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크고작은 피해를 입히는 장마가 제주에서 시작됐다. 지난 주말 전후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 비가 내렸다. 제1호 태풍 ‘우딥’도 필리핀 다낭 동쪽 해상에서 발생, 중국 내륙에서 소멸했다. 경기 내륙에는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번 주 장마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들도 여름철 재난 예방에 팔을 걷었다.

전남도는 하천·산림·농업·항만·지하공간 등 분야별 재해 취약시설 5만1천31개소를 전수 점검해 필요한 안전 조치를 모두 마쳤다. 22개 시·군, 한국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보성강수력발전소 등 물 관리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댐과 보 방류 시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 실정을 잘 아는 주민이 재해위험지역을 예찰하고 대피를 도와주는 ‘전남형 마을 안전지킴이’를 구성해 운영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주일 먼저 장마가 찾아왔다. 특히 2020년, 2011년(6월10일)에 이어 역대 3번째다. 기상청은 남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예상보다 일찍 정체전선이 북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죽은 태풍이 남긴 수분으로 앞으로 더 많은 비를 뿌릴 수도 있다. 광주·전남권은 19일 이후 장마에 들어설 것으로 예보됐다. 남부지방은 평년 기준 6월23일인데 빠른 편이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이 예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5월 중순 이후 기온도 높게 유지되고 있어 여름에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며 재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예측이 어려운 수준으로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실효성 있는 재난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인스타그램에 “정치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선 부주의나 무관심 등으로 인한 사고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국민행동요령을 제때 전파하고 단 한 명이라도 인명 피해가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