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 헌법재판소가 침묵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국민 대다수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중대결심’을 선언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를 멈추고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4월1일까지 임명하라”며 “한 총리가 4월1일까지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중대 결심’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쌍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권한대행직을 승계하는 다른 국무위원들마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차례로 연쇄 탄핵하는 방안까지도 거론된다.

‘연쇄 탄핵’은 지난 28일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이 주도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4월18일 전까지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 개정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그런 법률의 발의를 준비하는 의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필요하다면 법률 개정을 관철하는 우리의 행동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총리의 결단을 요구했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이번 주 뿐만 아니라, 4월18일 또는 그 전후까지 국회 본회의를 상시로 열어 국회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헌재를 향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29일부터 헌재 앞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는 박균택 의원(광주 광산갑)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윤석열 파면 선고일까지 매일 24시간 1인 시위를 펼칠 계획”이라며 “파면 선고를 반대하는 헌법재판관이 계시다면 그것이 헌법 파괴이며 대한민국을 내전 수준의 끔찍한 망국행위가 될 것임을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의 글에는 현재 600개가 넘는 ‘좋아요’와 댓글 130여개가 달리는 등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다.

박 의원은 앞선 28일에도 어둠이 깔린 광화문 앞에서 “대한민국이 위험에 빠졌다”며 “국민 여러분 다시 일어나 주시라”는 절박함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호남 최다선·최연장자인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은 “선출되지 않은 임명직 공직자 한 분의 권한대행과 여덟 분 헌법재판관의 지연, 태업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풍전등화”라며 “국민을 쉽게 보시거나 얕보시면 큰 코 다친다”고 경고했다.

단식 휴유증으로 건강 관리 중인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시민들은 하루하루 ‘짐승 같은 시간’을 견디고 있다. 시민들이 통곡한다”며 “헌재 재판관님들은 역사 앞에서 직무유기 하지 마라. 국민들의 절규가 헌법재판관 귀에는 들리지 않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시위에 참가했던 김원이 의원(목포)도 페이스북에 “헌재는 언제까지 국민들을 힘들게 할꺼냐”고 묻고 “8대0, 윤석열 탄핵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가자. 새봄, 내란 수괴 없는 대한민국을 염원한다”고 적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