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문제와 관련, 김영록 전남지사는 19일 “연말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광주시의 일방적인 데드라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경 입장을 재확인하고 광주시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김 지사는 해묵은 불신 해소를 위해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의 ‘함흥차사’, ‘플랜B’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공항 문제 당사자로서 책임감과 진정성을 갖고 무안군민에 호소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강 시장의 후속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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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전남도-광주 국회의원 간담회’를 통해 “광주시·전남도가 차근차근 무안군민에 대한 설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지금 무안군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연말까지 안되면 플랜B 발언하시니, 압박해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강 시장의 말대로) 빨리 하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시간을 정하는 것은 기피시설이 와야 하는 무안군이 말해야지, 광주시가 하는 게 아니다. 내년 상반기도 쉽지 않다”고 최근 강 시장이 내놓은 ‘연말 데드라인’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광주시에 ▲무안군민의 해묵은 불신 해소를 위한 사과 표명 등 광주시의 인식 전환 ▲강기정 시장의 플랜B, 함흥차사 등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 ▲무안군민 설득을 위한 통합패키지 제시 ▲현 광주공항 부지 종합 개발 마스터플랜 비전 제시 ▲일방적·밀어붙이기식 방식 중단 ▲광주 국내선 일부 노선 무안국제공항 우선 이전 등을 요구했다.

김 지사는 “무안군민은 소음 피해보다 광주시의 국내선 이전에 대한 약속 미이행에 대한 불신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다”며 “특히 (군공항 이전) 당사자인 광주시의 주객 전도성 언론플레이는 전남도의 노력을 무시하고 전남도민 전체를 비하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광주시가 제시한 1조원 규모의 지역개발사업 지원금은 개발차익금에 불과해 무안군민들은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광주시가 국가에서 하는 사업 중 무안군에 할 수 있는 지원사업 리스트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또 “광주시의 군공항 종전 부지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과 비전 제시가 없는 만큼 무안군민들은 광주지역 소음 피해 때문에 무안으로 이전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광주시의 일방적·밀어붙이기식 방법은 무안군민을 자극하고 불신을 초래하는 것으로 광주시가 공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팽배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 지사는 “2025년 상반기까지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을 위해 협력하고 후보지 선정 시 (광주시가) 광주 국내선의 무안공항 이전 약속을 표명해야 한다”며 “1시간대 거리 공항 이원화는 장기적 손실을 초래하고 무안공항 활성화 시 광주시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예비이전후보지를 선정하는 것이 공항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광주시·무안군과 자주 만나 입장의 간극을 줄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정·중재자 역할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예상했던 것처럼 (광주시-전남도·무안군 사이의) 입장 차이가 매우 크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며 “김영록 지사가 공항 이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기에 절망할 상황은 아니다. 일말의 해결 가능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광주시당이 주최한 이날 간담회에는 광주지역에서 양부남 광주시당 위원장과 정준호(북구갑)·박균택(광산갑) 국회의원,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전남도에선 김영록 지사, 명창환 행정부지사, 장헌범 기획조정실장, 조석훈 정책기획관, 유호규 건설교통국장이 참석했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