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한 고속도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한 명은 1차 사고차량에서 부상자들을 돕던 중 뒤따르던 차량에 의해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8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15분께 담양군 대덕면 고창담양고속도로 고창 방면 40㎞ 지점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 A(37)씨가 몰던 경차가 중앙 분리대를 충격했다.

사고 충격으로 A씨와 두 아들 B(7)·C(6)군이 타고 있던 차량은 1차로에 멈춰섰다.

1차로에서 뒤따르던 D(48)씨의 SUV는 멈춰 선 A씨의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차에서 내린 D씨는 갓길로 피하는 대신 자신과의 사고로 2차로까지 튕겨져 나간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A씨와 B·C군을 구조하기 위해 다가갔다.

사고 현장을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들도 D씨를 보고 구조에 손을 보탰다.

그러다 1차로와 2차로를 각각 주행하던 두 대의 관광버스가 도로에 멈춰 있던 A·D씨의 차량을 덮치면서 연쇄 추돌이 발생했고, 다른 승용차 한 대가 버스와 추가로 부딪치면서 5중 추돌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A·D씨와 C군이 숨졌다. 구조 활동에 함께한 다른 운전자들은 가까스로 사고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관광버스에는 각각 산악회 회원 40여명과 상무대 보병학교 교육생 군인 30여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총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모닝에 타고 있던 B군도 부상을 입어 광주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5중 추돌 사고는 A씨가 최초 중앙 분리대를 추격한 시점으로부터 6분 사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난 지점은 곡선 구간이었고, 당시 날이 저물어 주변이 어두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차로로 주행하다 A·D씨와 C군을 덥쳐 숨지게 한 관광버스 기사 E(80대)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A씨와 C군을 대상으로 부검을 진행, 최초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 멈춘 차량 또는 주변에 계속 머물 경우 2차 사고에 휩쓸릴 위험이 높다”며 “사고가 난 뒤엔 갓길이나 방호벽 뒤로 즉시 대피하면서 경찰과 도로공사 등 관계기관에 신속히 신고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