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젊은 시절은 있고,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정신적인 기능 저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는 주변 운전자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운전능력과 판단력 등 전반적인 기능이 과거보다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도로교통법 제73조는 만 75세 이상의 운전자를 ‘고령운전자’로 정의하고, 해당 연령대 운전자의 면허 취득이나 적성검사(갱신)를 위해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과 ‘치매 선별검사’를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검사 주기도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됐다. 치매 검사는 기억력, 주의력, 변별력 등 인지 기능을 종합적으로 검사해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만으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고령운전자 면허증 반납 제도’다. 현재 전국 많은 지자체에서 이 제도를 시행 중이며, 관련 예산도 매년 증액되고 있다.

무조건적인 반납 유도보다는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운전자에게 지역사랑상품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제도에 대한 호응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관련 부서에 대한 문의 및 면허 반납 건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대부분의 보상이 일회성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농어촌 지역의 고령운전자들에게는 면허를 반납한 후 일상생활 이동이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불편함이 크다.

따라서 보다 현실적인 교통 편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면허 반납과 함께 고령운전자의 운전 행태를 분석하고, 교통사고 사례 중심으로 위험성을 널리 공유·홍보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아울러 보다 자발적인 반납을 유도할 수 있도록 면허 연령 상향 조정, 적성검사 주기 단축 등 제도적 방안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한다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나와 가족,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보다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으로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정원·장흥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