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운동의 선구자이자 5·18민주항쟁의 증언자로 살다 간 김성애(세례명 로사리아)의 삶을 조명한 책 ‘그리운 5·18투사 김성애·로사리아’(문학들刊)가 출간됐다.

저자는 1980년 5월 투사회보 제작에 참여했던 전용호 작가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공저자이자 오랜 시간 지역문화운동과 문학 활동을 병행해온 인물이다.

그는 “광주의 역사 속에 묻힌 이름 하나를 통해, 여성들의 투쟁과 연대의 서사를 복원하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김성애는 1956년 광주에서 태어나 17살에 로케트전기에 입사하며 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76년 노동조합 부녀부장으로 선출돼 JOC(가톨릭노동청년회) 활동에 나섰고, 민청학련·송백회 등 당대 민주화운동 단체들과도 연대했다. 1980년 5월, 도청 내 취사 인력으로 시민군을 지원하던 그는 계엄군 진입 직후 서울로 피신해 ‘이 로사리아’라는 이름으로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후 수녀원에 몸을 숨기며 당국의 추적을 피했고, 정국이 잠잠해진 후 광주로 돌아와 다시 노동운동 현장을 지켰다.

결혼 후에는 서울로 이주해 민주화운동가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삶을 이어갔다. 활동의 장소는 바뀌었지만 사회를 바꾸겠다는 신념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1994년 고향을 다녀오던 길, 교통사고로 두 딸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짧은 생이었지만 그의 삶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졌고, 2014년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되며 공동체의 역사 안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를 넘어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오월항쟁과 현장 노동운동의 진면목을 담아낸 기록이다.

한편 ‘그리운 5·18투사 김성애·로사리아’ 광주 출판기념회는 오는 4일 오후 4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서울 행사는 27일 오후 4시 문화공간 온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월민주여성회, 광주민청학련 동지회, 민청련동지회 등이 주최하고, 5·18기념재단과 비상시국회의가 후원한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