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뼈인 요추의 뒷부분에 터널처럼 위에서 아래로 이어진 척추관이라는 공간이 있다. 이곳에 머리부터 꼬리뼈까지 이어진 척수 신경이 지나가는데,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누르면 척추관 협착증이 발생한다. 흔히 부르는 협착증은 허리에서 나타난 요추 척추관 협착증을 일컫는다.

호발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문제이다. 척추관을 구성하는 인대나 뼈가 혈액순환장애로 부어오르거나 막혀 척추관의 공간이 좁아지면 척수와 신경이 압박된다. 또한 척추 분리증, 척추 전방전위증 같은 기왕력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요추 협착증은 허리에서 발생하지만 허리 자체의 통증보다는 하지의 신경학적 증상이 두드러진다. 협착증 환자들은 양측 하지가 저리거나 오래 걷기 힘들 정도로 힘이 빠지는 신경성 파행 증상을 주로 호소한다. 신경압박이 심한 경우에는 요실금, 야간뇨 등의 비뇨기계 불편감도 동반된다.

협착증의 진단은 이학적 검사와 영상 검사를 활용한다. 앉은 자세에서는 통증이 심하지 않고, 허리를 숙이는 동작에서 증상이 완화되면 요추 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확진은 MRI 검사를 이용한다. X-ray에서는 협착증을 의심할 수만 있으며 MRI 검사에서 척추관의 직경과 신경 압박의 위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 허리 디스크와 요추 협착증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디스크는 20-40대에 호발하며 하지저림은 일측인 경우가 많다. 반면 협착증은 60세 이상에 나타나며 하지저림은 양측으로 이어진다. 허리 움직임을 보면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하면 디스크,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면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 협착증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관리해 일상생활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협착증은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다. 그러므로 기능이 떨어지고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최대한 개선해 통증을 완화하고 신경압박을 해소해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늘려줘야 한다.

요추 협착증의 치료는 비수술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비수술치료는 약물치료, 침구치료, 한약치료를 활용한다. 약물치료는 진통소염제, 근이완제를 처방하는데 즉각적인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한다. 또한 65세 이상은 진통소염제 복용 시 위장관 불편감을 호소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침구치료는 도침치료, 약침치료가 효과적이다. 도침은 만성으로 기능이 떨어져 유착된 근육과 인대를 미세하게 절개박리해 움직임을 개선하고 신경압박을 해소해준다. 약침치료는 어혈을 풀어주는 약재를 정제 및 추출해 제조한 약침액을 신경주변에 주입해 신경염증과 부종을 줄여준다.

한약치료는 협착증의 신경통을 감소시키고 손상된 주변 연조직을 재생해준다. 고령 환자에서 추위를 타며 하지통증을 호소하면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 통증과 함께 비뇨기계 불편감을 보이면 ‘우차신기환(牛車腎氣丸)’을 활용해 치료한다.

수술치료는 협착증의 불편감이 심해 일상생활에 어렵거나 혹은 비수술치료를 3개월 이상 받아도 호전되지 않을 때 시행한다. 신경의 압박을 줄여주는 감압술, 허리를 고정해 움직임을 보완해주는 유합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수술치료만으로 완치가 되는 것은 아니며 재활치료가 수반돼야 한다.

요추 협착증에 반드시 필요한 치료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운동치료이다. 협착증은 하지근력이 약화돼 근위축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운동을 꾸준히 해서 근력과 근육을 유지해줘야 한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걷기이다. 굴곡지거나 경사진 곳이 아닌 평지를 산책하는 것이 좋다.

걷기가 힘들다면 누워서 하는 운동을 권한다. 첫 번째 운동은 누워서 다리를 편 상태로 발을 머리방향으로 당겼다가 발바닥 방향으로 밀어내는 동작으로 하지부 후면 근육을 풀어준다. 두 번째 운동은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굽혀 엉덩이와 발바닥이 지면에 닿은 상태를 만들고 무릎을 좌우로 돌려주는 골반운동이다. 운동은 본인이 힘들지 않을 정도의 수준까지 최대한 수행해야한다.

퇴행성 질환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 다리 힘이 약해 멀게 느껴지는 거리도 주변의 도움과 함께하면 짧아지듯이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 치료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