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은 난소호르몬의 분비 감소로 인해 영구히 생리가 중지되는 것으로, 병리적인 원인 없이 1년 동안 무월경 상태인 경우를 자연적 폐경으로 간주한다. 대개 40대 중후반에 FSH(난소 내 난포를 키워주는 호르몬 수치)의 증가와 함께 생리 주기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는 폐경이 나타난 이후 약 1년까지를 ‘주폐경기’ 또는 ‘갱년기’라고 하며 그 기간은 평균 4-7년 정도다. 보통 이 시기의 다양한 임상적 문제를 갱년기 장애라 한다. 김수현 목포동신대학교한방병원 교수를 통해 갱년기 장애의 원인과 증상, 치료, 생활관리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몸의 음양 평형 실조가 원인

한의학적으로 폐경 전후에는 신기가 점차 쇠퇴하고 천계가 갈하며 충임맥이 허하고 생식 능력이 점차 상실돼 장부의 기능이 점점 쇠퇴하게 되므로 신체의 음양 평형이 실조돼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따라서 신의 음허 및 양허가 그 병인,병기의 기본이 되며 간울, 심간화왕, 심신불교, 비심양허, 혈어 등도 원인이 된다. 서양의학적으로는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갱년기의 여러 증상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 전형적 증상 ‘안면홍조’

폐경 전후 발생하는 초기 증상으로는 안면홍조, 상기감, 수족냉증, 동계, 숨참, 심계항진 등의 혈관운동 증상과 어깨결림, 두통, 요통, 관절통 등의 근골격계 증상과 안절부절못함, 불안감, 불면, 무력감 등의 정신 및 신경 증상이 있다.

안면홍조는 초기증상 중 가장 전형적 증상이며 주로 가슴과 목, 얼굴 등에 갑작스럽게 열감을 느끼는 것으로 피부의 발한, 심계 항진, 불안감 등과 동반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6개월에서 2년 동안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중기증상으로는 피부 건조감, 벌레가 기는 듯한 느낌, 손발 저림 등의 피부 및 지각 증상과 질건조감, 성교통, 성욕 저하 등의 질위축 증상, 빈뇨, 요실금 등의 방광요도 위축 증상이 있다.

후기증상은 고지혈증 및 체지방 증가, 골다공증 및 그와 관련된 증상(요통, 배통, 신장 감소, 골절), 심혈관질환의 위험성 증대 등이 있다.

폐경이 되면 골질은 연간 1-2%씩 감소하게 되며 처음 5-7년 사이에 골밀도의 20% 정도가 소실된다. 60세 이상 여성의 25%는 X-ray에서 골다공증 소견이 관찰된다.

◇‘호르몬 대체’ 일부 환자들은 제외

양방에서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현재 가장 권고되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자궁이 있는 여성에게는 프로게스테론 결합 에스트로겐 요법을 시행하며 자궁이 없는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을 시행한다. 각각 권고되는 치료 기간은 다르다.

프로게스테론을 결합한 경우에는 유방암과 유방암 사망률 증가 위험 때문에 3년에서 5년 이내로 제한된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의 경우 평균 7년 정도 치료기간이 동반된다. 위험 대비 이익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질 위축 증상 치료에 있어 효과적이므로 질 건조 증상이 단독으로 있을 경우에만 낮은 용량의 국소 질 에스트로겐 요법이 추천된다.

그러나 유방암, 심혈관질환, 정맥혈전증, 뇌졸증, 활동성 간질환의 과거력이 있거나, 이러한 위험이 높은 환자들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에게는 가바펜틴(gabapentin)이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인 파록세틴(paroxetine)과 같은 비호르몬요법이 고려 될 수 있다.

◇흡연·음주·과체중 등 위험인자 주의

안면홍조 증상에는 주위 온도를 낮추는 것, 금연, 깊이 숨 쉬기, 근육 이완, 좌식 명상, 마음 이완 등의 완화요법들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대로 흡연, 음주, 과체중, 카페인은 안면홍조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권고된다.

골다공증 증상에는 조기난소 절제, 마르고 골격이 작고 비활동적인 사람, 골다공증의 가족력, 미산부, 갑상선 및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이환, 칼슘 섭취가 부족하거나 위장관 질환 또는 절제 등으로 흡수가 적은 경우, 과도한 흡연, 음주 및 카페인, 간질환, 햇빛 부족, 비타민D 부족 등이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심혈관 질환에는 저에스트로겐증 외에도 고혈압과 흡연이 가장 위험한 요소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 당뇨, 고지혈증, 비활동성 생활습관이 악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