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결렬로 인한 광주 시내버스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광주시가 비상대책을 수립해 운행률 8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하루 200건의 민원을 접수하며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의회가 강기정 시장의 적극적인 중재를 촉구했으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방관자적 태도에서 벗어나 준공영제 운용 주체로서 역할해야 할 것이다.

광주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를 통해 연간 1천4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 광주시가 보전하는 적자는 해마다 불고 있다. 2007년 준공영제를 시작했을 때 196억원에서 2020년 들어 1천억원을 돌파해 10배 이상 늘었다. ‘돈 먹는 하마’ 신세다. 광주시의 책임이 막중하고 노조도 자유로울 수 없는데, 결국에 막다른 파국을 선택하고 말았다.

노조는 임금 8.2% 인상, 65세로 정년 연장 등 처음 제시했던 내용을 고수하고, 사측은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고, 광주시는 자율에 의한 최적의 협상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비상수송으로 면피하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시내버스 운행 비율을 최대한 높이 유지하고, 지하철 추가 배차를 시행중이라고 해도 한계가 분명하다. 시내버스 1천40대 중 880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기사 2천400여명 중 1천400명이 노조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무기한 전면 파업을 막을 수도 있었다. 지난 5일 노조는 현충일 연휴 기간 투쟁을 멈추며 대화 제의를 기다린 것이다.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은 시민들은 폭발 직전이다. 월요일부터 출근, 등굣길 불편이 빚어졌다. 곳곳에서 지각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에서 안내하는 도착 예정 시간이 달라 혼란스럽다. 80%대 운행률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우려했던 교통 대란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안주하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

노사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해마다 천억대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더 머뭇거려선 안 된다. 부당 노동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니, 어불성설이다. 둘러대기 좋은 구실이다. 합리적 해결 방안 도출에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준공영제 체제에서 광주시가 제3자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