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스틸 컷

천만 영화 ‘파묘’ 등 한국적 정서를 담은 오컬트 영화 장인으로 손꼽히는 장재현 감독, ‘리틀 포레스트’ 등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연출해오고 있는 임순례 감독이 광주 시민들과 만난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오는 12-14일 광주독립영화관 개관 6주년 기획전 ‘오래된 미래’를 개최한다.

1990년대 명작부터 최근 화제작까지 한국영화 속 독립영화의 위치와 중요성을 환기할 수 있는 자리다.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독립영화 총 12편(단편 8, 장편 4)을 상영한다.

첫날인 12일 오후 3시에는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 오후 5시10분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오후 7시 김성수 감독의 ‘비트’가 상영된다. 2000년대 초반 작가주의 영화들로, 배두나·이요원·류승범·정우성 등 한국영화 아이콘이 된 배우들의 초기 시절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13일 오후 3시30분에는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일궈내는 데 원동력이 된 배우와 감독들의 독립 단편영화 4편을 ‘단편모음 1’ 섹션으로 상영한다.

정윤철 감독의 ‘기념촬영’, 변혁·이재용 감독의 ‘호모 비디오쿠스’, 김성수 감독의 ‘비명도시’, 임순례 감독의 ‘우중산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서울의 봄’(2023)으로 극장가에 봄을 불러왔던 김성수 감독의 ‘비명도시’는 2022년 서울독립영화제 당시 디지털 복원돼 상영된 이후 극장 기획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오후 5시에는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상영된다. 상영 후에는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임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된다. 그는 1994년 ‘우중산책’으로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지난해 개봉한 고예산(순제작비 30억원 이상) 한국 상업영화 35편을 연출한 감독 중 유일한 여성 감독이기도 하다.

14일 오후 6시에는 IPTV와 OTT 체제가 태동하던 시점 등장한 단편영화 한마당, ‘단편모음 2’ 섹션이 상영된다. 극장과 시네필 중심 영화문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드러내며 주목 받은 감독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엄태화 감독·엄태구 주연의 ‘숲’, 조성희 감독·구교환 주연의 ‘남매의 집’, 남궁선 감독·박정민 주연의 ‘세상의 끝’, 장재현 감독의 ‘12번째 보조사제’로 구성됐다. 이 작품들은 현재 OTT로 관람할 수 없으며, 이번 기획전을 통해서만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화 4편 모두 영어 자막이 함께 표기돼 외국인 관객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단편모음 2’ 상영 후에는 장재현 감독과 함께 ‘‘장재현’이라는 장르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씨네토크를 진행한다. ‘12번째 보조사제’는 영화 ‘파묘’로 2024년 첫 천만관객을 동원한 장 감독의 독립영화 데뷔작으로, 이를 장편화한 것이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이다. 장 감독은 ‘파묘’ 개봉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기획전 ‘오래된 미래’는 유료상영으로, 1인 8천원이다. 예매는 ‘디트릭스-영화관-광주독립영화관’에서 가능하다. 자세한 영화 정보는 광주독립영화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순례 감독 마스터클래스와 장재현 감독 씨네토크가 있는 회차는 상영 당일 현장에서만 취소 가능하다.

이경민 ㈔광주영화영상인연대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광주독립영화관 개관 6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기획전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영화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라며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