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부터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광주시의 자원회수시설(소각) 입지 선정 작업이 후보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미 1차 공모가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서 2차 공모에서도 입지 선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2030년 자원회수시설 가동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2차 공모 응모 요건을 충족한 서구 매월동(개인), 북구 장등동(개인), 광산구 삼거동(법인) 등 3곳에 대한 적정성 평가 후 이달 중 최종 후보지를 선정, 발표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1위 후보지를 대상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환경부와 협의를 통해 내년 상반기 입지를 최종 결정하고 고시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용역 기관은 3곳을 대상으로 입지적 조건(7개), 사회적 조건(5개), 환경적 조건(4개), 기술적 조건(3개), 경제적 조건(4개) 등 총 23개 평가 항목을 분석하고 있다. 사회적 조건 평가 항목에는 부지 공모 신청 여부, 주민 호응도 및 민원 발생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예비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광주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삼거동의 한 시설에서 주민 설명회를 요청, 지난달 26일 개최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원활한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삼거동 쓰레기 소각장 유치선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주민 동의 50%를 충족하지 못한 삼거동을 후보지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형식적인 주민설명회를 여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매월동 주민들도 최근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소각장 건립 추진은 밀실 행정”이라며 “고도 제한으로 인해 소각장 굴뚝 높이가 45m로 매연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진보당 서구을 지역위원회도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자원회수시설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등동에서도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자원회수시설 반대 주민들은 공모 기준인 300m 이내가 아닌, 300m 밖 주민들이 대부분으로 오염 물질에 따른 환경적 영향이나 건강권 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 반발로 인해 적정성 평가가 지연되면서 당초 6월 말로 예정됐던 최종 후보지 발표도 미뤄진 상태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자원회수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문화·체육·여가 공간을 조성한는 한편,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해 주민들이 제기하는 환경 문제 등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실제 2016년 12월 폐쇄된 상무소각장의 다이옥신 수치는 0.005ng-TEQ/S㎥(2015년 기준),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충남 아산시 소각시설의 경우 0.001ng-TEQ/S㎥(2023년 기준) 수준이다.

이는 법적 허용 기준 0.1ng-TEQ/S㎥, 설계 기준 0.01ng-TEQ/S㎥과 비교할 때 최소 2배에서 많게는 100배나 낮은 수치여서 광주에 새로 건립할 자원회수시설 역시 기준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게 광주시의 판단이다.

광주시는 후보지 3곳 중 1곳에 대한 법적 자문 회신을 받는 대로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달 내에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달 중순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늦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달 내에 무조건 최종 후보지역을 발표할 것”이라며 “반드시 들어서야 하는 시설인 만큼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해 2029년 완공, 2030년 가동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자원회수시설 유치 지역 주민 수용성 제고를 위해 특별지원금 500억원을 비롯, 공사비의 20% 범위인 800억원 규모 편익시설(문화·체육·여가) 설치, 운영 시 폐기물 반입수수료의 20%(매년 10억원 이상) 주민지원기금 조성 등 총 1천억원 이상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