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의정협의체가 결성돼 보건복지부 대표와 의사협회 대표가 28차례의 회의를 갖고 논의를 하는 중에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2천명 의대정원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의과대학에 정원은 40곳 3천58명이다.

이에 의료계가 “의정협의체에서 한 번도 이야기되지 않은 사항을 발표한 것은 무엇이냐”고 묻자, 의대학장들께 물어서 얻는 수요조사라고 언급했다.

그 후 3월 정부는 의대정원 2천명을 증원한다고 공식 발표했고, 지방대학 중심으로 구체적인 인원까지 배정됐다.

충북의대의 경우 현 정원이 49명인데 200명으로 증원한다고 말해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의과대학은 예과 2년을 보낸 후 본과에서 기초의학(해부학, 약리학, 미생물학, 생화학, 예방의학, 병리학)을 1-2년 공부한 후 임상과목을 배우고 임상실습을 하고 의사고시와 함께 실기시험을 통해 의사로 배출되는 복잡한 과정이 있다.

환자의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분야라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의사단체는 대부분 보수성향이 강해 국민의힘을 지지했는데 윤석열 정부가 의대정원 2천명 증원을 강압적으로 밀어 부치고 의사를 악마화해 의사와 국민을 이간질시킴으로 반 윤석열로 선회해 박빙인 수도권의 국회의원 당선자 결정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번 22대 총선 결과를 보면 집권여당의 참패라고 볼 수 있는데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과 인적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고집스런 불통 이미지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큰 고통이 되어 현장으로 복귀를 가로막고 있다.

몇 년 전 “대한민국의 의료 대책은 과연 몇 년을 대비하고 준비하는가?”라고 국민의힘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님께 질의를 했는데 한참을 계시다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해결합니다.”라는 답변을 듣고 마음이 답답했다.

교육도 백년지대계라고 하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비하는데 의료정책을 즉흥적으로 결정한다는 말에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했구나 하며 수긍이 갔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도 “많은 국민이 의료개혁에 동의해도 어떤 정책이든 민주적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파행을 거쳐 결국 국민의 지지를 잃는다”며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의협은 정부가 일으킨 의료파국 시계를 멈추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의대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 하자”고 말한다. 공정하고 적절한 협의체에서 의대정원을 논의해 합리적으로 결정해 더 이상 국민들의 피해와 피로감이 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의협 집행부에 내린 면허정지와 전공의들을 협박하는 각종 명령과 고발, 행정처분을 철회하길 바란다.

의사는 환자 곁에 있을 때 가장 빛나고 보람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빨리 환자 곁으로 가고 싶다.

대한민국 의료는 전 국민 개보험과 저수가로 인해 본인의 부담이 적으면서 병원 접근성이 세계 제1위이다.

의료 기술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음을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는 더 이상 의료를 퇴행시키지 말고 빨리 의료의 정상화를 이뤄 주시고, 의대 정원의 숫자에 매몰된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과학적 근거에 의한 의사증원을 논의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