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흥군 지역발전 전략포럼이 18일 오후 고흥군 금산면 김일기념체육관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고흥군이 주최하고 전남경제연구원이 주관한 이날 포럼은 ‘제2의 제주도를 꿈꾸는 거금도 관광 발전 방안 모색’을 주제로 관광 전문가들이 다양한 섬 관광발전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주제발표 내용과 토론 요지를 정리한다. /편집자註

◇주제발표=▲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좌장=▲이정록 전남대 명예교수
◇토론=▲송태갑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위원 ▲윤정준 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 ▲윤미숙 ㈜올린콘텐츠랩 이사 ▲이정록 전남대 명예교수

●주제발표1=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섬 관광’의 중요성·발전 방향”
“인프라 구축 이전에 섬 주민 세부 의견조사 이뤄져야”

WEF 조사결과에 의하면 2019년 지표에서 자연자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지표의 순위는 102위를 차지하고 있어 섬 관광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관광 환경 트랜드는 단순한 볼거리에서 매력을 찾는 추세에서 서로 공감하면서 다양한 자원의 융합가치를 보여주는 콘텐츠로 관심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관광트렌드 변화 연구에서도 친환경, 치유, 고유성, 지역관광 등 관광의 관심분야는 섬세해지고 있으며 구체적인 대상과의 관계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에서는 특히 지역관광의 구현을 중요한 전략으로 제시하고, 코로나로 침체된 관광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섬관광 관련한 정책방향은 여전히 섬세한 관심이 부족하다.

섬 관광은, 다른 어떤 관광보다 지역민과 관광객과의 괴리가 크게 나타나서, 이것이 지역 내부 이해관계의 충돌을 야기시키거나, 관광개발로 인한 이권관계 갈등 구조 속에 매몰되거나, 환대문화 조성과 배타성이 서로 충돌하거나, 관광객과 주민의 배타적 이중구조가 서로 조화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기 쉽다.

이것은 결국 섬의 대외적 브랜드이미지 구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섬의 관광지 정체성의 체감효과를 저하시키는 기본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다양한 인프라 구축 사업 추진 이전에 섬관광 관련 섬 주민 세부 의견조사(섬관광개발 수요·섬관광 필요성·섬관광 효과인식·관광갈등 등), 섬관광에 대한 일반 국민 수요조사(섬인지도·섬선호도·섬관광욕구포인트·섬관광경험·섬관광만족·불만족도 등)도 구체적으로 조사돼야 할 것이다.

본 발제에서는 섬 관광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를 확보한 국내외 주요 섬들의 콘텐츠를 유형별(자연생태, 여가레저, 건물경관, 문화예술 등)로 나눠 사례를 살펴보면서 우리나라 섬관광의 발전방안을 고민하기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 했다.


●주제발표 2=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거금도 관광 발전 위한 전략과 과제’
“섬이 간직한 특유의 ‘섬다움’ 유지 방안 고민”

섬관광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섬이 간직한 특유의 ‘섬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다. 섬은 생태자원의 보고이자 섬 특유의 문화고유성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자연친화형 관광이 선호되고 생활문화 양식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여행패턴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섬은 향후 중요한 관광목적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섬이 가지는 가치와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섬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5가지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5가지 원칙으로는 자연성과 고유성에 기초한 지속가능한 개발, 체계적인 경관관리를 통한 섬다움의 유지, 지역주민의 역량강화와 수익모델 개발, 고유한 어메니티 자원개발 및 창출, 섬관광 연계 마케팅 전략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인위적 개발을 지양하고, 역사, 문화, 자연경관 등 어메니티 자원을 그대로 살린 관광자원화가 중요하다.

거금도 관광발전 전략으로는 첫째, 섬의 명소, 스팟, 특산물 마케팅을 통한 섬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충성도 높은 방문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Lovemark’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거금도의 자연경관, 독특한 문화체험, 환대서비스가 결합된 매력적인 콘텐츠와 수익모델 개발을 통한 섬여행 상품의 기획과 개발해야 한다. 셋째, 지역주민 참여를 통한 주민참여형 섬다움 가꾸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거금도 관광발전을 위한 과제로 첫째, 거금도의 관광적 가치·아름다움 섬풍경 등을 활용해 섬스팟 홍보와 마케팅 강화. 둘째, 엔데믹 시대, 웰니스 관광수요가 부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거금도만의 웰니스 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관광상품 개발 및 운영. 셋째, 최근 관광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캠핑수요를 흡수하는 차원에서 캠핑과 섬이 만나는 섬캉스 상품 개발. 넷째, 단순한 식당방문이 아닌 적극적인 미식여행 상품으로 섬푸드 상품화를 통한 거금도 미식여행 상품개발. 마지막으로 거금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생활문화를 활용해 관계인구 확보를 위한 생활관광과 워케이션 사업모델 개발 등을 제안한다.


●송태갑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위원 “금빛 오션로드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개발”

거금도의 관광 콘텐츠는 미래 삶의 질의 키워드인 복지, 건강, 힐링, 휴양, 웰빙 등이 가능한 풍경과 편의시설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국도 27호선의 시작점인 오천항, 그리고 초입부의 금진항을 미항으로 가꿔 국제적인 레저항으로 거금도의 해양레저관광 전진기지로 육성해야 한다. 해안도로 일명, 금빛 오션로드(Golden Ocean Road)를 최고의 트레킹, 드라이브 및 조망 경관으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금도를 해양산림정원문화특구로 지정해 이를 체계적으로 가꿔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테마정원이 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거금 생태숲 주변을 가꿔 해양 산림 복합 테마정원을 도입하고, 민간정원, 공동체정원, 숲정원, 농업정원, 수변정원, 해안정원 등 테마별로 정원을 만들어 세계에서 유일한 섬과 정원을 주제로 한 박람회 개최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윤정준 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 “어메니티 경관 연출 등 리노베이션 필요”

트레킹 활동을 위한 걷는 길은 섬에서 매우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거금도에는 해안둘레길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금도 해안을 따라 총 7개 구간의 길이 있고, 키들구간은 42.195km라는 마라톤 정규 코스의 길이와 일치하는 트레일이다. 길을 매력있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선형으로 이어지는 길 주변에 유채꽃 대량 식재, 마을 돌담길 정비 등을 통해 길 주변 어메니티 경관을 연출해야 한다.

주요 거점에 안내센터를 설치해 여행자들에게 길 안내를 하거나, 또는 온라인을 통해 구간별 세부정보와 숙박 등의 이용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금도의 경우 이미 완성된 둘레길이지만 지금이라도 컨셉부터 코스, 운영 기획까지 전체적인 리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윤미숙 ㈜올린콘텐츠랩 이사 “인증샷 공간 마련 등 ‘거금구경’ 재미 제공”

고흥 거금도는 큰 섬이다. 주변 인프라도 잘 돼 있는 곳이다. 녹동항이 배후에 있고, 나로도, 소록도, 전국 최초의 미술섬 연홍도가 속해있는 풍족한 섬이다. 우선 섬을 한 바퀴 걷는 길이 필요하다. 당일치기 경유형 관광객 모으기가 목적이 아니라면 머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거금도에서의 2박3일이 가능해야 한다. 숲이 있는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바닷가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은 노을을 보고 멍 때리고 쉬는 것, 그리고 오늘과 내일은 뭘 먹을까 설레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일, 인증샷 공간을 적어도 9개 정도는 만들어서 ‘거금구경’의 알짜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주민들의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을 여러 개 구성해 실질적인 주민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거금도 관광개발을 위한 논의과정에서 심포지움, 세미나 등의 시도는 민관 모두의 학습을 위해 좋은 일이다.


●이정록 전남대 명예교수 “거금도 지명 상징성 활용 전략 필요”

거금도는 자연·역사적 관광자원을 보유해 관광잠재력이 높다. 거금도 관광개발 방향은 지역내 관광관련 인프라 확충과 거금도 접근성을 개선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거금도 해안을 일주하는 일명 ‘시닉드라이브 코스’의 완성이 필요하다. 현재 명천항에서 월포항까지 내륙 도로가 개설돼 있지만, 해안쪽으로 도로(주루목-울포항 구간) 신설이 필요하다.

둘째, 거금도 지명의 상징성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거금도 지명은 ‘거대한 금맥이 있는 섬’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조선 중기의 문헌에 ‘거억금도(巨億金島)’라고 기록돼 있고, 적대봉 주변에는 금광을 상징하는 지명(진막금·전막금·욱금·청석금·고락금 등)이 있다. 지명의 상징성을 고려해 섬 전체를 ‘금색’으로 단장하는 관광경관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셋째는 거금도 접근성 향상을 위해 광역교통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

/정리=김현지 기자