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괘한 괘에 대한 길흉판단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하되 효사, 체용의 생극, 조짐의 외응(三要十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첫째, 득괘의 길흉은 주역의 효사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예컨대 건위천괘의 구이(九二)가 동하는 괘를 얻었다면 구이의 효사에 ‘현용재전(見龍在田), 이견대인(利見大人)’ 즉 ‘용이 밭에 있는 것을 보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라고 했다. 구이의 자리는 실무의 책임자, 구오가 왕이면 왕자의 자리로서 ‘스승, 귀인 등을 만나 재주와 능력을 길러야 하고 스승, 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이롭다’고 판단한다.

둘째, 체용의 생극관계로 길흉을 판단한다. 체용은 동정(動靜)과 주객(主客)을 의미하는데 체는 주가 되고 정(靜)하는 자이며, 용은 객이 되고 동(動)하는 자이다. 체는 문점자요, 용은 상대방 또는 알고자 하는 일이다. 용괘가 체를 생하거나 체용이 비화되면 길하고 체괘가 용을 생하거나 용괘가 체를 극하면 흉하다. 체괘가 용을 극하면 일이 성사되기는 하지만 온전치 못해 반길반흉(半吉半凶)으로 판단한다.

셋째, 점시에 주변에서 응해오는 조짐과 징후, 즉 외응(外應)을 보고 길흉을 판단한다.

점을 칠 때 좋은 말을 들으면 길하고 악담하는 말이나 싸우는 소리를 들으면 흉하다. 완전하게 이뤄진 보기 좋은 물건이나 둥근 물건을 보면 원만하고 순조롭게 성사된다. 반면에 깨진 그릇이나 파손된 기물을 보면 장애가 많고 일이 성사되기 어렵다.

넷째, 자신의 동정을 살펴서 일의 성사 시기를 길흉의 판단에 적용시킨다.

예컨대 앉아서 점치면 일이 늦어지고 걸어가면서 점치면 일이 빠르게 응하며, 뛰어가면서 점치면 일이 더욱 신속하게 응하고, 누워서 점치면 일이 매우 늦어진다.

결국 효사, 체용의 생극, 외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는데 점괘(효사)와 조짐(외응)이 모두 길하면 대길하고 모두 흉하면 대흉하며, 하나는 길한데 다른 하나가 흉할 때에는 괘상을 소상히 살피고 체용의 생극을 보아서 길흉을 판단한다.

다섯째, 혼인점, 출산점, 병점, 물가의 고저점, 거래점, 실물점(失物占), 기후점 등은 체용의 생극관계나 변괘를 중심으로 해석 판단한다.

먼저 혼인점에서 체괘는 혼인하고자 하는 나요, 나의 집안, 용괘는 상대방이 된다.

용괘가 체괘를 생하면 쉽게 이뤄지고 얻는 것도 많으나 오히려 체괘가 용괘를 생하면 혼인이 어렵고 성사돼도 잃은 것이 많다. 체괘가 용괘를 극하면 조금 늦게 되지만 성혼이 되고, 용괘가 체괘를 극하면 성혼(成婚)이 안되며 이뤄져도 흉이 많다. 체용이 비화되면 길하고도 이롭다.

상대방의 용모와 성격은 용괘가 건괘면 단정하고 키가 크며 원만하다. 태괘라면 키가 훤칠하고 말 잘하며 잘 웃고 피부가 하얗다. 이괘면 키가 작고 피부가 붉으며 화를 잘 낸다. 진괘라면 잘생기고 위엄이 있다. 손괘면 모발이 적고 못생겼으며 탐욕이 많다. 감괘면 간사 음탕하고 피부가 검다. 간괘면 누런 피부에 재주가 많고 동안(童顔)이다. 곤괘면 미모에 풍대하고 인색하다.

출산점에서는 체괘가 산모, 용괘가 출산한 태아가 된다. 체나 용이 모두 왕성(旺盛)해야 좋고 쇠약하거나 서로 극할 때는 좋지 않다. 체괘가 용괘를 극할 때는 자식에게 좋지 않고, 용괘가 체괘를 극하면 산모가 좋지 않다. 체괘가 용괘를 극하면서 용괘가 쇠약하면 자식이 기형이 될 소지가 높다. 용괘가 체괘를 극하면서 체괘가 쇠약하면 산모가 위태하다. 용괘가 체괘를 생하거나 체괘가 용괘를 생해주면 쉽게 순산한다. 물론 체괘와 용괘가 비화(比和)하면 순산은 물론 양육하는 일도 순조롭다.

남녀 구별에 있어서는 변하기 전의 본괘 체괘로 판별한다. 양괘이면서 양효면 남아, 음괘이면서 음효면 여아를 낳는다. 이 밖의 상황에서는 양이 왕성(旺盛)한 괘인가, 음이 왕성한 괘인가 등의 기세를 따져 판단한다.

병점에서는 체괘가 환자, 용괘가 병의 증세가 된다. 체괘가 왕성하고 용괘로부터 생을 받아야 호전(好轉)돼 완쾌한다. 체괘가 용을 극하면 쾌유하고 체괘가 용괘를 생하면 잘 낫지 않는다. 체괘가 용괘의 극을 받더라도 괘가 왕성하면 나을 가능성이 있지만 체괘가 극을 받는데 괘마저 쇠약하면 몇 일 안가서 죽는다.

낫는 날은 체괘에 달렸고, 악화되는 것은 체를 극하고 있는 용괘에 달렸다.

어떤 약을 쓸 것인가는 체괘를 생해주는 용괘의 성질에 달렸다. 이괘(離卦)가 체괘를 생해주고 있다면 쓰고 더운 약, 감괘는 짜고 찬 약, 간괘는 달고 따뜻한 약, 건태괘는 맵고 서늘한 약, 곤괘는 달고 습한 약, 손괘는 시고 찬 약, 진괘는 시고 따뜻한 약이 좋다.

물가, 주식의 고저 등락은 괘의 성정(性情)을 중심으로 보고 여기에 내괘인가 외괘인가에 따라 그 정도를 추정한다. 즉 건진이간(乾震離艮)괘는 오르는 성질이 있으므로 내괘에 있으면 오른다. 건은 크게 오르고 진과 이는 보통으로 오르며 간은 소폭으로 오른다. 이 네 괘가 외괘에 있을 때는 자기 위치를 확보해 보합세가 된다. 곤손감태(坤巽坎兌)괘는 내려오는 성질이 있으므로 위에 있으면 곤은 큰 폭으로 내리고 손과 감은 보통으로 내리며 태는 소폭으로 내린다. 이 네 괘가 내괘에 있으면 역시 자기 위치를 확보해 보합세를 유지한다.

거래, 교역점에서는 체괘는 거래하는 사람이고 용괘는 상대방이다. 체괘가 용괘를 극하면 이뤄지나 더디고, 용괘가 체괘를 극하면 이뤄지지 않는다. 체괘가 용괘를 생하면 이뤄지기 어렵고 이뤄져도 손실이 있다. 용괘가 체괘를 생하면 쉽게 이뤄지며 반드시 큰 소득이 있다. 물론 체괘와 용괘가 비화하면 쉽게 이뤄지고 이득도 크다.

실물점에서는 체괘가 주인, 용괘가 잃어버린 물건이 된다. 체괘가 용괘를 극하면 찾을 수 있고 용괘가 체괘를 극하면 찾지 못한다. 체괘가 용괘를 생하면 찾기 어렵고 용괘가 체괘를 생하면 조금 지체되기는 하지만 찾기가 쉽다. 물론 체용괘가 비화하면 잃어버리지도 않는다. 변한 소성괘로서 잃어버린 물건의 소재를 파악한다.

변괘가 건괘면 서북쪽, 관청안, 높은 지대 등에 있고 태괘면 서쪽, 연못이나 우물, 무너진 흙담 등에, 이괘면 남쪽, 빈집, 문서속, 소각장 등에, 진괘면 동쪽, 산림속, 번잡한 거리나 큰길에, 손괘면 동남쪽, 산림속, 사찰, 배나 차안에, 감괘면 북쪽, 물가, 어장이나 제염소 등에, 간괘면 동북쪽, 가까운 도로변에, 곤괘면 서남쪽, 창고, 밭이나 들에 있다고 판단한다.

날씨 즉, 기후의 변화를 알고자 할 때는 지괘의 오행을 중심으로 보고 호괘를 참조해 그 정도 및 장단을 예측한다. 건괘로 변하면 맑고 한랭하며 태괘로 변하면 구름이 끼고 흐리며 이괘는 맑게 개여 태양이 뜨고 진괘는 우레와 비바람이 일며 손괘는 바람이 불고 감괘는 비가 오며 간괘는 산안개가 끼고 비가 그치며 곤괘는 음습하고 흐린다.

다음은 득괘한 괘의 과거, 현재, 미래 판단에 대한 설명이다.

먼저 득괘의 과거, 현재, 미래 판단은 문점사(問占事)의 전후(前後) 사정을 심고해야 한다. 문점사항에 대한 정확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득괘를 하기 전에 문점자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를 점서서율(占筮序律), 서전심사(筮前審査)라고 하는데, 이는 마치 의사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환자와 문진하는 이치와 같다. 즉 오판(誤判)과 오진(誤診)을 줄이기 위해 문점자 또는 환자가 처한 전후 사정을 상세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전심사의 여섯 가지 사항은 문점(問占)을 청한 사람의 신분과 지위, 거처, 문점자의 기세(氣勢), 문점 시점, 문점사(問占事)에 대한 전후 사정, 점의 목적(占的)을 말하며,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득괘한 괘를 올바르게 해석해 점적(占的)에 대한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역점에서 득괘한 본괘를 현재로 삼고, 그 변괘로서 장래의 변화라고 생각해 그 괘효사(卦爻辭)에 의거해서 길흉을 단정한다. 그러나 문점사항에 대해 그 점시(占示)가 과거, 현재, 미래의 어느 때를 나타내고 있는가를 밝혀 사실과 괘상(卦象)을 대조해 그 내력을 밝히고, 현재의 진상을 확인해 다시 장래의 변화를 살펴 이에 선처(善處)할 만전의 방책을 제시해줘야 한다.

득괘(본괘)를 기준으로 삼아 지괘와의 시간적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 여섯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첫째, 본괘를 현재로 삼고 지괘를 장래로 하는 방법. 둘째, 본괘를 과거로 삼고 지괘를 현재로 하는 방법. 셋째, 본괘를 미래로 삼고 지괘를 미래의 미래로 삼는 방법. 넷째, 본괘 지괘 모두를 과거로 보는 방법. 다섯 째, 본괘 지괘 모두를 현재로 보는 방법. 여섯 째 본괘 지괘 모두를 미래로 하는 방법이 있다. 득괘의 시기 판단에 대해 일본의 역점의 명인인 ‘마세쥬슈(眞勢中州)의 실점예’를 통해 설명한다.

첫째, 가장 일반적인 시기판단으로 본괘를 현재, 지괘를 미래로 보는 실점예이다.

어느 병자의 병증상과 치료법을 묻는 문점에 대해 득괘해 ‘서합(噬嗑)괘 사효변’을 얻고 점고(占考)하기를 ‘현재 본괘 서합괘의 동효인 구사의 위치는 병증이 심한 곳을 가르키고 가슴 아래 명치를 의미하는데, 내괘인 진(震)의 울화가 흉격(胸膈, 심장과 비장 사이의 가슴부분)을 쳐 받쳐 이 부위에서 가래가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지금 변해서 이괘(頤卦)가 됨은 심화(心火 심장, 離火)가 장차 꺼져서 정지되고(離火→艮山) 다시 일신이 불화, 즉 이괘(頤卦) 괘상 전체를 압축해서 크게 보면 대리(大離)의 상으로 승천하는 모습이니 구할 길이 없다’고 점단했다.

다른 병자를 점해 똑 같은 괘, 똑 같은 변을 얻어 점고하기를 ‘이 환자는 현재 비위(脾胃 2,3,4효 艮土)에 식독(食毒 3,4,5효 坎水)으로 열(離火)이 심하고, 또한 서합괘는 사물이 막혀 있는 상으로 불통 변비의 증상인데, 지금 변해 이괘(頤卦, 섭생)가 됨은 식독이 흩어지고 열도 사라져 깨끗이 완쾌하게 된다’고 판단해 해독제를 복용하고 음식섭취에 유의해 완치됐다.

위 ‘실점예’에서 본괘에서 현재의 병의 증상을 보고 지괘에서 향후 병의 진행방향을 예측했다. 두 환자 중에 한 명은 죽고 다른 한 명을 완쾌로 판단한 것은 서전심사에서 환자의 전후 사정을 상세히 알고 있지 않으면 이와 같은 판단은 불가하다.

둘째, 본괘를 과거로 삼고, 지괘를 현재로 보는 점법의 ‘실점예’이다.

갑이라는 사람이 을에게 금자 10량을 인편으로 보냈는데 을쪽에서 그 10량 중 1량이 부족한 채 도착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당시에 양자 사이에 두 사람의 인편을 통해 송달한 것인데, 부족한 금 1량의 행방이 묘연해 문점을 청하자 ‘화택규(火澤睽) 사효변’을 득괘하고 점고하기를 ‘규괘의 하괘 태택은 갑, 상괘 이화는 을이다. 본괘는 갑이 금 1량을 분실하고 마음이 뒤틀려 심란해 하고 있는 과거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고 지괘 산택손(山澤損)은 현재 손해를 본 상태를 말해주고 있다.

금자 발송인 갑은 본괘 내괘 이효이고 수취인 을은 외괘 오효이며 그 중간의 삼효와 사효는 송달하고 수취한 심부름꾼 하인들이다. 본괘의 내괘 태괘는 소녀, 금전, 기쁨, 훼절로 하고 외괘 이화는 볼 견(見), 아름다울 미(美)로 하니 사효가 동한 것으로 보아 수취하는 여자 하인종이 속을 풀어보고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견물생심(見物生心) 끝에, 더구나 수량이 많으니 모를 것으로 생각하고 1량을 훔쳐 감춘 것이다. 또한 지괘 손괘 상효를 삼효 내괘로 복귀(復歸)시키면 지천태가 돼 안태롭게 됨을 뜻하니 머니 않아 분실한 1량은 되찾게 된다고 판단했다. 삼양삼음괘는 원괘인 지천태 또는 천지비에서 비롯되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셋째, 본괘를 미래, 지괘를 미래의 미래 보는 점법의 실점예이다.

지방에 사는 모씨가 오사카에 나와서 증권에서 큰 돈을 벌어 보려고 그 승패에 대해 문점 득괘해 ‘비지예(否之豫) 오·상효동’을 얻고 점고하기를 ‘천지비괘는 막혀서 불통함을 뜻하며 또한 음양(陰陽)의 소장(消長)으로 살펴봐도 양실(陽實)이 차츰 소멸해 가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증권에 손대면 실패함이 분명하다. 비괘(否卦)는 건천(乾天)의 세 양효가 나란하니 아마도 대금 30량을 들고 왔겠으나 지금 두 양효가 변해 사라져서 지괘인 뇌지예(雷地豫)괘가 됐다. 이것은 ‘증권투자에서 30량 중 홀연히 20량을 잃게 되는 흉한 조짐이고 다시 예괘는 곤(坤)의 지상(地上)을 진(震)의 한 남자가 걸어가는 모습이 있고 돈주머니가 가벼워져서 본향, 본고장으로 돌아가는 흉조(凶兆)의 상이니 투기하지 않는 것이 맞다. 손대면 반드시 손실을 본다’고 점단했다. 결과인 즉, 증권에 손을 대어 점단한 바와 같았다. 육변서법에서는 지괘의 화상(畵象)의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넷째, 본괘, 지괘를 모두 과거로 보는 점법에 대한 실점예이다.

약 팔년 동안이나 허리에 악성 종기가 생겨 끊임없이 고름이 새어 나와 등이 굽어져 펴지도 못한 거의 폐인(廢人)이 된 18세 남자의 질병과 운명에 대해 문점을 청하자 ‘지천태(地天泰) 오효변’을 득괘하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태괘는 삼양삼음이 배합해서 교제하는 괘임과 동시에 태(泰)라는 문자의 의미가 무병하고 건장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역점의 대상인 남자는 폐인과 다름없는 자인 까닭에 이괘는 그 자의 현재의 병 상태를 점시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태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태괘에는 음양화합의 의미가 있으니 즉 내괘 건부(乾夫)와 외괘 곤모(坤母)가 서로 성교해 오효가 변해서 외괘가 감수가 돼 수천수(水天需)가 됐다.

이 감수는 독(毒)으로, 곤모가 변해서 감수인 독으로 변한 것은 곧 부모의 성교에 의해서 임신한 태아에게 병독을 옮겨준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이 남자가 앓고 있는 악성종기는 그 병인(病因)이 유전에 의한 것임을 역괘는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해 유전 매독의 증상이 항진(亢進)해서 폐인과 같은 오늘의 상태에 이른 것이니 이 ‘병증, 즉 유전 매독의 증상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점단했다. 태괘(泰卦)는 남녀성교지상이고 이로 인해 감수의 병을 얻은 것이다.

【동인선생 강좌개설안내】

○개설과목(2) :명리사주학,역경(매주 토,일오전)
○기초이론부터 최고수준까지 직업전문가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