다.

또한, 이 시리즈는 향후 일정상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여기서 흐름을 잡아야, 수도권 원정 9연전 초반부터 주도권을 쥘 수 있다. SSG전 이후엔 키움(고척), LG(잠실)와의 수도권 6연전이 기다린다. KIA의 전반기 마지막 최대 고비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역시나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체력 안배다. 특히, 불펜진의 과부하는 우려스런 수준이다.

마무리 정해영은 이닝과 투구 수 모두 팀 내 최다(31경기 35이닝, 경기당 15.9구)로, 이미 지난 시즌 전반기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불펜의 핵심 조상우(36경기 31.2이닝)와 전상현(38경기 33.2이닝) 역시 과중한 등판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필승조의 효율적인 운용 없이는 전반기 마무리조차 쉽지 않다.

타선의 폭발도 절실하다. 지난주 KIA의 팀 타율은 0.237로 리그 9위에 그쳤다.

그나마 김호령이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주득점원 역할을 해내고 있고, 박찬호도 공수에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초반에 점수 차를 벌려 후반 불펜 부담을 줄이는 운영이 필요하다.

현재 KIA는 전반기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김도영과 나성범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백업들의 투지로 버티는 야구는 계속된다.

전력 공백 속에서도 KIA가 이번 주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전반기 흐름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