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남원 구룡폭포 순환길
아홉 마리 龍이 노닐다 승천했다는 계곡을 걷다
2023. 08. 08(화) 19:40 가+가-

구룡계곡 최상류에 자리한 구룡폭포는 남원 8경 중 제1경이다. 수려한 산세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이뤄 구룡계곡 중에서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지리산둘레길이 시작되는 남원시 주천면은 구룡계곡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골짜기를 품고 있다. 구룡계곡 상류에는 구룡폭포라 부르는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구룡폭포까지만 왕복으로 다녀올 수 있지만 지리산둘레길 1코스 일부와 연계해 구룡계곡을 따라 순환하는 코스가 있다. ‘구룡폭포 순환길’이다.

‘구룡폭포 순환길’은 내송마을 입구에서 출발한다. 도로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지리산둘레길’이정표가 서 있다. 구룡폭포 순환길은 내송마을을 출발해 구룡계곡을 만날 때까지 지리산둘레길과 동행한다. 넓은 분지를 이룬 남원시 주천면 들판 남동쪽으로 지리산 서북능선이 펼쳐진다.

구룡폭포 순환길은 내송마을을 출발하여 구룡계곡을 만날 때까지 지리산둘레길과 동행한다. 넓은 분지를 이룬 남원시 주천면 들판 남동쪽으로 지리산 서북능선이 펼쳐진다.


내송마을은 주변에 솔숲이 무성해 솔고개라 불렀던 마을이다. 내송마을 뒤편 농로를 따라 걷다가 호젓한 숲길로 들어선다. 아름드리 서어나무 고목들로 둘러싸인 조그마한 쉼터에 도착했다. 임진왜란 당시 개미들이 이곳에서 깜박 잠이 든 의병장 조경남 장군의 발을 물어뜯어 위급함을 알려주었다고 해서 ‘개미정지’라 부르는 곳이다.

‘개미정지’를 지나면서부터 산길은 가팔라진다. 이 길은 운봉 사람들이 남원장을 보러 갈 때 다니던 옛길이다. 주변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하거나 산나물을 채취하러 갈 때도 이용했던 길이기도 하다. 하늘을 가린 숲은 고요하고 청량하다. 숲속에 피어있는 산수국, 나리꽃, 까치수염 같은 야생화들과 눈을 맞춘다. 숲은 소나무 일색으로 바뀐다. 붉은 줄기를 하고 곧게 솟은 적송 숲은 산의 격조를 높여준다.

가파른 산길을 걸어 구룡치에 도착했다. 구룡치에서 땀을 식힌다. 구룡치를 지나면서부터 경사가 완만해진다. 솔숲도 더욱 울창해져 그윽한 솔향기가 온몸에 스며든다. 여러 소나무 중에서 특이한 모양의 나무가 눈길을 끈다. 곧게 솟은 소나무 줄기를 휘감고 올라가는 연리지가 그것이다. 두 줄기의 소나무가 한 몸처럼 보듬고 있어 ‘사랑소나무’라 부른다. 비상하려는 용의 형상을 지니고 있어 용소나무라고도 한다.

곧게 솟은 소나무 줄기를 휘감고 올라가는 연리지는 두 줄기의 소나무가 한 몸처럼 보듬고 있어 사랑소나무라 부른다. 비상하려는 용의 형상을 지니고 있어 용소나무라고도 한다.


산길이 끝나갈 무렵 회덕마을이 내려다보인다. 내송마을에서 한참을 올라왔는데, 마을과 평지가 나온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회덕마을의 해발고도가 무려 520m에 이른다. 지리산 서북능선과 백두대간이 지나는 수정봉 고남산으로 둘러싸인 운봉고원은 500m 내외의 고도를 이룬다.

도로로 내려서자 지리산둘레길과 구룡폭포 순환길이 갈라진다. 지리산둘레길은 왼쪽 회덕마을 방향으로 이어지고, 구룡폭포 순환길은 오른쪽 도로를 따라서간다. 지리산둘레길과 헤어진 구룡폭포 순환길은 정령치 북쪽 골짜기에서 내려온 물길을 따라서 내려간다.

산길을 내려와 도로를 따라 600m 쯤 걸으니 구룡교라는 다리가 나온다. 구룡교를 건너지 않고 구룡사 이정표를 따라서간다.

구룡계곡이 시작되는 지점에 구룡정사라는 사당과 팔각정자 구룡정이 서있다. 구룡정 앞 나무다리를 건너 구룡폭포로 향한다. 가파른 벼랑을 이룬 협곡이라서 산비탈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구룡폭포를 만나러 간다.

가파른 데크길을 따라 내려서니 좁은 골짜기에서 시원한 폭포소리가 들려온다. 상류 쪽에 분지를 이룬 농경지와 마을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산유곡을 이룬 모양새다. 협곡을 따라 내려온 물줄기는 가파른 바위를 만나 폭포가 됐다.

구룡폭포는 좁은 홈통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가 웅장한 소리를 내면서 검푸른 담으로 모아진다. 용 두 마리가 어울렸다가 양쪽 못 하나씩을 차지하고 물속에 잠겨 구름이 일면 다시 나타나 꿈틀거린 듯해 교룡담이라 부른다. 교룡담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는 전설과 함께 폭포 이름을 구룡폭포라 했다.

구룡계곡 최상류에 자리한 구룡폭포는 남원 8경 중 제1경이다. 수려한 산세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이뤄 구룡계곡 중에서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사람들은 구룡계곡의 아홉 명소를 9곡이라 불렀는데, 구룡폭포는 구룡계곡 제9곡에 해당한다. 구룡계곡은 용호구곡이라고도 한다.

교룡담에 머물던 물길은 아래쪽에 또 하나의 폭포를 만든다. 주변은 온통 기암절벽으로 이뤄져있다.

구룡폭포를 지난 계곡은 협곡과 가파른 경사를 이루면서 곳곳에 비경을 숨겨놓았다. 거대한 암석층이 계곡 가운데에 우뚝 서 있고 바위 가운데가 대문처럼 뚫려 물이 그곳으로 흘러내린다고 해 석문추, 양편 절벽이 하늘에 닿았다 해서 ‘경천벽’(擎天壁)이라 부른다. 경천벽은 구룡계곡 제8곡이다.

길은 계곡 옆을 통과하지 못하고 가파른 절벽 위쪽으로 올랐다가 가파르게 내려가기도 한다. 암봉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깊은 골짜기를 이룬 구룡계곡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골짜기는 깊고 계곡을 감싸고 있는 산줄기는 첩첩하다. 탑 모양을 이룬 바위들 사이에서 소나무들이 용틀임하듯 서 있다.

가파른 데크길을 내려가 다시 계곡을 만난다. 계곡 건너편에 비폭동이라 부르는 폭포가 있다.

구룡계곡 제7곡 비폭동은 날이 가물 때는 폭포수를 찾아볼 수 없다. 비폭동을 지나면서부터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제6곡인 지주대를 만난다. 기암절벽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라 해서 지주대라 불렀다.

구룡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은 깔끔한 바위를 넘었다가 작은 소에 머물기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흘러간다.

구룡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은 깔끔한 바위를 넘었다가 작은 소에 머물기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흘러간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계곡 옆 숲길을 걷고 있으니 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넓은 바위에 금이 그어져 있어 신선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서린 제5곡 유선대를 지난다. 계곡은 하류 쪽으로 내려올수록 완만하고, 걷기 좋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계곡 옆 숲길을 걷고 있으니 내 마음이 평온해진다.

계곡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다가 서암이라 부르는 바위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떡을 길게 늘어놓은 것 같은 깔끔한 바위를 타고 2-3m 높이의 폭포수가 떨어진다. 계곡 건너편 바위 모습이 스님이 무릎을 꿇고 독경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서암이라 부른다. 서암은 구룡계곡 제4곡이다.

떡을 길게 늘어놓은 것 같은 깔끔한 바위를 타고 2-3m 높이의 폭포수가 떨어진다. 계곡 건너편 바위 모습이 스님이 무릎을 꿇고 독경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서암이라 부른다. 서암은 구룡계곡 제4곡이다.


구룡계곡 제3곡 학서암 근처에서 도로를 만난다. 여기에서부터는 도로 옆 갓길을 따라 육모정까지 이어진다.

구룡계곡이 끝나가는 지점에 육모정이 있다. 선조 때 구룡계곡 옆 큰 바위 위에 세워졌지만 1961년 수해로 유실되었다가 1997년 현재의 위치에 복원되었다. 정자 이름 그대로 육각정자로 지어져 있다.

구룡계곡이 끝나가는 지점에 자리한 육모정.


육모정 아래쪽 계곡에 구룡계곡 제2경 용소를 바라본다. 물이 옥처럼 맑아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못이다.

용소 아래쪽에 울창한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어 이름 붙여진 송력동이 구룡계곡 제1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구룡계곡은 여전히 아름답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남원 구룡폭포 순환길은 지리산둘레길 1코스 중 숲길과 구룡계곡을 따라 걷는 계곡길을 연결한 아름다운 길이다. 지리산둘레길 구간의 그윽한 소나무숲길과 구룡폭포를 비롯한 구룡계곡의 비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코스 : 내송마을 입구-개미정지-구룡치-사무락다무락-구룡정-구룡폭포-구룡계곡-육모정
※거리, 소요시간 : 8.3㎞, 4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내송마을 입구(전북 남원시 주천면 장백산로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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