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신안 압해도 송공산 둘레길
천사대교와 다도해가 그려낸 아름다운 풍경화
2023. 12. 05(화) 19:40 가+가-

팔각정에서 본 천사대교 북쪽 풍경. 당사도 매화도를 비롯해 12사도길이 있는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가 손짓하고, 멀리 증도 임자도 같은 섬들까지 정겹게 다가온다.

며칠 동안 계속된 추위를 피해 신안 압해도로 향한다. 광주-무안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무안공항을 지나 김대중대교를 건너면 압해도다.

압해도는 예로부터 신안의 수많은 섬을 연결하는 선박이 운항되던 교통요지였다. 2019년 4월 천사대교 개통으로 압해도와 암태도 사이에 연도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신안의 여러 섬을 가려면 목포항이나 압해도 송공항에서 배를 타야했다.

압해도는 목포와 무안 양쪽으로 연륙교가 놓여있는 ‘섬 아닌 섬’이다. 압해도는 2008년 4월 개통한 압해대교를 통해 목포와 연결됐고, 2013년 12월 개통한 김대중대교를 통해 무안군 운남면과 이어졌다. 목포에 있던 신안군청도 2011년 4월 압해도로 이전했다.

섬 전체가 바다(海)를 누르고(押) 있는 형상이라 하여 압해도(押海島)라 부른다.

압해도는 주로 평지와 구릉지로 이뤄졌는데, 서쪽 끝머리에 송공산(234m)이 우뚝 솟아 서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송공산은 압해도 주민은 물론 지척에 있는 목포시민들까지도 즐겨 찾는 산이다.

송공산은 높지 않은 산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고, 산허리를 도는 둘레길을 산책할 수도 있다.

송공산 동쪽비탈에 마련된 송공산주차장에 도착하니 꽤 많은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송공산등산로로 접어든다. 길은 잘 정비돼 있다. 서너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탐방로다. 탐방로 주변에는 벚나무와 철쭉나무를 식재해 봄철이면 화사하게 꽃을 피운다.

주차장에서 완만한 오솔길을 따라 400m 쯤 걷자 정상으로 곧바로 오르는 등산로와 산허리를 돌아가는 둘레길(탐방로)이 갈린다.

오른쪽 둘레길로 방향을 잡는다. 길 주변은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숲을 이뤘다. 활엽수들은 잎을 떨구고 나목이 됐다. 나무들은 나목상태로 겨울 날 준비를 마쳤다.

나목 사이로 압해도의 마을과 주변 풍경이 다가온다. 동쪽에서는 멀리 승달산을 비롯한 무안의 산들이 스카이라인을 이뤘다. 주말을 맞이해 가볍게 산책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길은 나무 사이를 스쳐지나가는 바람소리만이 들려올 뿐 고요하기 그지없다. 나목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따스한 기운을 전해준다. 날씨가 차가우니 햇볕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길가에 서 있는 돌탑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누군가 정성스럽게 쌓아놓은 돌탑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다정한 벗이 돼준다. 출렁다리도 건넌다. 출렁다리를 건널 때는 바로 아래로 갯벌이 펼쳐지고,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정답게 다가온다.

출렁다리를 지나자 2층 팔각정자가 기다리고 있다. 팔각정에 올라서니 다도해 풍경이 드넓게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푸른 바다위에 놓인 천사대교가 인상적이다.

천사대교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한 총연장 10.8㎞에 달하는 해상교량이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의 특성을 반영하여 다리이름을 ‘천사대교’라 했다.

천사대교는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한 총연장 10.8㎞에 달하는 해상교량이다.


국내 최초로 하나의 교량에 사장교와 현수교가 동시에 배치됐고, 교량 길이만 7.22㎞, 주탑 높이가 195m에 이른다. 국내 해상교량 중 인천대교(21.38㎞), 광안대교(7.42㎞), 서해대교(7.31㎞)에 이어 네 번째로 긴 다리다.

천사대교 개통으로 암태도, 자은도, 안좌도, 팔금도, 자라도, 추포도, 박지도, 반월도 등 4개면 8개 섬이 배를 타지 않아도 출입이 가능하게 됐다.

이곳 팔각정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은 다도해가 그린 최고의 풍경화다.

천사대교가 연결해준 암태도와 자은도, 팔금도와 안좌도가 푸른 바다위에 거대한 배처럼 떠 있다. 천사대교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수많은 섬들이 붕긋붕긋 고개를 내밀고 있다.

당사도 매화도를 비롯해 12사도길이 있는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가 손짓하고, 멀리 증도 임자도 같은 섬들까지 정겹게 다가온다.

바다에는 유인도 뿐만 아니라 작은 무인도들도 수없이 많다.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도 다도해를 이룬 여러 섬들과 조화를 이뤄 예쁜 그림이 됐다. 수많은 섬들이 섬 공화국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보면 볼수록 신비하다. 송공산의 매력은 섬 공화국 신안의 여러 섬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데 있다.

압해도 주변 바다는 드넓은 갯벌을 이루고 있다. 압해도를 비롯한 신안지역 갯벌은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지정됐고, 습지보호지역으로 보호받고 있다.

압해도 주변 바다는 드넓은 갯벌을 이루고 있다. 압해도를 비롯한 신안지역 갯벌은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지정됐고, 습지보호지역으로 보호받고 있다.


산 아래에는 평평한 농경지와 마을이 평화롭게 자리했다. 천사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신안의 여러 섬을 오가던 선박들이 들락거렸던 송공항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송공항 바로 앞에는 고분 같은 모양을 한 작은 섬 역도가 떠서 항구를 보호해준다.

천사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신안의 여러 섬을 오가던 선박들이 들락거렸던 송공항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송공항 바로 앞에는 고분 같은 모양을 한 작은 섬 역도가 떠서 항구를 보호해준다.


산 아래에는 평평한 농경지와 마을이 평화롭게 자리했다. 송공산을 기대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마을주민들은 반농반어생활을 한다.


팔각정을 출발해 다시 걷기 좋은 오솔길을 걷는다. 숲으로 뒤덮인 오솔길을 걸을 때는 마음이 포근해진다. 고요한 둘레길을 돌고 돌아가자 두 번째 팔각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 팔각정에서도 천사대교와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같은 섬들이 바라보인다. 팔각정에서 송공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송공산둘레길이 갈린다. 둘레길은 정상을 거치지 않고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다.

우리는 송공산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다. 청신한 소나무숲길을 따라 경사진 능선을 올라가다가 세 번째 팔각정을 만난다.

송공산 남쪽능선에 자리한 세 번째 팔각정에서는 서쪽비탈에 자리한 첫 번째 팔각정에서 볼 수 없었던 압해도 남쪽바다와 동쪽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팔금도 안좌도와 장산도는 물론 비금도에 솟은 산봉우리들도 멀리서 손짓한다.

해남 화원반도와 목포의 건물들도 이웃처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푸른 바다위에 햇살이 비취어 윤슬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눈이 부시다.

송공산 정상 근처에 송공산성이 있다. 송공산 정상을 둘러싼 230m 길이의 테뫼식 산성이다. 송공산성은 삼한시대 이전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남해 요충지에 위치한 압해도는 아차산현이 설치되는 등 백제의 해상활동 거점역할을 했다. 고려 삼별초의 대몽항쟁시기에는 원나라의 서남해 공략을 물리치는 거점으로 활용됐다.

송공산 정상에 올랐다. 해발 234m에 불과한 낮은 산이지만 주변이 낮은 평지나 구릉지이고, 삼면이 바다를 이루고 있어 우뚝 솟아 보인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은 마주보며 서로를 그리워한다. 하늘은 흰 구름을 만들고, 바다는 섬을 통해서 그리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움이 있어 하늘과 바다는 외롭지 않다. 바다에 떠 있는 섬과 하늘의 흰 구름이 사랑에 빠졌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압해도 송공산은 신안의 수많은 섬을 바라볼 수 있는 산이다. 산허리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송공산 둘레길과 송공산 정상을 연결해 걸으면 천사대교를 비롯한 다도해를 이룬 신안의 섬들을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다.
※코스 : 송공산주차장→출렁다리→팔각정1,2,3→송공산 정상→송공산주차장
※거리, 소요시간 : 3.8㎞, 1시간 30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주소 : 송공산등산로주차장(신안군 압해읍 무지개길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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