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광주·전남 특정 장소를 지목한 ‘흉기 범행 예고’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광주 동부·북부·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광주 광산구 장덕고등학교에서 ‘흉기 범행’을 예고한 A(20대)씨가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A씨는 ‘호기심에 장난으로 글을 게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광산구 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게시글도 올라와 방과후학교 수업이 휴강됐다.

‘흉기 범행 예고’ 게시글.

앞서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광주 동구 황금동의 한 오락실 등 전국 9개 오락실에서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동부경찰서는 해당 오락실을 순찰하고 영업 종료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같은 날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6일 오전 11시 광주역에서 흉기 범행을 예고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북부경찰서는 광주역에 경력을 투입해 대비하는 한편, 게시글 작성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전남에서 흉기 범행’을 예고하는 글을 작성했던 30대도 체포됐다.

전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5일 온라인 흉기 범행 예고 글을 작성한 혐의(협박)로 B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B씨는 4일 오후 12시9분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점식 먹고 식칼 들고 나주 간다’라고 게시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경찰에 “장난삼아 글을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전남에서는 이 밖에도 범행 예고 글 관련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흉기 범행 예고’ 게시글들은 지난달 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 초입에서 일어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단이 됐다.

피의자 조선은 20대 남성을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 등)로 지난달 28일 검찰에 구속 송치 됐다.

해당 범죄가 발생한 지 2주일이 지난 이달 3일 또 다시 도심 한복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일어났다. 피의자 최모(22)씨는 모닝 승용차를 운전해 인도로 돌진한 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으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에서 54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검거, 협박·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광주·전남경찰은 특별 치안활동에 돌입했다.

광주경찰은 유사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막고자 지난 4일 임용환 청장을 주재로 지휘부 대책회의를 열고 ‘이상 동기 범죄’ 관련해 경찰이 가진 역량을 총 동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사건의 장소가 다중 밀집지역임을 감안해 광주 송정역, 광천터미널, 신세계 백화점 인근 등 6개소를 선정, 인력을 집중 배치해 112순찰차 배치, 순찰 강화, 경찰 특공대 배치하고 CCTV관제센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모방 범죄나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사이버수사대에 전담팀을 구성해 실시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전남경찰도 인파가 몰리는 다중밀집장소들을 선정해 순찰차를 배치하는 거점 활동과 기동대 인력 배치를 병행하고, 각 일선서 사이버수사팀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칼부림 등 예고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행키로 했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