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하도(龍馬河圖)와 신구낙서(神龜洛書)는 만물의 생성 원리와 변화 발전의 이치를 함축하고 있어 천문, 지리, 인사 등 역학을 이해하는 바탕이 된다.

용마하도는 지금으로부터 6천년 전 태고시대,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첫 황제인 복희씨 때, 황하(黃河)에서 머리는 용(龍)을 닮고 몸은 말(馬)의 형상을 한 신비로운 용마(龍馬)가 출현했는데 그 용마의 등에 별모양과 같이 흰점과 검은 점들이 1에서 10까지 55개의 무늬가 질서 있게 배열돼 있었다. 이를 ‘용마하도’(龍馬河圖)라 하는데 희황제(羲皇帝)는 이를 보고 그 모양이 천지창조의 원리와 삼라만상의 생성 변화의 이치가 담겨 있음을 깨닫고 역(易)의 원리와 팔괘(八卦)를 창안했다. 용마하도에 대해 계사상전(繫辭上傳)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아래의 용마하도에서 하얀 동그라미는 홀수 양(陽), 검은 동그라미는 짝수 음(陰)을 표상한다. 여기에 방위, 계절, 오행(五行)을 대입(代入)하면 다음과 같다.

하도에서 5와 10은 사각형을 중심으로, 1과 2, 3과 4가 안쪽에서 서로 마주 보고, 1과 6, 2와 7, 3과 8, 4와 9, 5와 10이 각각 짝을 이룬다. 각 방위별로 음수(陰數)와 양수(陽數)가 짝을 이룸과 동시에 5와 10을 중심으로 음수와 양수가 짝을 이루고 있다.

하도에서는 1부터 10까지의 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중 홀수인 1, 3, 5, 7, 9를 하늘의 수인 천수(天數)라 하고, 짝수인 2, 4, 6, 8, 10을 땅의 수인 지수(地數)라 한다. 천수의 합은 25이고 지수의 합은 30으로 무릇 천지의 수가 55이니, 이것으로써 변화와 조화를 이룬다. 이는 선천수(先天數)로서 중앙의 다섯인 선천생수(先天生數)를 제외함으로써 태극의 본위(本位)로 삼고 나머지 50을 사용해 괘(卦)를 구하는 책수(策數)로 삼는다.

다섯 개의 수가 서로 더해져 새로운 수인 성수(成數)가 만들어 지는데, 즉 1이 5를 얻어 6이 되고, 2가 5를 얻어 7이 되며, 3이 5를 얻어 8이 되고, 4가 5를 얻어 9가 되며, 가운데 5가 5를 얻으면 10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수(生數)인 1, 2, 3, 4, 5에 각각 5를 더하면 6, 7, 8, 9, 10인 성수(成數)가 되며 이로 인해 1과 6, 2와 7, 3과 8, 4와 9, 5와 10은 각각 합하게 돼 1과 6은 수(水)를 생성해 정북(正北)에 위치하고 2와 7은 화(火)를 생성해 정남(正南)에 위치하며, 3과 8은 목(木)을 생성해 정동(正東)에 위치하고 4와 9는 금(金)을 생성해 정서(正西)에 위치하며, 5와 10은 토(土)를 생성해 중앙에 위치한다.

오행으로 보면 중(中)을 상징하는 토(土)를 중심으로 음(陰)인 수(水)와 양(陽)인 화(火), 음(陰)인 금(金)과 양(陽)인 목(木)이 마주 보고 있다. 이와 같이 하도는 음양의 중층적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도를 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1과 6의 수(水)에서 시작해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로 상생(相生)하는 순환운동을 상징하고 있다.

신구낙서(神龜洛書)는 지금으로부터 4천년 전 중국 하(夏)나라 우(禹)임금 때, 낙수(洛水)라는 곳에서 치수공사 중 신령스런 거북이가 발견됐는데 거북이의 등에 45개의 점상(點象)이 마치 글자 획(劃)을 그은 듯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우임금이 이를 보고 수(水)를 다스리고 왕도정치에 활용했으며 주 문왕이 신구낙서를 보고 신묘한 이치와 원리를 깨달아 후천팔괘(後天八卦)를 만들었다.

신구(神龜)의 등에 있는 45개의 점상은 등의 후미(後尾)인 꼬리를 중심으로 중앙과 좌우는 1, 8, 6개 점상이 백색(白色)을 띠고 있고 머리 가운데 부분에는 9개의 자색(紫色)과 그 좌우는 4개의 녹색(綠色)과 2개의 흑색(黑色)이, 등의 한가운데에는 5개의 황색(黃色)과 그 좌우에는 3개의 푸른색(碧色)과 7개의 적색(赤色) 점상이 아름다운 문양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낙서에서는 1과 9, 2와 8, 3과 7, 4와 6이 홀수는 홀수끼리, 짝수는 짝수끼리 서로 마주보고 있다. 양(陽)은 양(陽)과 마주하고 음(陰)은 음(陰)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밀어내는 부조화의 관계다. 오행(五行)으로 보면 수극화(水剋火), 화극금(火剋金), 금극목(金剋木), 목극토(木剋土), 토극수(土剋水)라는 상극(相剋)의 순환운동을 나타내 보여 주고 있다.

낙서에서는 1, 3, 5, 7, 9로써 동서남북 사정방(四正方)과 중앙에 배정하고 2, 4, 6, 8로써 네 모퉁이 사유방(四維方)에 위치하며, 10은 숨겨 둬 낙서에는 10이라는 수가 없다. 낙서의 수는 좌우, 전후, 종횡, 대각선 어느 면에서 보아도 수의 합이 15가 된다.

요컨대 하도는 음양의 조화와 상생을, 낙서는 음양의 부조화와 상극을 상징하고 있다. 북의 1, 6 수(水)와 남의 2, 7 화(火), 동의 3, 8 목(木)과 서의 4, 9 금(金)은 상극관계다. 또 낙서를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동남방의 4, 9 금(金)과 서북방의 1, 6 수(水), 동북방의 3, 8 목(木)과 서남방의 2, 7 화(火)는 상생관계다. 따라서 하도와 낙서는 상생과 상극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하도는 말 잔등에 나타난 무늬가 그림과 같아서 그림 ‘도’(圖)자를 붙였고 낙서는 거북이 등의 무늬가 글자 획과 같아서 글 ‘서’(書)자를 썼다고 한다.

다음은 괘의 구조와 원리에 대한 설명이다.

괘를 올바르게 해석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괘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고, 괘의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괘 해석의 단초(端初)가 된다.

먼저 괘를 이루는 획 하나하나를 효(爻)라고 한다. 즉 세개의 효가 모여 소성괘(小成卦)가 되고 여섯개의 효, 즉 소성괘 두 개가 포개지면 대성괘(大成卦)를 이룬다.

효는 ‘사귈 교(交)’로 서로 효끼리 사귀어서 괘를 이룬다는 것으로 동(動)해 음양이 바뀌면 다른 괘로 변해 간다.

대성괘는 괘마다 괘와 효에 그 모습을 풀어서 길흉(吉凶)을 점할 수 있도록 괘사(卦辭)와 효사(爻辭)가 언급돼 있고 육십사괘의 괘효사를 상경 삽십괘(乾卦에서 離卦까지), 하경 삼십사괘(咸卦에서 未濟까지)로 나눠서 순서를 잡아 배열한 것이 주역의 경문(經文)이다.

역경을 펼치면 맨 먼저 괘사가 나타난다. 예컨대 첫 괘인 건위천괘에서 ‘건(乾), 원형이정(元亨利貞)’이라 했는데 이것을 말한다. 괘사의 저자는 주(周)나라 문왕(文王)이라는 것이 정설이며 괘사를 단사(彖辭), 단사(斷辭), 재사(材辭)라고도 한다. 하나의 괘 전체를 특징 잡아 한 문장으로 요약한 것이다.

하나의 괘는 여섯효로 이뤄졌으니 육십사괘에는 총 384효가 있다. 효사는 각 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길흉회린(吉凶悔吝)에 대해 상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문왕의 넷째 아들 주공(周公)이 붙였다고 한다.

육효의 위치를 붙이는 방법으로 구(九)와 육(六)을 사용하는데, 구는 아홉 구로 양효를, 육은 여섯 육으로 음효를 말한다. 초효와 상효는 음양의 구별을 뒤에 놓고 효 위치를 앞에 두니 초구, 초육, 상구, 상육이라 하고 중간의 네 효는 육이, 구삼, 육사, 구오 등으로 사용한다.

육효에는 천지인(天地人)의 삼재관(三才觀) 사상이 숨어있고 위치에 따라 정위(正位)와 귀천(貴賤)이 정해져 있다.

소성괘에서는 아래가 땅, 가운데가 사람, 위가 하늘, 대성괘에서는 초·이효를 땅, 삼·사효를 사람, 오·상효를 하늘로 삼는다. 음양의 정위는 양기(陽奇), 음우(陰偶)의 이법에 의해서 서로 엇걸리게 놓아서 그것을 천지의 바른 양상으로 삼는 것이다. 음양이 정위를 얻은 괘는 기제괘(旣濟卦), 음양의 위치가 모두 바르지 않는 괘는 미제괘(未濟卦)이다.


위치에 따른 귀천을 보면 상효는 상왕, 은퇴한 대통령 등을 상징하고, 오효는 군왕, 대통령, 사효는 삼공의 벼슬자리, 공경(公卿), 각부 장관, 삼효는 대부(大夫)의 벼슬자리, 지방장관 등, 이효는 선비, 사대부, 초효는 서민, 벼슬이 없는 일반 대중 등을 의미한다. 육효의 위치별 사회적 신분을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육효의 위치별 사회적 신분>

효위는 사물의 성장과정, 진행단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초효는 싹이 돋는 시기, 상효는 다 자란 완성단계로 보며, 특히 삼효는 하괘에서 상괘로 옮겨가는 자리에 해당하므로 가장 위태 불안한 시기로서 경거망동을 삼가야 하는 위치에 해당한다. 효위의 중요한 순서로는 오효, 이효, 사효, 삼효, 초효, 상효 순이다.

먼저 중(中)이란 중용(中庸)으로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은 불가침인 것, 시대와 사회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이라는 것은 잃거나 없어지지 않는 절대 불변인 것이다. 상괘의 한 가운데 즉 오효와 하괘의 한 가운데인 이효를 말하며, 이 자리에 양효가 있으면 강중(剛中)이라 하고 음효가 있으면 유중(柔中)이라고 한다. 이 중효는 어느 괘에서도 거의 그 덕을 찬양하고 있다. 오효는 군주의 자리이고, 이효는 이에 상응하는 가장 능력있는 신하, 왕자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정(正)에 대해서는 정위에 관한 것으로서 초, 삼, 오의 양위에 양효가 있으면 정이고 이, 사, 상의 음위에 음효가 있으면 역시 정이다. 양위에 음효가 있거나 음위에 양효가 있으면 모두 부정(不正)이다.

중과 정을 함께 논해 보면, 만일 이효가 바로 중을 얻고 있는데 음효가 있을 자리에 양효가 있더라도 이것을 강중(剛中不正)이라 해서 그 효의 부정함을 허물삼지 않고, 강건(剛健)한 신하로 보아서 영예로움이 많다고 한다. 물론 이효인 음위에 음효인 경우에는 중으로서 정까지 얻고 있으므로 유순중정(柔順中正)이라 칭해 그 덕을 크게 찬양한다. 초, 삼, 사, 상의 네효는 모두 부중(不中)으로 타고난 위치가 중이 아니어서 좀 억울한 편이다.

초, 삼, 사, 상효의 특성을 살펴보면, 초효는 양위이므로 양이 있는 것이 좋으나 음효일 때는 고식적(姑息的)인 우둔한 효로 보게 된다. 그것은 힘이 약하고 부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자신의 죄가 아니므로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 삼효도 부중이나 이곳은 초효보다 더 나쁜 위치다. 내괘의 극이고 외괘와의 경계라고도 할 수 있는 위치이므로 바른 정위인 양효도 때로는 과강(過剛)에 빠져들기 쉬우며, 음효이면 부정에다가 음유부재(陰柔不才)가 되어 배척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주 거처하기에는 거북한 위치다. 사효는 음의 정위로서 오효 군주를 받들고 모셔야 하는 측근 시자(侍子)의 위치다. 이곳에 음이 있으면 정을 얻고 있기 때문에 오효 군주에게 순종시봉(順從侍奉)하는 것으로 허물될 일이 비교적 없으나 양효가 있다면 황송하게도 임금을 능멸(凌蔑)하는 부정이 되기 쉽기 때문에 좋지 못하다. 상효도 음위로서 정이라고 하더라도 자칫하면 음험(陰險)하고 사녕(邪佞)한 자가 되기 쉬우며 또 한 괘의 극으로 변방에 해당되므로 성질이 비뚤어진 모양이다. 만약에 양효일 때는 바르게 있기가 어려워 모반, 반역을 저지를 것 같은 부정한 효이다.

결국 중정(中正)은 길하고 부중(不中), 부정(不正)은 흉하다. 그 자리가 정위에 있어서 정을 얻었어도 전부가 길하지만은 않으나 중인 것은 거의가 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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