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파행으로 점철되고 있다. 광주시·전남도 산하기관 등 집행부의 자료 부실, 허위 자료 제출, 준비 부족, 무성의한 답변에 기인한 것으로 ‘의회 경시’라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지난 8일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의 자료 부실과 허위 답변으로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지난 5일 광주테크노파크의 현황 자료 부실을 이유로 산업건설위원회가 감사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산업건설위원들은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 도로과가 관용차 운행 기록을 허위 제출한 것도 모자라 감사 현장에서도 거짓으로 답변했다고 비판했다.

강수훈 의원(더불어민주당·서구1)은 “도로과 관용 전기차 운행일지 기록을 보면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6번 운행했다고 돼 있다”며 “이는 한 달에 한 번도 운행하지 않은 셈인데 주행거리 등을 고려할 때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은 “운행 일지를 살펴보면 2023년 6월13일 주행거리 3만1천600㎞, 2023년 9월6일 3만1천800㎞, 올해 5월16일 3만3천600㎞로 기록돼 있는데 자동차등록 원부에는 2023년 6월 이미 3만3천㎞가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w당 약 1㎞, 통상 5-6㎞ 주행할 수 있는 5w를 충전하고는 150㎞를 주행했다고 기록됐고 심지어는 자동차 등록증도 수기로 작성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현장 민원 출장을 위해 관용차를 쓸 때는 출장 기록도 함께 써야 하는데 5건 뿐이었다”며 “이에 대해 물으니 2024년 것만 제출했다고 허위 답변을 이어갔다”고 질타했다.

광주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 기간 여러 기관의 자료 부실·오류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데도 행정사무감사 하루 전 자료를 허위 제출한 점에 대해서도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앞서 광주테크노파크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임직원 급여 현황, 중소벤처기업 매출과 폐업 현황에 오류나 누락이 발견됐고, 광주그린카진흥원도 수의계약 금액 요건을 지키지 않은 공사 목록을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도시공사는 법률고문 대리인 명단과 각종 위원 수가 부정확했고 광주관광공사의 경우 광주투어버스 운전자 유니폼 사진을 제출하면서 과거의 사진을 편집해 제출하기도 했다.

박필순 산업건설위원장은 “차라리 운행일지를 제 때 작성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하면 될 것을 허위 보고한 점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광주시와 산하기관이 시의회와 행정사무감사를 대하는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책임자인 강기정 시장이 분명한 사과 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의 전남도립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도 지난 7일 중단됐다. 도립대는 최근 채용 비리 의혹으로 총장이 직위해제된 바 있다.

감사에서 의원들은 도립대 총장의 직위 해제와 관련된 감사 과정 및 통합대학 추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질의를 했으나 학교 측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감사 중단을 결정했다.

직위해제된 도립대 총장 직무대리는 장헌범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이 맡고 있다.

이날 국립목포대와의 통합 등 현안 질의에 대해 주로 전남도립대 서명희 교무기획처장이 답변했다.

전경선 의원(더불어민주당·목포5)은 “현재 도립대는 정확한 의사 결정 주체가 없으며 의원들의 질의에 회피하거나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목포대와의 통합 합의 이후 1년 동안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나 성과가 없고 질의에 대한 답변도 ‘그럴 겁니다’,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식의 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기획행정위원회는 결국 감사 중지를 선언했고 11일 행정사무감사를 재개한다./김재정·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