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앞 8강에서 논한 득괘한 괘의 과거 현재 미래 판단과 관련해 다섯째 본괘는 과거, 지괘는 그 전 과거, 여섯째 본괘 지괘 모두 미래로 보는 점법에 대해 실점예를 들어 설명하고 본 강의에 들어간다.

먼저 다섯째 점법의 실점예이다. 서기 1806년 병인년(丙寅年) 3월4일 에도(東京)에 대화재가 났다. 에도에 친척을 둔 모 인사는 친척집이 불탔는지 여부를 문점해 ‘수지익(隨之益) 사·상동’을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수(隨)는 ‘따름’을 의미하므로 화재에 따랐다는 것으로서 아마도 그 이웃집까지 불이 붙어 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괘의 외괘 태택은 물이므로 능히 불의 기세를 막아서 일단은 옮아 붙어 타버림을 면했으나 수괘가 변해 익괘(益卦)가 됐으니 익괘는 이화괘와 닮은 꼴(似卦)이라서 ‘불길이 성한 모습’이고 또한 익(益)은 ‘더하다, 늘고 불어나는 것’을 나타내며, 태택 담수(澤水)가 변해서 손풍인 바람이 된 것은 바람의 위세가 더해져 재차 위험에 처해서, 끝내는 모두 다 타버리는 액(厄)을 당했을 것”이라고 점단했다. 육변서법에서는 변괘의 화상(畵象)을 중시해야 한다.

여섯째, 본괘, 지괘를 모두 미래로 보는 점법의 실점예이다.

어느 인사가 자기 일신의 진퇴(進退)와 오랫동안 지망하고 있던 사안(事案)에 대한 성사(成事) 여부에 대해 문점을 청하자 ‘동인지건(同人之乾) 이효동’을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동인괘는 단전(彖傳)에 ‘동인(同人)은 유득위(柔得位)해, 득중이응호건(得中而應乎乾)할세’하였듯이, 본래 건위천(乾爲天)에서 온 괘다.

그런데 다시 변해서 건이 됐으니 곧 그대의 지망사가 옛 주인에게로 돌아갈 소망임을 밝혀 표시하고 있다. 이는 건천을 주인으로 삼는 까닭이다. 지금 동인 이효가 동한 것은 소망사 통달의 기운이 익어감을 가르킨 것으로서 동인괘는 군신상우(君臣相遇)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미 소망 성취의 서광을 봤으나 이효와 오효 사이에는 중간에 두 양효가 격(隔)해 있으니 지금으로부터 2년 후 삼년 째에 실현될 것이고, 동인의 육이(六二)는 신위(臣位)로서 구오(九五)의 군주와 거리가 멀어 군주가 거(居)하는 곳으로부터는 떨어진 변방의 어느 지역을 담당하게 된다고 점단했다. 동인괘는 건위천에서 일음이 시생해 구괘(姤卦)를 거쳐 월효래왕(越爻來往)하여 동인괘로 진행하고 있는데 다시 원괘 건위천으로 돌아가는 상이다.

지금부터 9강 본 강의와 관련해 득괘의 도래 시기는 동효 위치, 괘상 등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문점사에 대해 득괘한 괘가 이뤄지는 시기를 추단하는 방법으로 효의 위치를 숫자로 해당시키는 방법 외에 몇 가지 유용한 점법에 대해 설명한다.

첫째, 동효가 내괘에 있으면 오전, 오늘, 안(內)으로 하고, 외괘에 있으면 오후, 내일, 밖(外)으로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에 대한 다음 ‘실점예’에서 출산의 시기를 점해 ‘복지진(復之震) 사효변’을 얻고 이를 순산으로 보며 그 출산시기를 내일이라고 점단했다. 그 이유로는 외괘(곤지→진뢰)가 변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효변을 4일 후로 보기도 하지만 진괘는 속발하고 순산(順産)한다는 점시가 있기 때문에 내일로 판단했고 순산한다는 점시를 얻었는데 4일씩이나 괴로워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동효를 바탕으로 효수(爻數)를 셈하는 점법이다.

이는 동효를 바탕으로 삼아서 그 점사의 성취, 달성 또는 귀착을 의미하는 효까지 그 사이에 끼어 있는 효의 수를 셈해 시기를 점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소망의 성사 여부를 점해 이효변 괘를 얻었는데 가까운 장래에 성취된다는 점으로 그 성취를 의미하는 효사가 오효에 있다면 동효인 이효에서 오효까지 숫자를 세어서 3일 뒤 4일 째 또는 4개월 째 등으로 단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다음 ‘실점예’에서 모 의사의 일신의 운명을 점쳐서 ‘몽지사(蒙之師) 상효변’을 득괘하고 점단하기를, 지금으로부터 4년 째에 수난(水難)의 위험이 있으니 각별히 경계하라고 당부했는데 과연 4년째 되는 해에 승선했던 배가 난파 조난으로 사망했다. 이 점단에서 산수몽은 산아래 감수(坎水)의 상으로 수난(水難)의 모습이 있고 상효변(乘馬班如 泣血漣如)은 근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재앙을 부르는 뜻이 있다. 그 재액의 시기를 몽의 상효로부터 다음 괘인 ‘수천수(水天需) 삼효’의 효사에 ‘수우니(需于泥)니 치구지(致寇至)’라 해 즉, ‘진흙에서 기다리다가 도둑을 불러온다’라고 했으니 몽의 상효, 수의 초효, 이효의 그 사이의 효수를 세어서 3년 후 4년째라고 단정한 것이다.

셋째, 팔괘를 십천간과 십이지지에 연결 예측하는 방법이다.

여러 점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십천간은 년과 일과 연결하고, 십이지지는 월과 시에 연결해 판단하는 사례들이 많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득괘에 따라서 이화괘를 득하면 병정일, 감수괘를 득하면 임계일 등과 같이 판단한다. 동효가 있는 괘 즉, 이효변이면 내괘를 취하고, 동효가 사효변이면 외괘를 취하되 지괘에 중점을 둔다.

〈팔괘와 십천간, 십이지지 배당〉

이에 대한 다음 ‘실점예’에서 임산부의 출산일을 점쳐서 ‘태지수(兌之隨) 이효변’을 얻어 점단하기를 ‘진(震)은 움직여 나오는 모습이니 출산 시기가 가깝다. 변진(變震)은 아침 묘시로 보니 내일 아침에 출산한다’고 점단했다. 이는 변진은 지괘의 정동(正東)의 묘시(卯時)를 적용한 것이다.


또 다른 ‘실점예’에서 위독한 환자를 점해 ‘건지대유(乾之大有) 오효변’을 얻고 점고하기를 ‘대유는 귀혼괘(歸魂卦)로서 목숨을 보존키 어렵다. 변이화(變離火)로 오늘부터 4,5일 후인 병일(丙日) 또는 정일(丁日)에 명(命)을 마칠 것’이라고 점단했다.

넷째, 팔괘를 사계절에 할당해서 시기의 판단에 응용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내괘, 외괘, 본괘, 지괘의 어느 것을 취해서 시기를 판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정한 판단의 기준은 없다. 득괘의 점시(占時) 여하에 따라서 내괘를 취할 때도 있고, 외괘를 취할 때도 있으며, 본괘를 주로 삼을 때도 있고, 지괘에 중점을 둘 수도 있다.

<팔괘와 사계절 할당>

다음 ‘실점예’에서 배를 타고 나간 선박이 포구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난사고로 난파를 당하자 ‘승선자들의 생사 여부’를 문점해 ‘익지이(益之頤) 오효변’을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지괘 산뢰이괘(山雷頤卦)는 섭생, 부양의 괘로 섬에 표류해 보호를 받고 생존해 있는데 내년 봄에 무사히 귀환할 것’이라고 점단했다. 생존자의 귀향시기를 지괘 상괘 간괘를 도진(倒震)으로 보고 봄으로 판단했다. 그 까닭은 생존하고 있다는 것은 지괘의 이괘(頤卦)의 상이 부양, 섭생의 뜻이 있기 때문이고 지괘 간산(艮山)의 때는 축간인(丑艮寅)으로 늦겨울부터 초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귀향시기를 진괘 또는 간괘로 판단했다.

다섯째, 팔괘에 수를 배당시키는 방법이다.

괘 배당의 수는 오행 수에 근거한 것이며 그 숫자로써 그 시기에 해당시킨다. 이 경우 내괘, 외괘, 본괘, 지괘의 어느 것을 취해서 수를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 또한 일정한 판단의 기준은 없다. 다만 건(乾)이라면 4일, 혹은 9일 또는 4와 9를 더해서 13일 등으로 점단한다.

<팔괘와 오행수>

다음 ‘실점예’에서 화물을 적재한 선박의 입항하는 선박 수를 점해 ‘둔지동인(遯之同人) 초효변’을 얻고 점고하기를, 둔은 대손(大巽)으로 손풍은 배(舟)를 의미하고 또한 오행수로는 3, 8 목에 해당하니 입항하는 선박의 수는 8척이며, 3과 8을 더해 11월에 입항한다고 해 그 시기까지 점단했다.

여기서 선박수 8척과 입항시기 11월은 서전심사에 근거해 추단한 것이다. 이 점예에서 본괘로써 판단한 이유는 둔괘는 대괘로 보아 대손(大巽)의 상으로 배의 모습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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