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나주시가 새 정부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될 기후에너지부 유치를 선언했다. 장소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등이 위치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다. 김영록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기후위기가 미래세대 생존까지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최적화된 실행 거점임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듯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가 컨트롤타워가 시급하다. 지금의 구조론 기후든 에너지 분야든 세계적 흐름에 부응하기 쉽지 않다. 부처에 흩어진 관련 기능을 통합해 실효성을 높이는 차원이다. 기업의 불확실성을 걷어내 투자를 활성화하고,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 이익 공유 등 주민 참여를 위한 시책을 개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음주 출범할 국정기획위원회를 통해 구체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위는 사실상 인수위원회를 대신하는 것으로 60일 내 국정과제를 정리하고 로드맵을 마련한다.

전남권 재생에너지 잠재량은 1천176GW로 전국(7천333GW)의 16%를 차지해 1위다. 국내 최고 태양광 단지를 비롯해 8.2기가와트(GW) 규모의 세계 최대 신안 해상풍력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또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와 함께 여수국가산단·묘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해양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한 국가해양생태공원과 블루카본 바다숲 등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에는 전력산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핵심 공기업이 위치해 협업에도 매우 유리하다. 에너지밸리를 통해 산·학·연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RE100(재생에너지 100%)산단을 표방한 국가산업단지 조성도 순조롭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는 인재 양성과 기술 혁신의 산실로 활용 가능하다.

전남은 명실상부 에너지수도다.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태풍, 가뭄 등 기후위기 해결 방안을 모색할 역량과 의지를 갖추고 있다. 기후에너지부의 최고 적지다. 단순한 지방 분산이나 지역 안배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정책의 실천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다.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이끌고 균형발전을 앞당기는 결단이다. 새 정부 국정 철학 구현의 모범 사례로 충분하다. 기후변화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해온 전남이 주목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