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역(易)을 모르는 사람은 재상(宰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것은 주역(周易)은 만물의 뜻을 규명하는 학문으로서 주역(周易)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인생의 지혜를 깨닫게 해주는 인간의 수양(修養)을 위한 완성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周易)을 ‘고전 중의 최고의 학문이요 제왕학(帝王學)’이라고 했다. 십익(十翼)을 술작(述作)해 주역(周易)을 완성한 공자(孔子)도 평생토록 위편삼절(韋編三絶,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짐)이 되도록 읽었던 책이 바로 주역(周易)이다.

역(易)을 미래 예측(豫測)의 계산척(計算尺), 미래 예지(豫知)의 학문이라고 한다.

일본의 역성(易星) 고도탄상(高島呑象)은 ‘신(神)의 언어(言語)’라 했다. 그만큼 역(易)은 예측력이 뛰어나고 역(易)을 통을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역경(易經)은 자연과 인간과 사회에 대한 탁월한 예지와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는 학문이다.

전자(前者)는 역경(易經)이 점서(占筮)의 서(書)라는 것이고 후자(後者)는 철학과 사상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역경(易經)은 유교의 경전 중에서 으뜸으로 심원한 철학을 담은 사상서이면서 팔괘(八卦)의 움직임을 통해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미리 알아 취길피흉(取吉避凶)하는 점서(占筮)라는 두 가지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다.

역(易)을 이루는 기본은 팔괘(八卦)로서 우주의 삼라만상을 형성하는 요소들을 음(陰,0)과 양(陽,1)의 부호를 이용해 천지인(天地人)의 삼재관(三才觀)관 사상을 담아 부호화시킨 괘획(卦劃)을 말한다.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찌가 17세기 청나라에 와서 이진법의 원리를 활용한 역괘(易卦)를 보고 동양에서는 일찍이 이진법을 쓰고 있음을 알고 놀란 바 있다. 이러한 팔괘는 건천(1乾天, 하늘), 태택(2兌澤, 못), 이화(3離火, 불), 진뢰(4震雷, 우레), 손풍(5巽風, 바람), 감수(6坎水, 물), 간산(7艮山, 산), 곤지(8坤地, 땅) 8가지 요소를 말한다.

이들 요소들은 공간상에서 천지정위 (天地正位), 산택통기(山澤通氣), 수화불상사(水火不相射), 뇌풍상박(雷風相博)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자연을 비롯한 삼라만상은 무수히 많은 물질들로 구성돼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이 8가지 구성요소에서 비롯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팔괘(八卦)는 중국의 전설상의 시조라 하는 태호(太昊) 복희씨(伏羲氏)가 상고(上古)시대 B.C 6488년에 창안 창시했고 중고(中古)시대 B.C 11세기 주(周)나라 문왕(文王)과 주공(周公)이 괘사(卦辭)와 효사(爻辭)를 붙였으며 하고(下古)시대 공자(孔子)가 십익(十翼)이라는 역경에 대한 해설서를 편찬함으로써 역경은 삼세(三世)에 걸쳐 삼대(三大) 성인(聖人)에 의해 완성됐다.

공자(孔子)의 십익(十翼), 십전(十傳)은 상전 대소(象傳 大小), 단전 상하(彖傳 上下), 계사전 상하(繫辭傳 上下), 문언전(文言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 10권의 책으로 역(易)의 상(象)과 사(辭)와 괘(卦) 등에 대해 해설하고 육십사괘의 순서, 하늘과 땅의 성상(性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역(易)은 처음 복희씨(伏羲氏)가 소성괘 팔괘와 대성괘 육십사괘의 괘획(卦劃)을 그리고 주문왕(周文王)과 주공(周公)이 괘사와 효사(卦辭 爻辭)를 붙일 때까지 약 오천년 간 괘사(卦辭)와 효사(爻辭)없이 상(象)과 수(數)만 보고 괘(卦)를 읽고 해석 활용됐다. 이를 통해 역경(易經)은 상수학(象數學)에 근거한 점서(占筮)로 시작됐음을 알 수 있고, 여기에 공자(孔子)가 군자(君子)의 대의명분(大義名分)에 입각한 의리학적인 입장에서 십전(十傳)으로 해설해 사상서(思想書)로 발전돼 왔다.

또한 역(易)이 사상서(思想書)로서 보다는 점서(占書)로서 시작됐다는 것은 청대(淸代) 강희(康熙) 14년에 주변 9개국의 주역(周易) 학자들이 편찬한 ‘주역절중’(周易折中)이라는 책에서 ‘무릇 역서는 본래 점서로서 만들어졌으며, 그 말은 반드시 상수에 근거를 두고 있다(大抵 易之書 本爲卜筮而作故 其辭必根于象數)’고 한 것을 보면 더욱 분명해 진다.

따라서 괘(卦)를 볼 때는 먼저 육십사괘 마다 다양한 괘상(卦象)을 먼저 이해해야 하고 괘명(卦名)과 괘효사(卦爻辭)는 그 다양한 상(象) 중의 어느 하나의 특징을 잡아 붙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홍길동이가 날쌘돌이이고 신출귀몰할 뿐만 아니라 검술에 능하고 의리협객 등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홍길동을 ‘날쌘돌이’라고 하나로 정해 버리면 홍길동의 다양한 재주를 간과해 버리는 것과 같다.

실례로 주역 64괘 중 11번째 나오는 지천태(地天泰)의 괘상(卦象)은 상괘는 곤지(坤地), 하괘는 건천(乾天)이니 남녀상교지상(男女相交之象)으로 가장 안태(安泰)로운 길괘이기 때문에 안태로울 태(泰) 자(字)를 붙여 지천태(地天泰)라고 했다.

그러나 그 상(象)을 보면 땅 밑에 건부(乾父)가 자리하고 있으니 건부(乾父)가 땅 속에 묻혀 죽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괘(卦)를 볼 때는 반드시 다양한 상(象)을 보는 것이 먼저고 그 다음 괘명(卦名), 괘사 효사 순으로 이해해 나가야 한다

괘(卦)는 상괘와 하괘의 두 소성괘(小成卦)가 합하여 하나의 대성괘(大成卦)로 구성된다. 이는 이 세상의 조직 구조는 반드시 이원적(二元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선생과 학생, 모든 조직은 관리자층과 실무자층, 가정은 부모와 자녀, 너(彼方) 와 나(我方) 등으로 이원화(二元化)시켜 상괘와 하괘로 놓고 보고 이 양자 간의 관계를 상괘와 하괘의 변화를 통해서 관찰한다.

그러니까 상괘에 팔괘, 하괘에 팔괘가 위치해 서로 간의 조합을 만들어 보면 64괘가 만들어져 역경(易經)의 괘(卦)는 상경(上經) 30괘, 하경(下經) 34괘로 총 64괘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만물의 변화의 패턴은 결국 64가지로 유형화(有形化)시켜 놓고 그 생성, 변화, 발전의 과정을 추찰(推察)해 길흉화복(吉凶禍福)을 판단하는 자연과학이다.

이러한 유형화에 대해 공자(孔子)의 계사상전(繫辭上傳) 제1장에서 ‘방이류취 물이군분 길흉생의’(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 해 ‘같은 방향에는 유사한 류(類)들이 모여 무리를 이뤄 분화 발전돼 감으로써 길흉(吉凶)이 생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역(易)은 지극히 간단한 8가지 구성요소들이 상하괘(上下卦)의 조합을 통해 변화 발전을 추찰(推察)하고 예측(豫測)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단히 자연과학적인 이치와 원리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역(易)의 원리와 이치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다면 자연과 인간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한 길흉회린(吉凶悔吝)의 답(答)을 찾을 수 있다.

그러면 역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보자.

모인이 ‘자신의 승진(昇進) 여하’를 알고 싶어 문점을 청해 ‘건위천’(乾爲天)괘를 얻었다면 건위천(乾爲天) 괘의 괘사(卦辭)에서는 ‘원형이정’(元亨利貞) 즉 ‘크게 형통하고 이롭고 바르다’라고 건위천괘 전체를 한마디로 요약을 해놓았다.

다음 건위천괘의 각 효사(爻辭)인 초효(初爻)에서는 ‘잠용물용’(潛龍勿用) 즉, 물에 잠겨있는 용이니 쓰지 못한다. 이효(二爻)에서는 ‘현용재전 이견대인’(見龍在田 利見大人) 즉, 밭에서 용을 보니 나를 길러줄 대인을 봄이 이롭다. 삼효(三爻)에서는 ‘군자종일건건 석척약 려무구’(君子終日乾乾 夕惕若 厲无咎) 즉, 군자가 하루 종일 일하고도 저녁이 돼 두려워하고 걱정한다면 허물이 없다. 사효(四爻)에서는 ‘혹약재연 무구’(或躍在淵 无咎) 즉, 혹 용이 하늘로 날기위해 연못에서 용이 뛰어 오르면 허물이 없다, 오효(五爻)에서는 ‘비룡재천’(飛龍在天) 즉, 용이 비로소 하늘을 날다. 상효(上爻)에서 ‘항룡유회’(亢龍有悔) 즉, 용이 너무 높이 날아 후회가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건위천(乾爲天)의 괘상(卦象)을 살펴보면 육용(六龍)이 하늘을 다스리고(六龍御天之課), 용이 변화를 주관하는 것을 보며(龍示變化之象), 용이 물을 찾기가 어렵고(困龍得水之象), 만물이 비로소 시작(萬物資始之意)되는 상(象)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용은 물 속에서 자라나 비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야 비로소 뜻을 이루는 것이니, 초효부터 상효까지의 위치에서 쓸 수 있는 위치는 오효(五爻)가 하늘을 날으는 최고(君)의 자리이고 그 다음으로는 이효(二爻)의 왕재(王才)의 자리이며 나머지는 아직 때가 아니고 시기가 이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승진 여하를 알기 위해 점(占)해 건위천괘(乾爲天卦)의 사효(四爻)를 얻었다면 용이 오효에서 하늘로 날고 사효에서는 하늘로 날기 위해 연습하고 있는 자리이다. 즉 사효의 위치는 ‘마치 비행기의 트랩을 올라탔는데 이 사람이 아직 비행기를 막 타기 전에 비행기가 떠나버린 상황으로 아직은 승진이 어려우니 조금 더 즉, 일년 후 또는 다음 시험을 기다려야 함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다른 예로 상대방과의 어떤 문제에 대한 소송분쟁이 발생했다면 이에 대한 소송의 진행사항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해 답을 찾기 위해 작괘(作卦)해 ‘천수송’(天水訟)괘를 얻었다면 천수송괘(天水訟卦)는 상경의 여섯번째 괘로서 소송(訴訟)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 아마 송사와 관련된 천수송괘를 얻게 될 것이다.

다음의 표에서 내가 원고가 되어 소송할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천소송괘에서 나는 하괘 감수(坎水)가 되고 상대방은 상괘 건천(乾天)이 되니까 나는 소송하려고 하는데, 상대방은 이 괘를 소송의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이를 빈괘(賓卦)라 하는데, 수천수괘(水天需卦)가 되고 수(需)는 ‘기다리다’는 뜻이니 상대방은 소송할 생각없이 기다리는 형국이다. 그런데 내가 소송을 하면 상대방도 맞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기 때문에 태도가 바뀌어 상대인 건천(乾天)은 음양(陰陽)이 바뀌어 곤지(坤地)가 되고 괘(卦)로는 지수사(地水師)가 돼 사(師)는 전쟁을 의미하니 서로 싸우고 골육상쟁의 비극을 맞게 된다. 이는 서로에게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고 원고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책은 상대가 맞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이 소송을 포기하면 즉, 하괘 감수(坎水)는 음양이 변해 이화(離火)가 되어 괘(卦)는 천화동인(天火同人)이 된다. 동인은 서로 뜻이 맞는 친구라는 의미이니 이는 상·하괘가 같은 뜻을 품고 있는 동류(同類)가 되어 결국 소송없이 문제는 해결된다는 것이다. 결국 괘상(卦象)의 변화를 보고 화해(和解)함이 최고의 방책임을 알게 된다.

비록 이러한 문제들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면서 당면하고 모든 문제들은 이러한 괘상의 변화를 통해 해결책과 길흉을 유추할 수 있는데, 괘상은 팔괘의 자연현상인 것을 보면 곧, 인사의 문제를 자연현상 속에서 답을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얼마나 신묘하고 자연과학적인가!

본 지상 강좌는 다섯 단계로 접근한다. 1,2단계에서는 역학의 기본이론과 역경원론을, 3단계, 4단계에서는 통변방법과 활단기법, 5단계는 64괘 384효사 풀이 순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본 강좌는 일본과 중국의 역점(易占)의 명인(名人)들의 실점례들을 가능한 많이 소개하여 실점례 풀이를 통해서 이해를 높이고 재미와 함께 이론과 응용 활단 방법을 실전처럼 배울 수 있도록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同人周易命理學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