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3년4개월 만에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진입을 선언했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등으로 위축된 사회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의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대면 또는 축소된 채 진행됐던 전남지역 축제들은 일제히 기지개를 켰고, 여름휴가 예약이 줄 잇는 등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곳곳에서 활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성장한 배달·OTT 등 비대면 산업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고 또 다른 감염성 질환의 유행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코로나19 엔데믹 본격화에 맞춰 이후 사회 및 일상의 변화 등을 짚어봤다./편집자 주


◇‘마스크 없는’ 전남지역 축제 북적

코로나19로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전남지역 축제들이 4년 만에 ‘마스크 없는’ 축제로 줄줄이 개막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잇따르고 있다.

전남은 특히 광양 매화축제와 구례 산수유 축제를 시작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풍성한 재미와 볼거리, 먹거리 등을 준비해 ‘1년 내내 흥겨운 전남’을 향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문화관광축제 3개, 시·군 대표축제 19개, 기타 축제 78개 등 100개의 축제가 전남지역에서 열린다.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번번이 개최가 무산됐던 광양 매화축제는 지난 3월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겨냥, 관광 트렌드를 반영한 레저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4년 만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축제로 시민과 관광객을 맞았다.

구례산수유꽃축제도 올해 다양한 체험형 부스를 도입, 관광객들에게 재미와 힐링을 선사하는 활동성 넘치는 축제로 거듭났다.

지난 4월에는 영암 왕인문화축제, 완도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목포 유달산 봄축제, 진도 신비의바닷길 축제, 함평 나비대축제 등 18개 지역에서 각양각색의 축제를 선보였으며, 5월에도 곡성 장미축제, 영광 찰보리문화축제, 진도 개 페스티벌, 여수 거북선축제, 완도 장보고수산물축제, 고흥 녹동바다불꽃축제 등 15개 지역에서 다양한 테마의 축제가 열렸다.

완도 청산도 슬로걷기축제

함평나비대축제

곡성세계장미축제

아울러 ▲무안 연꽃축제(7월20일 개막) ▲담양 한여름밤의 별빛달빛축제(8월 말 개막) ▲영광 불갑산상사화축제(9월16일 개막) ▲순천 푸드앤아트페스티벌(9월 중 개막) ▲장성 황룡강가을꽃축제(10월7일 개막) ▲목포 항구축제(10월20일 개막) ▲함평 대한민국국향대전(10월20일 개막) ▲나주 대한민국마한문화제(10월 중 개막) ▲해남 미남축제(10월 중 개막) ▲고흥 유자석류축제(11월2일 개막) ▲신안 섬겨울꽃축제(12월 중 개막) 등 전남 축제는 올해 내내 이어진다.

전남도 관계자는 “올해가 전남 방문의 해 마지막인 만큼 관광객 입장에서 더 즐겁고 더 다양하며 더 안전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여행↑…고물가에 소비 주춤

여름휴가 예약이 벌써부터 꽉꽉 차고 있다. 오랜만에 자유로운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여행업계가 4년여 만에 반색하고 있다.

최근 해외 신용카드 이용액도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의 올 1-4월 개인 신용카드 국내 이용액은 218조8천7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5조3천585억원) 대비 12.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이용금액은 더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 개인 신용카드 해외 이용금액은 4조1천3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천815억원) 대비 65.36%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에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의 방증인 셈이다.

함수일 한국여행업협회 호남지부장은 “코로나19 관련 규제들이 풀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광주·전남의 경우도 여름 휴가 예약 문의가 쏟아지는 등 해외관광이 활성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산업활동 동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4월 광주·전남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주의 생산·소비·투자가 ‘트리플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0.9%·건설수주 45.4%·소매판매 3.7%가 감소했으며 전남 또한 건설수주가 68.2% 줄었다.

특히 지난달 광주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했다.

윤상현 한국외식업중앙회 광주지회 부장은 “외식업의 경우 일부 업소를 빼고는 아직도 모두 힘든 상태”라며 “인건비, 식자재 비용 상승에 따라 음식값이 많이 오르나 소비자들이 밀키트나 간편식 등으로 소비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OTT 등 비대면 산업 축소

비대면의 일상화로 호황을 누리던 ICT업계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등으로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린 배달앱의 타격이 가장 확실시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배달앱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위기에 빠졌던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터주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연매출 5천654억원(2018년)에서 지난해 2조9471억원으로 4배 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단계적으로 거리두기를 해제하고 코로나19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월간 활성화 이용자는 배달의민족 1천986만6천97명, 요기요 684만5천338명, 쿠팡이츠 350만2천69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2%, 23.2%, 46.7% 감소했다.

거래액 또한 줄었다. 통계청에 의하면 배달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코로나19 이후 2020년 78%, 2021년 48% 등 큰 폭으로 늘었지만 지난해는 1.3% 성장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특수를 누렸던 국내 OTT 시장도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는 티빙과 웨이브, 왓챠 등이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확진자 여전…감염병 경계해야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을 공식 선언하면서 확진자 7일 격리 의무가 5일 권고사항으로 전환됐으며, 대형병원과 입소형 감염 취약시설을 제외한 동네 의원급 병원과 약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1일부터 풀렸다.

그러나 광주·전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틀째 1천명대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광주 635명·전남 685명으로 총 1천320명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물론, 강력한 변종이나 독감을 비롯한 코로나 이상의 신종 전염병이 또다시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최정섭 광주시의사회 수석부회장은 “코로나는 여전히 위험한 질병으로 반드시 검사를 받은 후 격리 권고를 지켜야한다”며 “시민들은 개인의 방역을 위해 증상이 있거나 고위험군일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